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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e음카드’, 지역화폐 성공 가능성 보여줬다

4명 중 1명은 인천e음카드 가입…양준호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2019-09-06 12:06

양준호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인천지역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천 지역화폐 ‘인천e음 카드’의 성과와 지역화폐가 가지는 경제·사회학적 효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중기이코노미
 

“그동안 우리는 법정화폐라는 동굴의 우상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영국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시민들에게는 화폐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했죠. 시민이 선택한 양화는 악화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 시민이 선택한 양화는 법정화폐를 발행하는 한국은행의 화폐권력, 막대한 금융자본을 가진 재벌대기업 카드사의 투기적 돈놀이 행태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는 또 가계금융의 안정성을 키우는 효과를 가져 옵니다.”

 

“전국 130여개 지자체 지역화폐 발행총액보다 많다

 

양준호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인천지역에서 최근 돌풍을 일으키는 인천 지역화폐 ‘인천e음카드’의 성과와 지역화폐의 경제적·사회학적 효과에 대해 얘기를 시작했다.

 

인천보다 앞서 올해 4월 경기도가 본격적으로 시행한 지역화폐는 캐시백·소득공제 등 다양한 혜택과 편리한 사용방법으로 이용자가 급증했다. 경기도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도 지역화폐를 도입 시행했거나 도입준비가 한창이다. 인구 300만의 인천광역시도 올해 초 지역화폐 인천e음카드 도입방침을 확정과 함께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 5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했다.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 소상공인정책과 안광호 팀장에 따르면, 1일 현재 인천e음카드 가입자는 83만명, 7530억원이 발행돼 사용된다. 인천시민 4명중 1명 이상이 인천e음카드 가입자다. 인천e음카드 발행 총액은 전국 130여개 지자체가 발행한 지역화폐 총액보다 많다는 게 안광호 팀장의 말이다. 참고로 대한민국 지역화폐의 ‘메카’라는 경기도의 발행액은 올해 7월말 기준 2243억원, 인천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인천e음카드,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양 교수는 “소상공인의 숨통은 매출증가”라며, 현 정부의 소상공인정책 가운데 지역화폐 활성화를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도와주기식 지원이 아닌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정책이어서다. 양 교수는 인천e음카드가 도입된지 4개월만에 청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인천e음카드 발행 3개월 만에 목표발행액을 초과했으며, 추가발행을 위한 예산도 확보했다. 인천지역시민 소득의 약 52.8%가 서울로 유출돼 지역경제 동력이 상실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지역에서만 사용가능한 지역화폐는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 양 교수의 설명이다. 

 

인천e음카드는 선(先)인센티브 지급이 아닌, 캐시백을 특징으로 한다. 사용자가 지역화폐를 충전하고 사용할 때마다 캐시백을 지급함으로써 후(後)지급된 캐시백은 차후 인천e음카드 사용을 유인한다. 사용자에게 단발성이 아닌 반복적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인천e음카드 운용의 장기지속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제다.  

 

인천시는 인천e음플랫폼에 다양한 혜택을 추가했다. 인천시 소공인 전용 판매몰, 소상공인 배달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 인천시민들이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공유경제몰을 얹어 인천시민 모두가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었다. 예컨대 개인의 자동차·집·재능·지식 등의 유무형 자산이 개인간 거래(P2P)를 통해 수익 및 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하는 공유경제 플랫폼이다. 인천e음플랫폼을 통한 모든 서비스는 인천e음카드로 거래가 가능하고, 수수료 또한 무료다. 

 

양 교수는 현재 추세를 볼 때, 지역화폐 사용으로 인한 인천시의 지방세 증가율이 18%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세는 지방소비세(3058억원)와 지방소득세(6360억원)를 합해 총 9418억원이다. 인천e음카드 사용만으로도 약 1700억원 가까운 새로운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지금은 국비지원을 통해 인천e음카드를 운용한다. 하지만 향후 세수증가분을 활용하면 국비지원 없이도 지역화폐 사용에 따른 캐시백을 충당할 수 있어, 지역화폐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기반이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역화폐…소상공인 매출 증대, 지역경제 살린다

 

지난 8월 개최된 인천서구 지역화폐 서로e음 발전방향 대토론회에서 양준호 교수가 좌장을 맡고 있다. <사진=양준호 교수>
“지역화폐를 반대하는 한국은행이나 금융권에서는 ‘지역화폐 사용으로 소비자가 10%의 이익을 보기 때문에 상인들이 물건 값을 더 올린다느니, 세금으로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지급해서는 안된다’는 등의 논리를 내놓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천지역에서는 매출증가를 피부로 체감한 상인 스스로 할인행사도 많이 합니다. 또 지금까지 소상공인정책이 소상공인의 매출을 직접적으로 늘리는 효과를 못 본채 예산을 투입했다면, 지역화폐는 소상공인의 매출증대와 함께 지역경제를 튼튼히 하는 한편, 공동체 복원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세금 활용방안이라고 봅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지역화폐 제도를 시행한지 아직 반년이 되지 않았지만, 지역화폐의 성과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지역화폐 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풀어가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이용자 확대, 공동체 복원이 과제…정부지원 필수 

 

무엇보다, 이용자 수를 확대하고 지역화폐 사용을 활성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 기반의 서비스를 강화·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 교수는 지역화폐가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현금을 보유하지 못한 취약계층에게 도달하지 못해 계층간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선(先)인센티브든 캐시백 방식이든, 사용자가 현금을 지출한 이후에 비로소 인센티브가 돌아가기 때문에 취약계층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와 지자체가 인센티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을 때 지역화폐 사용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양 교수는 지역화폐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화폐 시행 초기에 사용자들의 결제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원수준도 대폭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공동체가 나서 지역화폐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자신들의 재능과 유무형 자산을 기부하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넘어 지역공동체 복원이란 보다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다. 한국의 지역화폐는 다른 나라와 달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시행되기 때문이다. 일찍이 지역화폐를 도입한 유럽·미국·일본 등의 경우 지역공동체 공통의 관심사, 현안해결 등 필요에 따라 시작됐고 운영되기에 장기지속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의 시민사회가 지역화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 필요성 또한 충분히 납득되지 않았기에 공동체 유지·복원이란 큰 목표와는 직접 연결되지 못할 수 있다. 지역화폐 활성화와 공동체 유지·복원 간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이다. 

 

공동체의 동력을 확보했을 때 지역화폐는 대안화폐로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 경영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사회에서 잊혀져가는 공동체를 복원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양 교수의 견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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