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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bread and butter product는 반도체

Food and eating culture Metaphor① 주식 bread와 관련된 은유·환유 

기사입력2019-06-25 09:34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번 글부터 미국영어에서 자주 쓰이는 의식주와 관련한 은유와 환유 표현을 분석하고, 미국인의 생활문화를 한국문화와 비교해 본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생활문화 중 하나가 음식문화다. 사람은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 사는 지역의 자연 조건과 환경에 따라 전세계 사람들은 다양한 음식거리와 음식문화를 발전시켰다. 

언어는 문화의 거울이다. 각 문화권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 그 언어문화권에서 널리 쓰이는 음식·식생활과 관련된 은유 표현이다. 한국인의 주식은 밥이다. 서구화 영향으로 요즈음 한국인은 빵과 피자 등 밀가루 음식을 자주 먹고, 세계화 추세 덕분에 세계 각지의 다양한 음식도 즐긴다. 

그럼에도 하루 한 끼는 밥을 먹지 않고 지내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한국인에게 여전히 밥은 주된 음식이다. 한국문화에서 밥의 익숙함과 중요함은 언어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인은 일상에서 밥이 들어간 은유·숙어 표현들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예를 들어 ‘밥 맛 없다’ 혹은 ‘밥맛 떨어진다’ 같은 표현을 은유 확대해, 불쾌한 기분을 일으키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묘사하는 데 쓴다. 또 한국인의 일상에서 인사 표현으로 굳어진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도 있다. 

한국사람에게 밥을 지어 함께 먹는 행위는 매우 의미 깊은 일체감을 준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직접 솥을 이용해 밥을 지어 먹는 경우가 드문 요즘에도, ‘한솥밥을 먹다’라는 표현은 ‘한 팀이나 조직 속에 있다’는 뜻을 상징하는 환유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스포츠신문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 제목을 자주 보게 된다.

‘류현진, 6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푸이그와의 대결에서 완승’

흥미로운 것은 한국어에서 이전 소속 팀을 ‘친정 팀’이라고 은유해 표현한다는 점이다. ‘친정’이란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다른 문화권 화자에게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표현이다. 미국영어에서는 같은 뜻을 ‘이전의’라는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 ‘former’와 함께 ‘one's former team’이라고 써, 다소 무미건조하게 표현한다.

미국인의 주식은 빵이다. 미국영어에서도 빵(bread) 관련된 은유와 환유 표현이 널리 쓰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에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을 ‘가장(家長)’이라는 한자말로 표현한다. 반면 미국영어에서는 같은 뜻을 ‘bread winner’라고 쓴다. 집안 식구들에게 먹을 것을 벌어 오는 사람이라는 뜻의 은유 표현이다. 

한국어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어렵지 않고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식은 죽 먹기’ 혹은 ‘누워서 떡 먹기’라고 은유 표현하는 반면 영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a piece of cake’라고 표현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국인이 빵을 먹는 전형적인 방식은 구워서(toast) 버터(butter)나 잼(jam)을 발라 먹는다. 여기서 파생된 표현이 ‘bread and butter’다. 이 표현은 주로 2가지 문형에서 잘 쓰이는데, 그 중 하나가 ‘one's bread and butter’란 표현이다. ‘the thing that provides you with most of the money you need in order to live(생계유지를 위해 가장 많은 돈을 벌게 해주는 일)라는 뜻을 은유한다. 다른 하나는 이 표현을 형용사로 써서 ‘bread and butter product/question/issue/play’ 등의 연어 표현(collocation)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의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의 주력 상품이 반도체라는 사실을 다음과 같은 은유 표현을 써 2가지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Semiconductor business is Samsung's bread and butter.
Semiconductors are the bread and butter product of Samsung.

‘bread and butter’ 표현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널리 쓰인다. 어느 종목에서든지 가장 기본으로 익혀야 하는 기술이 있게 마련인데, 이것을 ‘bread and butter play’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농구에서 공격할 때 상대방 수비수를 일시적으로 몸을 밀착해 장벽(screen, pick)을 만들고, 동료 선수가 옆으로 드리블해 전진할 때 돌아서면서(roll) 패스를 받는 ‘pick and roll’이란 기술이 있다. 농구의 가장 기본적인 플레이로,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영어로 표현할 수 있다.

Pick and roll is the bread and butter play in basketball.

스포츠 분야 또 하나의 예로 축구 얘기를 하자. 축구 경기에서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의 선수를 수비진(defense)과 공격진(offense), 중원(mid-field)에 적절히 배치하는 전략을 ‘formation’이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4-3-3’ 전술이 오래 쓰이다가, 최근 ‘4-4-2’ 혹은 ‘3-5-2’ formation 등이 유행한다. 이런 새로운 formation을 많이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4-3-3’이 오래된 기본 formation이라는 취지의 말도 ‘bread and butter’ 표현을 사용해 쓸 수 있다. 

4-3-3 formation has long been the bread and butter formation in soccer.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영어의 ‘bread’는 매일 먹는 양식을 환유한다. 그리스도교 주기도문에 등장하는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부분의 영문 표현은 ‘Give us a daily bread and …’이다. 또 가톨릭 신앙의 핵심은 성체 성사 즉,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먹음으로써 영원한 생명(eternal life)을 얻는다는 것이다. 한국어로는 예수님의 성체를 ‘생명의 빵’ 혹은 ‘생명의 양식’이라고 하는데, 영어에서는 이것을 ‘bread of life’라고 표현한다.    

한국문화권에서는 쌀로 밥을 지어먹기도 하지만 죽이나 떡도 만들어 먹는다. 마찬가지로 미국문화권에서도 밀가루로 cake, pancake, sandwich, pie, pizza 등 실로 다양한 종류·형태의 빵을 만들어 먹는다. 한국 사람에게 죽과 떡이 익숙한 먹거리라면, 미국 사람에게는 각종의 케이크와 파이가 익숙한 먹거리인 셈이다.

이런 상대적인 익숙성이 그대로 양국의 언어에 투영됐다. 한국어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어렵지 않고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식은 죽 먹기’ 혹은 ‘누워서 떡 먹기’라고 은유 표현하는 반면 영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a piece of cake’라고 표현한다. 예를 들어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떨고 있는 동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

Don't be too nervous. It's a piece of cake. You will do a good job. 
 
이 간단한 은유 표현의 차이가 한국과 미국의 식생활문화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동시에 은유라는 것이 추상적인 목표 영역(abstract target domain)을 구체적인 원천 영역(concrete source domain)으로 이해하는 표현 기제인데, 한 언어문화권에서 어떤 것을 ‘원천 영역’으로 사용하는가를 분석하면 그 언어문화권의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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