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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가맹점엔 고가, 직영몰엔 저가 공급”

“가맹점 살아야 본사 살수있다”…화장품가맹점연합회 전혁구 회장 

기사입력2019-06-20 17:45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전혁구 회장은 천안에서 13년째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화장품 가맹점주들은 평균 2~3억원의 창업비용을 들여 가맹점을 시작합니다. 본사가 공급한 화장품을 정성스레 진열하고 고객을 응대해, 화장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본사의 동반자들이죠. 그럼에도 본사만 살겠다고 온라인으로 유통채널을 다변화하고, 불법유통되는 면세화장품은 ‘나 몰라라’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비참함을 느낍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이하 화가연) 전혁구 회장은 천안에서 13년째 ‘이니스프리’ 가맹점을 운영한다. 이니스프리는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다. 이니스프리 외에도 헤라, 설화수, 라네즈, 아이오페, 아리따움 등 아모레퍼시픽은 한국의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를 생산·판매한다. 전 회장은 5억원여의 창업비용을 들여 사업을 시작했고, 국내 화장품산업과 함께 성장하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화장품산업이 맞이한 변화와 위기 속에서 오프라인 가맹점들이 도태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발족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참석해 화장품 가맹점주들을 응원했다. <사진=화가연>

 

사드사태 후 가맹점 매출 급감…홀로 성장한 본사 ‘나 몰라라’

 

지난 3월 전국 5개 브랜드의 화장품 가맹점주들이 화장품업계 현안에 공동 대응하고자 화가연을 출범시켰다.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등 5개 화장품 브랜드 모두 경쟁관계인 각각의 사업주체다. 그럼에도 이들 가맹점주들은 화장품 가맹업계에 횡행하는 불공정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하나가 됐다. 


국내에는 30여개의 화장품 브랜드, 4500여개 가맹점이 있다. 화가연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개 브랜드 본사의 평균 연매출은 2배이상 늘었지만, 같은 기간 가뱅점주들의 평균 연매출은 1.26배 상승하는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가맹점주의 매출은 답보상태다. 여기에 더해 2017년 ‘사드 사태’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이어지면서 매출은 급감했다.


2017년 사드사태 이후 전 회장의 가맹점 매출은 정확히 75%가 감소해, 12년 전 매출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다른 가맹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사드사태 이후 중국 소비자가 한국화장품을 싹쓸이하듯 구매하는 거품이 빠졌다. 여기에 화장품 본사의 불공정행위가 더해지면서 화장품 가맹점들이 줄도산의 위기에 몰렸다는 게 전 회장의 설명이다. 

 

면세화장품 불법유통…가맹점주 노력으로 ‘면세품표시제’ 시행


가맹점주들은 그동안 관세청과 국회 본사를 오가며 화장품가맹점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정요구를 해왔다. <사진=화가연>
화장품 본사의 묵인 하에서 면세화장품의 국내 불법유통은 화장품 유통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 시내면세점에서 국산면세품을 구입하면 내국인은 공항 출국장에서만 인도받을 수 있는 반면, 외국인들은 ‘면세품 현장인도제’를 통해 현장에서 즉시 수령이 가능하다. 이러한 제도를 악용한 이들이 조직적으로 대량 대리구매를 한 후,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중에 유통시킨다.


가맹점주들은 그동안 관세청과 국회와 본사를 오가며, 이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정요구를 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도 면세화장품의 국내 불법유통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고, 지난 12일부터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에도 ‘면세용품 표시제’를 적용하도록 하는 성과도 거뒀다. 


전 회장은 “유통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노력에 감사한다”면서도 “면세용품 표시제가 강제사항이 아니고, 문제가 되는 현장인도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앞으로 이 부분도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가맹점보다 싸게 판매하는 본사 직영몰…오프라인 매장 고사


전 회장은 본사가 가맹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주들에게 공급하는 동일한 제품을 온라인상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은 본사와 가맹점 간의 공생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했다. 온라인 직영몰 뿐만 아니라 쿠팡·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에서도 싸게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오프라인 가맹점을 소비자의 상품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전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트랜스포메이션’ 정책을 추진하며 11번가 등 오픈마켓 직영몰에서는 가맹점이나 오프라인 직영몰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온라인 최저가를 내세우는 쿠팡에는 직접 제품을 공급해 상시 할인 판매하도록 방조하는 것은 상생은 커녕 가맹사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며 상도의에도 어긋나는 가맹점 배신행위”라고 비난했다.


화장품 브랜드 본사들의 온라인판매 확대는 방문판매 조직도 와해시켰다. 전 회장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는 뷰티카운셀러는 아모레 소속만 전국에 5만여명이다.


“가맹점주들의 요구사항은 소박합니다. 온라인몰에서 가맹점과 동일한 가격, 동일한 정책을 지켜달라는 것입니다. 가맹점주들에게 도매상이나 직영점 등보다 고가로 상품을 공급하고, 본사가 직영하는 온라인몰에서는 가맹점보다 값싸게 판매하는 행태는 가맹점주들을 고사시키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등이 지난달 개최한 화장품 자영업 살리기 간담회.<사진=화가연>
화가연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화장품 본사 직영점의 매출비중은 2011년 46.66%에서 2018년 63.01%로 16.35%p 증가했다. 반면 가맹점은 39.53%에서 14.91%로 24.62%p 감소했다. 온라인판매와 수출 비중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화장품 브랜드간 할인경쟁으로, 가맹점이 손해 대부분 감당


가맹점주들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화장품 브랜드간 할인경쟁이라고 했다. 본사가 일방적으로 할인행사를 수시로 진행한다. 이 경우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의 공급가는 그대로이고, 가맹점 마진을 떼어 할인을 하고 본사가 일부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전 회장은 가맹점주 누구도 할인행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사가 매출실적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사이 가맹점주들은 그 손해를 대부분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전 회장은 앞으로도 화장품 브랜드 본사의 불공정한 거래와 유통질서를 바로잡는데 전국의 회원들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본사에 대해 전 회장은 동반자인 가맹점주협의회를 존중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화장품 가맹점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본사가 상생의지를 가지고, 가맹점도 살아야 본사 역시 살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합니다. 면세품의 불법유통 또한 관세당국 뿐만 아니라 본사도 유통질서를 바로잡는데 적극성을 보여야합니다. 그것만이 화장품 본사가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남을 수 있는 길이죠.”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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