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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추진 합의…러, 문화이해가 비즈니스 성공

한러비즈니스협의회 박종호 대표 “의사결정 느리고 한국과 문화 달라” 

기사입력2019-07-26 16:25

한러비즈니스협의회 박종호 대표는 한국과 러시아 기업 사이에 “의사결정의 스피드 차이가 굉장히 크다”며, 이런 차이를 이해해야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정부의 신북방정책 추진으로 러시아 시장이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러시아 진출을 시도해본 기업들은 하나같이 러시아가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말한다. 한국과의 ‘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에, 지레 지쳐서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한러비즈니스협의회 박종호 대표는 26일 한러비즈니스협의회와 사단법인 유라시아21이 공동 주최한 유라시아 비즈니스 인사이트 7월 조찬세미나에서 “러시아에서 거래를 한번 해보면 굉장히 느리다는 것을 알수 있다”며, 한국과 러시아 기업 사이에 “의사결정의 스피드 차이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들 대부분은 다른 나라에 파견을 하면 빠른 시간 내에 결과물을 도출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의사결정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한국기업이 하루면 결정할 일에 1~2주씩 시간을 들이는 일도 있다고 한다.

박종호 대표는, 이런 차이를 모르고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못 기다리고 지쳐버린다. 지쳐서 그만두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된다”며, 의사결정의 속도 차이를 이해하고 인내를 가져야 러시아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FTA 체결 추진 합의…문화 이해가 비즈니스 성공의 시작

2020년은 한국과 러시아의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러시아와 FTA 체결 추진을 합의했다. 한국은 신북방정책을 통해 러시아를 교두보로 중앙아시아 지역 진출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2018년 기준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교역금액 비중은 한국 전체 교역의 2.2%에 그쳤다. 두 나라 사이 서비스 교역은 한국 전체 서비스 교역 금액 중 1%에도 미치지 못한다. 30년의 수교 역사와 지리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러시아 시장은 불모지다.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현지시간으로 6월 20일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과 한-러시아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개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박종호 대표는 그 원인으로 한국의 주요 수출품과 러시아의 주요 수입품간 불일치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의 대 러시아 최대 수출품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인데, 현대차가 현지에 공장을 짓고 적극적인 진출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이 전세계로 가장 많이 수출하는 반도체는, 대 러시아 수출이 많지 않다. 러시아에 관련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구조의 차이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거의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과 러시아간 교역규모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가 많이 수입하는 기계나 전자는 한국의 주요 수출품이지만, 이 분야는 유럽기업들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 기업 간 입장 차이도 투자가 성사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러시아를 잘 알지 못하는 한국 기업은, 현지에서 공격적인 경영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보다 중시하게 마련이다. 기존 제품의 관리와 배송 등 기본적인 경영에 충실할 것을 현지 지사에 더 많이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데 소극적이니, 한국기업의 러시아 투자가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박 대표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한국기업이 러시아 진출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유의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유통상이나 에이전트를 통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문제는 러시아의 유통상이나 에이전트들이 자기마진을 높은 수준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기업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딜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기업은 투명하고 공개적인 경쟁시장을 선호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간 거간꾼의 역할을 배제하고자 하는 문화가 강한데, 이런 문화차이는 거래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박종호 대표는 비즈니스 성사를 위해 러시아에서는 에이전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관계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서는 러시아의 역사와 사회적 배경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며, 러시아는 공부할 거리가 많은 나라라고도 덧붙였다. 러시아는 제정러시아의 전통, 소비에트 시절의 사회주의 문화, 현대 자본주의가 혼재돼 있다. 여기에 120개가 넘는 다민족이 함께 사는 나라이며, 전세계 온갖 종교가 복합돼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 역시 뒤섞여 있다. 수학과 IT기술이 뛰어난 나라지만, 그림과 발레, 예술로도 유명하다. 박종호 대표는 러시아 비즈니스에 앞서 이런 “비즈니스 외적인 배경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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