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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세상에 벌어지는 일 대부분 작은 것에서 시작

신예 작가 발굴 프로젝트 장지윤 작가 

기사입력2019-11-01 10:37
김찬용 전시해설가 (art_inside@naver.com) 다른기사보기

예술이란 원래 반은 사기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이자 세계적인 대가 백남준이 살아생전 남긴 말이다. 현대에는 다양한 형식의 예술이 공존하지만, 흔히 동시대적이라고 논해지는 미술들의 다수는 우리에게 익숙한 아름다움이나 시각적인 감흥을 주는 예술보다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지는 예술이 많다.

 

작가가 화가나 조각가로서의 미술이라는 터울을 벗어나 예술을 지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시각이라는 하나의 분야에 집중된 방식으로 우리의 시대를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에 더 다양한 형식 실험과 그에 따른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을 것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신예작가로서, 현 시대의 풍경을 응시하며 자신의 언어로 다채롭게 풀어내는 작가가 있다.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도전하는 작가 장지윤을 만나보자.

 

‘실험1’,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8.

 

Q.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면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이야기하는 작가 장지윤입니다. 작은 것을 통해 매스가 큰 작업을 하거나, 새롭게 배열하는 것들을 좋아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사회현상이나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을 관찰하다 보니, 그 현상들이 벌어지는 이유가 큰 매스에서 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작은 일들에서 시작되는 것들이 많아 보였어요. 그래서 소규모의 작업들을 구성해서 전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매력 있다고 생각해서, 작은 것들이 조합되는 형태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굉장히 개념적인 작업을 하는데, 이러한 작업형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는가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단, 과거 일본작가들과의 교류전에 참여하며 처음 제 작품을 선보였었는데, 그때 박스에 쓰레기를 넣고 본드로 붙여 구성하는 형태의 작품을 선보였거든요. 당시에는 쓰레기 하나하나 나름의 의미를 막 부여한다고 작가노트로 소개했었지만, 사실 개념보다 소규모로 시작해서 공간을 채워 나간다는 형식 자체에 매력을 느꼈어요. 가변적이라는 특성 자체가 저와 잘 맞기도 했고, 조합과 배치에 따라 구성되는 형상이나 결과가 예측할 수 없이 다양하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첫 전시 이후 이와 같은 방식의 작품을 많이 선보이게 된 것 같아요.

 

Q. 작품세계 형성에 영향을 받았거나,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영향이라고 얘기할 순 없을 것 같고, 좋아하는 작가는 사실 제 작업스타일과는 좀 다른데요. 줄리앙 프레비유라는 작가를 좋아해요. 신체를 패턴화시키면서 그것들을 아카이빙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사람의 신체가 어떻게 사회와 연결이 되는가에 대해 독특하게 선보였는데, 저는 전위적인 작업을 좋아해서 줄리앙 프레비유가 떠오르네요.

 

Q. 본인 작품세계가 가장 잘 담긴 작품은

 

‘flag’,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8.
‘flag’입니다. 제가 내추럴 본 관종이라서(웃음). 문제아가 되고 싶은 기질이 있었던 것 같아요. ‘flag’4×4m 사이즈의 현수막을 쓰레기로 구성하면서 밤에 기습적으로 공간에 방문해 스테플러로 찍으며 만들었던 작품이거든요. 작업형식에 내포된 퍼포먼스적인 부분이나 구성 방식이 제 작업의 총체라고 생각해서, 대표작이라기보단 저랑 가장 닮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Q. 감상자는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끼길 원하는가

 

그 지점이 가장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작가의 위치를 어디에 두고 작업을 해야 할지 늘 고민하고 있어요. ‘실험1’이라는 작품만 해도 작가가 중심에 드러나 있지만, 그 외 작품은 작가는 사라지고 작품 자체가 형성되고 사라지는 과정과 결과만 보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개인적으로는 감상자의 인식 변화가 생기면 좋기는 하겠죠. 하지만 꼭 무엇을 이렇게 느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아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감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사회적인 주제나 이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예술가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 즉 창작자라고 정의한다면 모든 사람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가졌죠. 한자로만 풀면 예술을 예쁜 것을 만드는 기술이고, 공예가 예쁜 것을 만드는 것인데, ‘예술이 기술로서 명명된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의미 있는 질문을 던졌을 때 예술을 통한 계몽까진 아니더라도 인식의 자극을 주는 게 현대의 예술이 선보일 수 있는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란 생각에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작품세계를 어떻게 확장해 나갈 계획인가

 

사실 매체 하나에 국한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요즘 다양한 장르를 배우고 있기도 하고요. 제가 생각했던 것을 만들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영상매체를 활용할 거라면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릴 수도 있겠지만, 제가 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제 생각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 배우고 시도함으로써 작업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에요.

 

주제적 측면에서는 꼭 사회적 이슈만 다루는 게 아니라 매체에 따라 주제도 확장되는 측면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 생각에 예술은 너무 철학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맥락이 없어 보이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시작점으로부터 고민하고 찾아가는 연구를 이어갈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작가 장지윤의 꿈은 무엇인가

 

, 너무 어려운 얘기인데요. 뭔가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없지만, 제 작업이 혹시나 어느 위치에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어요. (중기이코노미 객원=김찬용 전시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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