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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경제, 생산·고용 증대 제조업혁신 선행돼야

첨단산업 육성계획 수립 및 이행…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힘 써야㊥ 

기사입력2019-08-19 18:07
김영규 객원 기자 (hjlee1000@gmail.com) 다른기사보기

인하대 김영규 명예교수
독립기념관에서 진행된 제74주년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되자고 강조했다. 일본 아베정부의 수출규제라는 보호무역정책에 맞서 단호히 대응하는 정부의 자세와 각오를 한마디로 집약한 말이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협력의 길로 나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자유무역이란 정상적인 길도 동시에 제안했다.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는 일제의 강제징용과 관련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경제적 보복이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아베 정부의 정치적·외교적 해결요구를 거부하는 등 한국정부가 ‘흔들리지’ 않자 꺼낸 카드가 바로 한국경제에 손실을 가하는 보복 규제조치다. 일본의 수출규제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경제가 어려운 근본적인 원인은,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침체로 생산과 수출이 감소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올해 2.1%까지 하락 예상)에 제동이 걸렸다는데 있다. 하지만 내수보다 대외무역의 성장과 흑자에 전통적으로 의존했기에,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가 한국경제 성장세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은 물론 아니다. 

 

지금 세계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자국의 경제·산업 구조의 고질적인 특성을 바꾸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처럼 무역적자에 매년 허덕이면서도 GDP 성장률은 다소 높은 수준(2.9%)인 나라가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본처럼 매년 무역흑자가 나지만 GDP 성장률이 극히 낮은 나라(0.8%)도 있다. 그러나 무역흑자국이면서 일본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성장 경제다. 그래서 한국의 성장세를 꺾어 보겠다는 아베 정부의 경쟁의식이, 수출규제의 칼을 든 이유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우리가 아직은 경제쇼크에 취약한 나라임이 일부 드러났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제강국들이 졸라매는 보호무역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안전장치 역시 미흡하다는 사실도 알았다. 우리는 이제 보호무역에 따른 리스크를 하시라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수출규제 품목을 대체할 수 있는 자립경제는 물론이고, 국제관계의 다변화도 모색해야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미국·일본·유로지역의 제조업 혁신 사례를 검토하고, 한국 현실에 맞는 제조업 혁신 전략을 세워야한다. 제조업 혁신의 대표적인 적용 사례가 지능형 공장 즉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다.<사진=이미지투데이>
자립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선 지금 생산력이 떨어지고 고용이 줄어드는 제조업의 토대를 다시 점검하는 작업이 최우선시 돼야한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첨단산업 분야 육성계획도 마련해야한다.

 

제조업 분야의 문제는 우리를 포함해 선진강국들이 최근 10년간 직면해 온 성장세 하락과 이로 인한 무역적자를 촉발시킨 직접적인 요인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지금 안보나 군사가 아닌 침체된 생산과 고용 상황을 타개하는데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부연하면 경제강국들은 지금의 경기침체가 공황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말이다. 같은 이유로 한국 또한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로 인한 경제쇼크 해소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이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미국·일본·유로지역의 제조업 혁신 사례를 검토하고, 한국 현실에 맞는 제조업 혁신 전략을 세워야한다. 제조업 혁신의 대표적인 적용 사례가 지능형 공장 즉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다. 지금 세계 각국이 경기불황을 극복하고 고용을 늘리기 위해 중요한 성장전략으로 채택한 스마트팩토리, 이제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경제과제가 됐다(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 2019.7.19.). 

 

미국·일본·독일 등 제조업 선진강국은 이미 수년전부터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추진 주체·정책 비전·주요 특징과 장점 등은 나라마다 상이하다. 미국은 대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계, 2014년 GE·IBM·Intel·Cisco·AT&T 등 주요 기업이 결성한 IIC(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가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주도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민관협력사업 형태로 추진 중이다. 미국보다 앞선 2011년 ‘4.0 혁신산업(Industries 4.0)’을 제조혁신 전략으로 삼아 산·학·연 연계로 포괄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설계하고 있다. 

 

일본은 특히 스마트팩토리 육성을 제조업 혁신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2015년부터 정부 주도로 적극 추진 중이다. 일본이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국가의 명운을 건 배경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촉발된 산업 전반의 노동력 부족과 생산성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과정 전체를 아우르는 자동화시스템 도입이 긴요했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부품·로봇 분야가 전세계 스마트팩토리를 표준화·고도화하는데 핵심 공급원으로 활용될 만큼 기술력이 우수하고, 시장점유율 또한 높다는 점이다. 끝으로 해외 신흥국의 인건비 상승 등으로 해외진출 일본 제조기업의 국내회귀가 늘어나면서, 비용절감 효과가 큰 스마트팩토리 도입 필요성이 증대된 점도 추진배경이다. 

 

물론 일본의 스마트팩토리는 아직 초기단계로서 주로 수출대기업 및 생산·조립 공정 위주로 관련 기술이 활용되는 상황이다. 기업 규모별로 따져보면 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비중이 대기업은 70%에 이르는 반면, 중소기업은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40~50% 수준에 그친다. 산업 유형별 스마트팩토리 참여비중을 보면, 수출비중 상위 3대 업종이 여타 업종을 상회한다. 생산 공정별로는 생산·조립 공정 분야의 기술이 주로 활용되고, 제조공정의 지능화 및 유연화 관련 기술의 활용은 아직까지 저조하다. 

 

제조업 혁신의 핵심전략으로 추진되는 일본의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는 산학 유기적 연계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정부의 추진력과 민간의 전문성이 결합돼 향후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우리나라도 우수한 정보통신 인프라, 높은 수준의 기업의 R&D투자, 정부 예산 중 R&D투자 재원확대 등 우호적 여건을 활용해 ‘한국형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인하대 김영규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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