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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정치세력화 추진하는 이유는

정치참여 명분, 국민정서, 중기부 승인 등 넘어야 할 벽 높아  

기사입력2019-08-16 16:08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가 주휴수당 폐지, 최저임금 규모별 차등적용 등 ‘최저임금제 제도개선’을 고리로 정치세력화를 도모한다. 그러나 법정단체의 정치참여를 보는 국민정서, 소관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승인 등 넘어서야할 벽이 낮지 않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관 제5조(정치관여의 금지 조항)를 삭제하는 정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중기이코노미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관 제5조(정치관여의 금지 조항)를 삭제하는 정관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조직적인 정치참여를 공언한 셈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함으로써 소상공인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14년 4월 중소기업청의 허가를 받고 설립됐다.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근거한 법정단체다. 이에따라 소상공인연합회는 올해 정부로부터 29억5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정치참여, 경쟁단체와의 주도권 경쟁이란 해석도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참여를 결정한 배경에, 설립취지가 유사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와의 주도권 경쟁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상총련이 시민사회와 연대해 카드수수료, 대기업의 골목시장 침탈, 임대료 등 소상공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는 한상총련의 소상공인 운동과 적극적으로 연대하지 않는다. 그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라고 말했다. 한상총련과 한국마트협회가 조직 중인 불매운동에 소상공인연합회가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소상공인연합회 스스로 주도하지 않는 이슈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매운동으로) 오히려 피해받는 곳도 엄청 있다”며 불매운동 참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리 소상공인연합회를 홀대해, 그에 따른 반발이 정치참여란 무리수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소상공인 관련 학계 관계자는 정관을 바꾸면서까지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소상공인연합회를 소외시킨다는 자격지심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는 前정부를 대했던 태도와는 달리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우고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최저임금 아닌 공정경제 보장할 제도에 힘 쏟아야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참여를 결정한 직접적인 계기로는 현행 최저임금제에 대한 불만이 꼽히기도 한다. 고용노동부가 2020년 최저임금을 고시한 지난 5일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지불능력이 없다는 데도 기어이 소상공인들을 범법자로 내모는 현재의 낡고 잘못된 최저임금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최저임금으로 매년 반복되는 소상공인들의 고통과 우리 사회의 갈등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끊어내기 위해 소상공인연합회는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소상공인들의 고통’의 주범이 과도한 최저임금액이란 진단이 맞는지는 의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5월 발표한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폐업한 소상공인들의 폐업사유 1위는 과당경쟁과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부진(60.9%)이다. 반면 인건비부담으로 인해 폐업했다는 응답(3.2%)은 4위에 그쳤다. 또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1인이상 유급 고용원을 둔 사업을 하는 有고용자영업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이유로 소상공인연합회가 진짜 싸워야할 대상이 어딘지 다시한번 고민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소상공인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최저임금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사실상 삭감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최저임금액이 과도하다는 주장은 국민정서와 괴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생각을 바꿔 유통산업발전법·가맹사업법·대리점법·공정거래법·상법·상가임대차보호법 등 소상공인에게 공정경제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에 힘을 기울여야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해 8월 서울 광화문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열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중기부 “정관개정, 설립목적에 맞는지 따져봐야”

 

소상공인연합회의 정치참여 방침에 대해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소상공인연합회가 개정안 승인을 요청하지 않은 상황이고 승인을 요청한다면, 중기중앙회나 대한상의 등 정부지원을 받는 다른 경제단체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29억원의 정부보조금을 지원받는 소상공인연합회의 정관개정안이 설립목적에 부합하는지, 국민정서에 맞는지 등을 따져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정관개정은 반드시 정치적 활동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단순히 정치관여 금지조항을 삭제하고 정관을 정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개정안 제출을 위한 내부절차를 진행 중이며, 중기부에 개정안 제출 후 중기부의 승인·불승인 결정 이후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며 “정관개정은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일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 상인 운동가는 “정치세력화는 노동자, 농민, 상인, 소수 약자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며 “문제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운영비의 70% 이상을 정부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고,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특정단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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