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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먹는 쌀밥, 우리는 참 맛없게 먹고 있어요”

쌀의 모든 것을 만나고 맛보는 ‘㈜동네정미소’ 김동규 대표 

기사입력2019-11-10 10:10

동네정미소 김동규 대표가 추천하는 가장 맛있는 밥은 갓 도정한 햅쌀로 바로 지은 밥이다.   ©중기이코노미

 

매일 먹는 쌀밥, 얼마나 알고 드세요?” 생각해보지 못했다. 쌀은 현미와 백미 정도로 나눌 뿐, 필요한 양만큼 습관적으로 그냥 사서 먹는 게 아니었던가. 그래서 밥을 맛 없게 먹고 있다는, 동네정미소 김동규 대표가 추천하는 가장 맛있는 밥은 갓 도정한 햅쌀로 바로 지은 밥이다.

 

시민운동가에서 맛있는 밥’ 찾아 정미소 사업가로

 

2017년 마포구 성산동에서 처음 문을 연 동네정미소는 서교 2호점에 이어 올해 6월 수원 광교에 3호점을 개점했다

 

쌀 소비량은 줄고 있지만 한 끼를 먹어도 가치 있고 건강하게 즐기려는 라이프스타일이 대세인 요즘, 동네정미소는 쌀과 밥 그리고 사람을 잇는 ‘라이스 플랫폼’을 지향한다. 누구나 행복하게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도시와 농촌,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푸드 커뮤니티가 되고자 하는 것이 동네정미소의 철학이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그는 좋은 일은 단순하게, 옳은 일은 단호하게 가야 한다고 말한다. 동네정미소의 첫 출발도 그렇게 단순하고 단호하게 시작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한국진보연대의 민생업무를 시작으로 노동자의 카페이자 동네 배움터인 카페봄봄의 매니저 업무를 했고, 한국자영업중소상인총연합회의 간사로 활동하며 친환경 무상급식을 비롯해 등록금, 상인 등 최근 사회 이슈를 현장에서 다뤄왔다.

 

우연한 기회에 쌀을 공부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밥을 참 맛없게 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쌀의 품종은 200여 가지가 넘는데 품종에 따라 식감, 향미, 어울리는 음식도 다르다. 커피나 와인의 종류를 원료 품종이나 생산지, 생산자 등에 따라 나누듯, 쌀도 특성에 따른 선호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쌀알이 커서 식감이 단단한 쌀찰기가 좋아 윤기가 흐르는 쌀고소한 맛으로 자꾸 손이 가는 쌀기능성 영양소가 함유돼 건강에 좋은 쌀 등 나에게 맞는 취향을 찾는다면한결 풍성하고 즐거운 식탁을 차릴 수 있는 것이다.

 

동네정미소 성산동 본점에서 지난 9월 개최된 50플러스재단 쌀큐레이터 강좌<사진=동네정미소>

올해 6월 개점한 동네정미소 광교 3호점<사진=동네정미소>

 

식당에서, 스테인리스 공기에 밥을 꾹꾹 눌러 담아 뚜껑을 닫고 온장고에 보관하잖아요. 밥을 가장 맛 없게 먹는 방법이죠. 쌀도 신선식품이기 때문에 많은 쌀을 한꺼번에 사서 보관하기 보다는 한달 이내에 소비할 만큼 구매해 먹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김 대표는 쌀을 품종별로 구분하고 갓 도정해 판매하는 곳이 동네마다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동네주민들과 모임을 만들고 1년 가량 함께 공부했다. 마침 성산동에 위치한 사회주택 녹색친구들 1층에 공간이 생겨 주민들과 공동 출자해 201711월 법인을 설립한다.

 

소상공인 어려움 피부로 체험소셜프랜차이즈 추진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농가에서 공공수매로 쌀을 다 모으다 보니 혼합 품종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품종별, 생산자별로 판매하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전국의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지에서 직접 품질 좋은 쌀을 수급하고 있다.

 

동네정미소에는 쫀득쫀득 식감 좋은 오대’, 단맛 좋은 추정’, 찰기 으뜸 영호진미’ 그리고 고시히카리’ 등 모든 품종의 쌀이 있다. 품종별로 소량 포장된 정미오미 세트를 구입해 품종에 따른 식감과 향을 체험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쌀을 구매할 수 있다. 원하는 품종과 도정 정도를 선택하면 갓 도정한 쌀을 구입할 수도 있다. 정해진 날짜에 원하는 쌀을 집으로 배송해주는 구독서비스도 제공한다

 

품종별로 소량 포장된 ‘정미오미 세트’를 구입해 품종에 따른 식감과 향을 체험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쌀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쌀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사진=동네정미소>
동네정비소에서는 고객이 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갓 지은 밥과 건강한 반찬이 있는 식사도 할 수 있다. 이와함께 쌀을 원료로 한 과자, , 술 등의 제품을 사업자들과 콜라보(협업)해 판매하는데, 먹거리와 쌀에 관심이 많은 사업자들이 찾아와 협업을 제안하기도 한다쌀이나 짚을 이용한 공예품 등도 취급하는 등 쌀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자 한다.

 

상인활동가로 활동하다가 이처럼 직접 소상공인이 돼 사업을 해보니, 국내 소상공인의 영업환경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과중한 임대료 해결부터 시작해 판매망 구축과 자금조달, 마케팅까지 소상공인 혼자서 살아남는 일이 쉬운 과정이 아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중소상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 상인운동가로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수더분한 동네 쌀집아저씨 그대로의 인상이지만, 그의 계획은 섬세하다. 쌀에 대한 골목강좌를 한 달에 한번 씩 한다.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에서 쌀 큐레이터강좌도 하고, 시기별로 쌀 골목축제등도 진행한다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일도 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쌀의 가치를 알고 맛있게 먹는 재미를 느낄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내년부터는 소셜프랜차이즈를 추진한다. 전국에 동네정미소 모델을 많이 만들어, 동네에서도 쉽게 좋은 쌀을 구매할 수 있는 전국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쌀 식당쌀 편집숍두 가지 모델로 동네정미소에 오면 쌀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라이스 플랫폼 100호를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농민들은 적정 가격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좋은 쌀을 좋은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동규 대표의 포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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