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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질책했는데…이거 직장내 괴롭힘인가?

‘업무상 적정범위’ 행위에 해당하나, 모독·힐난에 이르면 괴롭힘 

기사입력2019-09-17 09:38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지난 7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됐다. 권리구제의 실효성 등 한계에 대한 지적도 있지만, 암암리에 만연하던 직장내 괴롭힘을 입법적으로 제동을 걸었다는 면에서 그 의의가 굉장히 크다고 판단된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적용을 받으려면, 피해 사실이 법상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어느 경우가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하는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크게 네 가지 개념요소로 나뉜다. 본 규정의 수범자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이고,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야 하고,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것이라야 하고,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여기서 사용자와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상의 개념이다. ,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이고,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의 제1, 2).

 

통상적인 근로관계가 아닌 파견근로자와 하청근로자가 피해자인 경우가 문제시된다. 고용노동부는 파견근로자의 경우, 파견법 및 판례의 입장을 고려할 때 사용사업주 및 그 소속 근로자와 파견근로자간의 직장내 괴롭힘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원청과 하청근로자간에는 직장내 괴롭힘이 성립하기 어려운데, 이는 근로계약의 당사자로서 사용종속관계를 맺는 주체가 원하청 근로자 간에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원청사업주는 관련 취업규칙 규정을 정비해 누구를 상대로 행위했는지를 불문하고 직장내 괴롭힘 관련 취업규칙 규정을 적용하도록 할 수 있다.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야 한다. 법문상 지위의 우위’, ‘관계의 우위’,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우위로 분류할 수 있다.

 

지위의 우위란, 기본적으로 근로계약상의 지휘명령 관계에서 상위에 있는 경우나, 직급체계상 상위에 있는 경우에 인정된다.

 

관계의 우위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고용노동부 매뉴얼은 개인 대 집단과 같은 수적 측면, 나이·학벌·성별·출신지역·인종 등 인적 속성, 근속연수·전문지식 등 업무역량, 노조·직장협의회 등 근로자 조직의 구성원 여부, 감사·인사부서 등 업무의 직장 내 영향력, 정규직 여부 등을 예로 들면서, 이러한 경우들에 있어 상대방이 저항하기 어려울 개연성이 높은 경우에 개별적 사안에 따라 구체적 타당성에 기해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

 

같은 직급의 동료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수적·인적속성상의 우위, 업무역량, 학력 등의 우위 등 관계의 우위를 이용한 경우에는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같은 직급이라도 대졸 사원이 절대다수인 환경에서 수적 우위에 기반해 고졸 사원을 따돌리는 경우 이에 해당한다.

 

업무상 독려나 질책이 인격모독에 이를 정도로 과도하거나, 업무상 정당한 근거없이 지속적으로 반복해 힐난하는 등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일탈한 수준이라면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직장내 괴롭힘은 업무관련성이 필수적 요건이다. 업무와는 전혀 맥락이 없는 사적인 상황에서 괴롭힌 경우에는 다른 형사상의 범죄를 구성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직장내 괴롭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직장내 괴롭힘의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행위, 그 행위가 업무상 필요하지 않은 행위이거나, 업무상 필요하긴 할지라도 그 행위의 모습이 사회 통념상 상당하지 않다고 평가되는 경우를 말한다. 꼭 업무수행중에 직접적으로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도, 업무수행에 수반해 이뤄졌거나 업무수행을 가장해 괴롭힘을 가한 경우에도 인정된다. 따라서 고용노동부는 이를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으로 해석한다.

 

업무상 지시에 수반하는 독려나 질책은 원칙적으로 업무상 필요한 적정범위 내의 행위로 본다. 그러나 독려나 질책이 인격모독에 이를 정도로 과도하거나, 업무상 정당한 근거없이 지속적으로 반복해 힐난하는 등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일탈한 수준이라면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란, 피해자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상당한 지장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예컨대 갑자기 화장실 바로 앞에다 책상을 배치하고 업무지시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앉아만 있으라고 지시한다든가, 한여름에 에어콘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든가 하는 일들이다.

 

정신적·신체적 고통 중 신체적 고통은 입증이 용이하지만 정신적 고통은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던 간호사 사회에서의 태움으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우울증 등이 이 경우인데, 평소에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면 그러한 자료가 입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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