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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함께, 모두가 행복을 나눴으면 좋겠다”

인문학 향(香) 솔솔…카페행복연구소 신동완 소장·이유진 사장 

기사입력2019-09-24 15:19

이유진 사장과 신동완 소장 부부는 2016년부터 카페행복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80년대 말까지도 인천 상권의 중심이었던 신포동에서 자유공원으로 향하는 오르막길. 돌담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하얀 대문이 눈에 띈다. 담 넘어 푸르른 나무들 사이로 아담한 주택이 몸을 내보인다. 대문 안의, 작지만 안온해 보이는 정원을 지나 현관으로 걸어갔다. ‘카페 행복연구소’로 들어가는 길이다. 친구 집에 놀러온 것 같은 기분이다. 실제 ‘카페 행복연구소’ 2층은 이유진 사장과 신동완 소장 부부가 거주하는 보금자리다.  

 

1층에 들어서면, 가정집에 온 것처럼 먼저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어야 한다.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방들이 여럿 보였다. 1층 한 가운데는 가지런히 꽂힌 책들이 자리 잡았다. 보통의 카페들이라면 가장 먼저 보였을 계산대와 차림표는 1층 한 구석에 있다.

 

이 책들은 카페행복연구소가 어떤 공간인지를 잘 말해준다. 2016년 문을 연 이후 손님들과 함께 시작한 독서모임이 불혹을 넘어 벌써 41회나 진행했다. 매월 둘째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세미나, 사전에 공지된 책을 읽고 카페행복연구소에 연락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채식주의자’, ‘그리스인 조르바’ 등 소설에서부터, ‘철학과 굴뚝청소부’나 ‘생각의 탄생’ 같은 인문학을 넘어, ‘사피엔스’나 ‘이기적 유전자’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고 함께 토론한다.   

 

카페행복연구소는 지금까지 41차례의 독서모임을 개최했다. 또 전문가들을 초청해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를 여는 등, 다양한 문화경험을 함께 나누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한달에 한번씩 세미나도 개최한다. 신동완 소장은 “신학대학교 교수님이나 인문학 교수님, 각 방면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세미나를 연다. 가지고 있는 전문지식을 공유하고,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함께 모색하고 길을 찾고자한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기관장을 초청해 지역 현안을 살피기기도 했고, 전직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정치현안을 듣기도 했다.   

 

카페행복연구소가 직접 여는 모임이 아니더라도, 손님들 스스로 만든 독서모임을 이곳에서 여는 경우도 많다고 이유진 사장이 귀띔했다.

 

함께 행복한 ‘작은 결혼식’ 열기도

 

카페 앞 정원에도 조그마한 테이블이 놓여있고, 데커레이션을 할 수 있는 새하얀 구조물도 보였다. 카페행복연구소는 이 정원을 프러포즈 이벤트나 작은 결혼식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한다. 이유진 사장은 “지난 토요일에도 한쌍이 이곳에서 결혼했다”고 말했다. 카페에 와본 적 있는 손님들이 직접 요청을 하거나, 블로그를 보고 신청한다고 했다.  

 

카페행복연구소 앞 정원에서는 작은 결혼식을 열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작은 결혼식이 있는 날은 카페운영을 하지 않는다. 넉넉한 시간과 공간을 활용해 여유롭게 결혼식 준비를 할 수 있다. 결혼예식에 앞서 메이크업도 하고, 정원에서 가족과 하객이 모여 데커레이션 등 예식준비를 직접 할 수 있다. 결혼식을 마친 이후 식사와 뒤풀이까지 여유롭다.  

 

대형예식장을 빌리는 것보다 비용이 적다. 무엇보다 시간에 쫓겨 일처리를 하듯, 허겁지겁 결혼하는 것에 비해 여유롭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유진 사장은 “아직까지 스몰 웨딩이 정착하지 않았다. 하고 싶어도 부모님 세대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케이스가 많지 않지만, 하시는 분들은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추억과 행복 공유하는 공간

 

인천이 고향인 신동완 소장, 카페행복연구소가 위치한 신포동을 “인천 사람들의 추억이 어려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신포동에 위치한 인천광역시 중구청은 과거에 인천시청이었고, 이 일대는 과거 인천의 중심지였다. 발전이 더뎌 지금은 쇠락했다는 평가도 받지만, 과거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어 “40~60대까지 우리시대 사람들에게 추억이 있고 문화가 있는 공간”이라고 신동완 소장은 말했다. 추억과 함께 행복을 나눴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덧붙였다. 

 

신동완 소장은 카페행복연구소가 위치한 신포동을 “모든 사람들의 추억이 어려 있는 곳”이라며, 추억과 행복을 함께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신학과 철학을 공부한 신동완 소장은, 과거 우울증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행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많은 나라의 문화와 행복한 삶의 형태를 연구했다. 인간문명 속의 편견과 허구를 분석한 글을 쓰기도 했다. 2017년 이같은 연구결과를 모아, 철학 에세이 ‘내가 없다’를 펴냈다. 최근에도 새로운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신동완 소장은, 철학이나 인문학이 마냥 어렵기만 한 것도 아니고 삶과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다며, 독서모임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또 “행복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란 어떤 것이 허구인지 구분하는 것”이라며 “허구적인 것을 믿고 따르고 의지하면 거기에서 불행이 온다”고 말했다. 따라서 “좋은 책을 읽고 지혜를 가지면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이란 말도 곁들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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