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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 日 경제침략 눈감고 정부에 외교무능 씌워

“이완용과 같다”…침략 맞선 노력 방해 ‘식민주의 현실론’ 스멀스멀 

기사입력2019-07-22 17:18
최민식 객원 기자 (newway40@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동아시아신경제이니셔티브 이사장
도요토미 히데요시, 요시다 쇼인, 이또 히로부미 그리고 극우세력의 본산 야무구치 현의 아베신조 일본 총리대신. 이들의 뿌리는 일본군국주의다. 아베가 참배하는 신사의 가장 윗자리에는 요시다 쇼인의 위패가 있다. 요시다 쇼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처럼 정한론을 주창했던 인물이다. 아베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아베는 노벨상 후보로도 추천됐던 일본 평화헌법 9조를 수정해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개편할 태세다. 아베는 굴기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경제적으로 타격해 일본에 순종하는 국가로 유도하고자 하며, 나아가 샌프란시스코 체제하 일본의 독점적 지위를 다시 확립하려고 한다. 정한론이고 대동아공영론이다.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대한민국의 대표언론을 주장하는 조선일보가 일본판에 올린 기사를 아베가 인용해 경제침략을 정당화했기 때문이다. 광화문 네거리에서는 차라리 한국이 망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매국은 나라를 팔아먹는 죄다. 전쟁 중의 이적행위가 사형으로 다스려진다면, 매국은 차라리 사형이 자비로운 처형이다. 매국은 민족의 역사와 국가의 존재를 송두리째 배신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일본의 경제침략을 앞에 두고 매국이 비일비재하다. 오랫동안 매국이 단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근원은 일제하의 매국이다.

 

아아 애통하도다. 동쪽 바다의 원기와 후지산의 정기가 한 위인을 내서 영웅으로 우뚝 살았도다. 정치의 경략으로 개명(開明)을 먼저 만들어내고 아시아 모든 지역에 평화를 유지하게 하셨으니.” 1909년 하얼빈에서 안중근에게 처형당한 이또 히로부미의 장례에 올린 매국노 이완용의 제문이다. 이완용은 이또 히로부미를 평생의 스승으로 받들었다.

 

1904년 러일전쟁기, 일제는 조선내의 친러파를 몰아내고 친일파를 곳곳에 박아두고 있었다. 일진회를 만들어서 이용구, 송병준, 윤시병을 내세워 일제에 협력하는 단체로 써먹었고, 조정 안에는 이지용, 이완용, 박제순 등을 박아두어 수족으로 부려먹었다. 일진회는 한국의 외교권을 일본에 이양하는 것이 동양평화를 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을사늑약 당시 이완용은 오늘의 동아 형세를 살펴볼 때 일본의 제안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외교권은 우리나라의 실력이 충실할 때를 기다린 뒤 반환될 것이므로 지금 경솔하게 연한을 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강변했다.

 

한일병탄 후에는 아예 노골적으로 일제를 대변했다. ‘국제정세상 신흥강국 일본에 의존하고, 일본이 아시아의 대국이라 대동아공영이 합당하며, 그러한 일본과 아예 내선일체를 이루는 것이 옳다.’ 친일파의 매국논리는 이로부터 창궐했다.

 

아베는 굴기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경제적으로 타격해 일본에 순종하는 국가로 유도하고자 하며, 나아가 샌프란시스코 체제하 일본의 독점적 지위를 다시 확립하려고 한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396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소녀상 너머로 아베를 비판하는 손피켓이 놓여 있다.<사진=뉴시스>

 

오늘날의 매국논리도 다르지 않다. 일본의 경제침략을 논하기 전에 정부의 외교무능론을 설파한다. 한국의 경제실력이 부족하므로 일본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것이 옳다거나, 구차하게 과거 일제 식민지시대의 일로 한일관계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는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시민들을 감정의 노예라고 조롱한다. 3·1 운동을 무지몽매한 백성들의 어리석은 행위로 규탄한 이완용의 논리와 똑같다. 100여년전의 식민주의가 낳은 괴물들이다.

 

가까운 과거에 건국절 논쟁이 있었다. 20067월 서울대 이영훈 교수는 동아일보에 우리도 건국절을 만들자라는 글을 기고했다. 광복이 자랑스럽지 않으니 건국절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이영훈 교수는 소위 뉴라이트 세력에 사상이론을 제공하는 인물이다. 일제 식민지 경험을 통해 한국은 근대화로 나아갔으며,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본받은 박정희 군사독재가 10월 유신을 통해 근대화를 완성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억지와 왜곡은 사대주의와 매국과 군사쿠테타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1905년의 을사늑약도, 1910년의 병탄도, 나아가 1961년의 쿠데타도, 1965년의 한일협정도 정상적인 것이 된다.

 

1919년 기미독립선언을 통해 합법적 주권을 선언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제의 불법적 침탈에 대한 청구권을 마땅히 가지고 있었다. 이승만 정부도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는 정부라 표방했고, 한일협정에서 청구권을 요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대한민국 수립 이전의 대한제국과의 조약이 합법적임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1951년 한일협정 초기 협상 대표였던 유진오는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에서 한일협정을 타결해야 한다는 상황논리에 따라, 대일 청구권을 ‘already null and void’(이미 무효)로 정리해버렸다.

 

알려진 바대로 1965년 박정희 정권하의 한일협정은 그러한 근본적 오류에 기인했다. 일본은 독립축하금을 전달하고 차관을 줬을 뿐이다. 한일협정 어디에도 반성이나 배상이라는 표현은 없다. 한국전쟁으로 부활한 일본경제는 1965년 한일협정 이후 본격적으로 한국경제를 일본에 종속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매국의 역사가 뿌리 깊고 질기다 해, 매국을 일상으로 여기는 것은 기실 식민주의다. 내면화된 식민주의는 일본의 부당함을 보지않고 비호한다. 식민지 노예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식민지의 마름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싸워보지도 않고 진다. 식민주의는 현실론으로 위장한 패배주의를 낳는다. 경제침략에 맞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노력을 부정하고 방해하며, 패배를 불러올 수 있는 이적 매국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매국은 시대착오적이다. 무모하다. 그들이 아무리 막아서려한들 시대의 변동은 서슴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어제의 조선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국민 또한 식민이 아니다. 일본의 극우세력이 요시다 쇼인의 정한론과 대동아공영론을 다시 들고 나오고, 한국의 극우세력이 냉전과 사대주의를 신화처럼 받들어도, 한반도의 평화경제체제로의 이행과 나아가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향한 세계사적인 변화는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매국이 활개치는 시대는 끝났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동아시아신경제이니셔티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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