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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패권시대…‘전직금지’ 약정과 영업비밀은

영업비밀 요건 중 쟁점 많은 ‘비밀관리성’ 요건 완화 

기사입력2019-08-19 11:47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도발로 한일간 갈등도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공정의 핵심이 되는 소재의 반출과 관련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로 경제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두 갈등의 양상은 다르지만 본질이 같다. 기술패권을 지켜야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기술전쟁의 시대다.

 

기술이란 필연적으로 우수한 인적자원의 확보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기업 인사관리의 초점은 이들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고, 동기를 부여하느냐에 맞춰진다. 인사관리의 하부 시스템은 주지하다시피 크게 인적자원에 대한 확보, 개발, 보상, 평가, 유지, 방출에 대한 관리로 나뉘는 바, ‘전직금지약정등은 우수한 인력에 대한 유지 및 방출관리의 한 부분으로 다뤄진다.

 

전직금지약정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와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에 취업하거나 스스로 경쟁업체를 설립·운영하는 등의 경쟁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내용으로 하는 약정이다. 실무에서는 근로계약서에 미리 전직금지약정을 못박아두거나, 추후 비밀보호서약서 등을 징구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전직금지약정의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영업비밀이나 핵심기술에 대한 부정한 유출을 막아 건실한 기술기업의 성장과 기업간 공정경쟁을 유도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재취업을 막아 퇴직 후의 생존권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기본권인 직업선택과 영업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한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전직이 필요한 근로자와 이를 막으려는 기업 간의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전직금지약정은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것인데,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은(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경제적 유용성), 비밀로 관리된(비밀관리성) 영업상 정보가 바로 영업비밀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우리 대법원은 근로자에게 무단히 과다한 의무를 지우는 전직금지약정은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직금지약정에 대해 일정한 효력 요건을 갖춰야 유효한 것이라고 해 그 기준을 제시한다. 즉 전직 제한은 그 기간, 장소, 정도 등에서 근로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고 사용자의 이익보호를 위해 합리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 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이 인정된다면 개별적 사안에 따라 통상 1년 내지 2년 정도의 전직금지기간을 인정한다.

 

전직금지약정은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것인데, 그 영업비밀이란 무엇인지가 문제된다.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 뜯어보자면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은(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경제적 유용성) 비밀로 관리된(비밀관리성) 영업상 정보가 바로 영업비밀이라는 것이다.

 

이 중 비밀관리성이 인정되느냐가 종종 쟁점이 된다. 비밀관리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정보 등이 비밀이라고 표시되거나 고지돼야 하고, 그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나 취급자가 제한돼야 하며, 비밀준수의무가 부과돼야 하는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하기 때문이다.

 

법조문상의 변화도 주목할만 하다. 종래 법문에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이라는 표현으로 법원이 매우 엄격히 해석했다. 이후 합리적인 노력으로 법문을 개정하고, 201979일부터는 단순히 비밀로 관리된이라는 표현으로 개정해 점차 그 수준을 완화하고 있다. 이는 비밀관리성을 충족시키기 너무 어렵다는 현장의 소리가 입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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