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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조치 담아라

상시 10명↑ 사업장, 개정 필요…16일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기사입력2019-07-15 11:10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시간은 유한하다. 부유하건 가난하건, 똑똑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누구에게나 꼭 같은 24시간, 365일이 주어진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람은 대부분 비슷한 일생을 보낸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일하고, 쉬다가 때가 되면 죽는다. 이 가운데 우리 일생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시간은, 아무래도 자고 일하는 시간일 테다. 자는 시간이 외부와 단절돼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라고 한다면, 일하는 시간은 이와 반대로 자신의 욕구를 배제한 채 사회의 일원으로 존재하는 시간이다. 임노동의 본질은 생존을 위해 자신이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해 상대방의 재화와 교환하는데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하는 시간 바꿔말해, 직장내에서 괴롭힘이 발생하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사람이 일생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하는 소중한 공간을 지옥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직장내 괴롭힘은 비단 그의 정신과 육체를 파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조직적 차원에서 보면, 구성원들이 사내정치에만 매진하게 만들어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우수한 인재를 구축(驅逐)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조직을 경영하는데 있어서 직장내 괴롭힘을 반드시 선순위로 두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16일부터 직장내 괴롭힘금지법이 시행된다. 지난해 12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른 것으로, 올해 115일 공포돼 6개월이 지난 716일 시행에 이른 것이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법으로 방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신설 근로기준법 관련 내용

근로기준법 제6장의2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76조의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다.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이 경우 사용자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배치전환유급휴가의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이 경우 사용자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행위라도 특유한 맥락과 행위자, 당시 전후 상황 등에 따라 수많은 양태로 발현할 수 있는 것이 직장내 괴롭힘이다 보니, ‘어떤 상황을 직장내 괴롭힘으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판단기준이 문제시 될 수 있다.

 

이에따라 고용노동부는 먼저 정립됐고 선행 판례가 존재하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내 성희롱 사례 등을 참고해 기준을 제시했다. ,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판단은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또는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되,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의 결과가 발생했음이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내 괴롭힘은, 우선 피해자의 회복 그리고 재발방지조치와 전반적인 조직문화의 개선을 통한 친인권적 근무환경 확립을 염두에 두고 해결책을 검토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사내 처리절차로써 아래와 같은 프로세스를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사업장 규모와 특성 등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

 

  ©중기이코노미

 

조사 결과 규제 대상인 직장내 괴롭힘으로 판명되지 않더라도, 피해를 주장한 근로자의 신체적·정신적 고충에 대해 회사는 인사조직관리 차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때는 근로복지기본법 제83조에 따른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제공하는 EAP 서비스 활용이 가능하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이제는 취업규칙에 필수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관한 내용을 기재해야 한다. 따라서 상시 10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서는 취업규칙 개정도 필요하다. 취업규칙에는 사내에서 금지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관련 사항 직장 내 괴롭힘 사건처리 절차 피해자 보호조치 행위자 제재 재발방지조치 등을 규정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내 징계규정을 신설 또는 강화하는 등의 취업규칙 내용은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 외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발생 시 조치절차 등과 관련한 내용은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청취해 정하면 된다.

 

취업규칙 심사 시 이러한 내용이 반영돼 있지 않으면 고용노동부장관은 근로기준법 제96조 제2항에 따라 취업규칙의 변경을 명할 수 있다. 또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 이후 사업장 감독이나 노동청 신고 등으로, 취업규칙에 위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음이 확인된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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