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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먹는 치즈에 부정의미 더해져 ‘cheesy(안 좋은)’

Food and eating culture Metaphor④ sub, baloney, cheesy, a quick bite 

기사입력2019-07-22 11:40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미국인이 즐겨 먹는 submarine sandwich(줄여서 sub라고 잘 부름)와 관련된 표현들을 집중 분석해 본다. 이 샌드위치는 본래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것인데, 그 형상이 잠수함처럼 생긴 것에 기인해 submarine sandwich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의 각 지방에 따라 이 샌드위치를 부르는 고유의 이름이 발달돼, 각 지방 방언의 중요한 일부가 됐다는 점이다. 미국동부 뉴욕 지역에서는 이 샌드위치를 ‘hero’라고 부르며, 보스톤 지역에서는 ‘grinder’ 그리고 필라델피아 지역에서는 ‘hoagie’라고 부른다. 남쪽의 Florida주 지역에서는 이 빵을 ’po‘boy’라고 부르는데 ’po‘boy’‘poor boy’의 약어로서, ‘배가 고픈 불쌍한 소년이 먹을 수 있는 푸짐한 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 밖의 ChicagoLA 등 주요 대도시 지역에서는 간단히 ‘sub’라고 흔히 부른다.

 

필자에게는 지금도 이 ‘hoagie’라는 이름을 처음 접하게 된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 언어학과 대학원 신입생들을 위해 학과장이 자기 집에서 파티를 열었는데, 저녁으로 바비큐 음식과 더불어 바로 이 샌드위치를 내놓았다. 교수들 중 William Labov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회언어학 분야의 거두인데, 먼 한국에서 온 나를 보고 친절히 설명을 해 줬다. 잠수함처럼 생긴 큰 두 빵 사이에 고기류와 양파와 토마토 등 각종 야채가 든 빵을 가리키고 그 빵의 이름이 ‘hoagie’이며, 본래 ‘hoag’는 돼지라는 뜻이기에 그 빵을 먹으면 돼지처럼 배가 불러진다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설명을 덧붙여 줬다.

 

Philadelphia에서는 사실 hoagie도 많이 먹지만, 더욱 유명한 것이 ‘Philly cheese steak’이다. 이것도 submarine sandwich의 일종이지만, 그 안에 기름에 볶은 소고기와 양파를 넣고 신선한 치즈를 녹인 후 소스로 간을 한 hot sandwich인 점이 다르다. 현재 한국에서도 ‘Subway’라는 체인점이 있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내용물을 직접 골라서 각종의 cold submarine sandwich를 만들어 먹을 수 있고 Philly cheese steak도 맛볼 수 있다.

 

많은 한국사람들이 ‘subway’라는 가게 이름에서 지하철을 떠올리는데, 사실은 바로 submarine sandwich에서 앞의 명사 ‘sub’를 가져온 것이고 ‘way’는 길이나 방법을 뜻하는 명사이므로 이 가게의 이름은 지하철이라는 뜻이 아니라 ‘submarine sandwich가 걸어가야 할 길‘submarine sandwich 정통의 맛을 추구하는 곳이라는 뜻을 이름으로 가진 가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사람들에게는 submarine sandwich 안에 넣는 내용물들이 매우 친숙한 일상의 먹거리이므로 미국영어에는 그것을 은유 확대한 표현들이 널리 발달돼 있다.

 

미국사람들이 정말 즐겨 먹는 먹거리가 ‘cheese’다. 형용사형 ‘cheesy’의 뜻이 부정적인 의미로 은유 확장돼 ‘별로 안 좋은, 세련되지 못한’의 뜻을 나타내는 속어로 널리 쓰인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가장 먼저 주목할 표현은 cold submarine sandwich에 흔히 넣는 각종 햄 종류 중 balogna(baloney) 라는 것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속어(slang)‘a bunch of baloney’라는 표현을 ‘nonsense(말이 안 되는 소리)’를 뜻하는 말로 널리 쓴다. baloney는 본래 이탈리아 북부 Bologna라는 곳에서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혼합·훈제해 만든 소시지인데, 맛은 뛰어나지만 쇠고기인지 돼지고기인지 원래의 고기 맛을 잃어버린 소시지라는 점에 착안해 진실이 없는 바보 같은 말을 뜻하게 됐다고 한다.

 

구체적인 예로 필자는 유학시절에 운전하면서 sports radio 방송을 즐겨듣곤 했는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talk show host가 있고 스포츠팬들이 전화를 걸어서 활발히 스포츠 관련 의견을 교환하거나 잡담을 나누는 라디오 방송이었다. 이 때 상대방이 말한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고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할 때 흔히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자주 듣곤 했다.

 

I don't buy what you have just said. That's a bunch of baloney.

 

cold sandwichhot sandwich든 그 안의 내용물로 미국사람들이 정말 즐겨 먹는 먹거리가 ‘cheese’. cheese의 형용사형 ‘cheesy’의 본래 의미는 치즈맛이 나는혹은 치즈가 듬뿍 들어간의 뜻을 나타내는데, 이것의 뜻이 부정적인 의미로 은유 확장돼 ‘of bad quality or uncool(별로 안 좋은, 세련되지 못한)’의 뜻을 나타내는 속어로 널리 쓰인다. 예를 들면 어느 기념품 가게에 갔는데 상품이 참신하지 않고 촌스러운 기념품만 전시돼 있었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The shop was so tacky that they had only cheesy souvenirs.

 

cheesy는 또한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를 묘사하는 데에도 자주 쓰는데 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남자가 꽃을 무조건 자주 보내는 등 진부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 여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흉을 볼 것이다.

 

Another bouquet of flowers? He's so cheesy.

 

햄버거나 submarine sandwich는 미국인들이 가장 흔하게 먹는 점심 먹거리다. 이 종류의 빵을 먹을 때 한 입 먹는 것을 ‘a(one) bite’라고 하는데, 그런 이유로 미국영어에서 간단히 점심 먹으러 갈까?’라는 말을 할 때 흔히 다음과 같이 말한다.

 

We don't have much time to eat. Let's have a quick bite.

 

반면 한국문화권에서는 같은 상황에서 대충 ~로 점심 때우자라고 흔히 말한다. 한국어에서 동사 때우다는 본래 구멍이 뚫리거나 깨진 곳을 다른 조각으로 대어 막다는 뜻인데, 그 뜻이 은유 확장돼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다는 뜻으로 널리 쓰게 된 것이다.

 

2개의 표현을 비교해 보면 한국문화권과 미국문화권의 근본적인 식생활 문화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즉 미국문화권은 근본적으로 빵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 문화가 발달돼 있기 때문에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것을 ‘a quick bite’라고 표현하는 반면 한국문화권은 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 전통 때문에 배가 고픈 시장기를 위에 구멍이 난 것에 비유해 밥을 먹어서 때운다는 식으로 표현해 온 것이다. 실제로 한국어에서 요즘 밥은 먹고 다니냐?’는 인사말을 속된 표현으로 입에 풀칠은 하고 다니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 밥의 풀 같은 식감에 기초한 표현들이 발달돼 있음을 관찰하게 된다.

 

이 간단한 표현 차이를 통해서 우리는 언어가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이며, 언어 분석은 문화를 이해하는 첩경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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