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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시장 “인스턴트 발효식품…발상전환 要”

이슬람 문화에 대한 잘못된 정보 걸러내고, 소비자부터 이해를  

기사입력2019-08-01 18:16

코카콜라의 포스터는 이슬람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한국식품연구원 오승용 센터장은 할랄시장 진출 시 이슬람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세 장의 사진이 나란히 있다. 가장 왼쪽을 보면, 사람 한명이 사막에 누워있다. 가운데는, 코카콜라를 마시는 그림이다. 오른쪽 그림을 보니, 사람이 일어나 사막을 달리고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쓰는 원리에 따라 시선을 옮기면, 지친 사람이 코카콜라를 마시고 기운을 차려 달리는 모습으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아랍권에서는 글씨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 코카콜라를 마시고 나서 기운을 잃고 쓰러진 모습으로 읽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패한 사례로 꼽히는 이 광고는 실제로 코카콜라가 아랍권에서 사용했으며, 2010년 한국과 UAE의 경제공동위원회 만찬장에서 윤증현 당시 재정기획부 장관이 연설에 인용하기도 했다.


한국식품연구원 오승용 해외식품인증지원센터장은, 1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하고 한국식품연구원과 한국할랄산업연구원이 주관한 2019 국제할랄컨퍼런스에서 할랄시장 진출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설명하면서 이 사례를 첫 손에 꼽았다.

할랄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국내 식품기업들의 할랄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슬람 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준비 없는 진출 시도는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오승용 센터장은 할랄시장에 진출하려면 소비자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고, 현지 유통환경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지 유통환경 한국과 차이 많다=오 센터장은 우선 “현지의 유통환경을 고려한 제품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유통환경과 동남아 등 이슬람 국가의 유통환경은 차이가 많다. 동남아 지역 이슬람 국가들은 한국과 달리 일부 도시지역을 빼놓고는 냉장·냉동 시스템이 잘 구비돼 있지 않다. 한국은 발효식품으로 유명한데, 예를 들어 고추장의 경우 더운 나라에서 유통 중 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해 사용한 주정으로 인해 잔류 알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오승용 센터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효식품도 “인스턴트화와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일 열린 2019 국제할랄컨퍼런스에서 한국식품연구원 오승용 센터장은 할랄시장 진출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소개했다.   ©중기이코노미
◇소비자 이해는 필수…가격 중요=한국기업은 이슬람권의 소비문화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고, 잘못된 접근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 센터장은 대표적으로 잘못 알려진 정보가 “라마단 기간에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라마단은 이슬람 달력으로 9번째 달을 의미하는데, 양력으로 보면 매년 시기가 달라지지만 시간은 대체로 한달 정도다.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음식을 먹지 않는데, 해가 지고 나면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따라서 ‘금식기간’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가 지고 나서 가족 식사를 하거나 손님을 초대하는 일이 많다. 라마단 기간에 오히려 음식 쇼핑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식품 중에서는 달콤한 과자와 음료, 초콜릿, 에너지드링크 등의 판매가 늘어난다. 이 밖에 의류, 보석, 향수, 전자제품 등의 판매가 늘어난다고 한다.

오승용 센터장은 이를 소개하며 “이슬람 소비문화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자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타깃 고객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국가들은 다양한 종교와 인종이 융합된 경우가 많다. 종교별, 연령별로 선호하는 제품도 상이하다. 동남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가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 국가인데, 이슬람을 믿는 인구 내에서도 민족구성이 다양하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품목별 인지도나 선호도에 대한 소비자 연구를 통해서 제품개발을 해야 확실하게 포지셔닝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에 대한 이해에는 구매력에 대한 판단도 포함된다.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개발과 가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인당 GDP를 기준으로 보면, 동남아 지역에서 소득이 높은 말레이시아가 한국의 32% 수준이다. 태국은 20.6%, 인도네시아는 12.6%, 베트남은 7.0%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국과의 구매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가격을 설정할 경우, 현지 소비자에게 부담되는 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구조가 돼야 지금보다 더 많은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국에 적합한 할랄 인증 취득해야=이슬람 식품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할랄은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통합된 인증기준이 없고 국가별로 다르다.

따라서 “수출대상국에 적합한 할랄 인증을 취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진출을 원하는 국가의 할랄 인증 구조와 담당기관 등을 파악하고, 개별적인 인증 취득을 해야 한다.

오승용 센터장은 할랄 인증을 “단순히 TBT(무역장벽)로 볼 것이 아니라, 이슬람 소비문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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