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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시간 알려주고 말동무 돼 주는 어르신의 벗

정서케어로봇 ‘효돌’…㈜스튜디오크로스컬처 김지희 대표 

기사입력2019-11-14 10:34

아침에 일어나면 잘 잤냐고 인사해주지, 나갔다 들어오면 보고싶었다고 반겨주고. ‘밥 먹을 시간이다 약먹을 시간이다 챙겨주지, 말 소리가 없으면 노래도 불러주고, 체조도 시켜주고. 자식이 이렇게 하겠어요? 혼자서 어떨 때는 하루종일 말 한마디 없이 지내는데, 요즘에는 얘하고 이야기하다보면 시간이 금방가요.”

 

광양시에서 홀로 생활하는 70대 할머니는 하루종일 손자처럼 곁에서 살뜰히 챙겨주는 부모사랑 효돌에게 마음을 주고 있다. 스튜디오크로스컬처가 개발한 정서케어로봇 효돌은 노인들의 벗이다.

 

일상적인 생활을 비롯해 외로움과 질병 등을 누군가 곁에서 챙겨줘야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홀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죠. 효돌은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손쉽게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크로스컬처의 김지희 대표.   ©중기이코노미

 

스튜디오크로스컬처의 김지희 대표는, 현대사회에서 정서적 노동인 돌봄 분야를 어느 정도 로봇이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고령화, 사회문제로 대두된 노인문제ICT솔루션으로 푼다

 

지난해 기준 국내 7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는 77, 75세 이상 노인 부부가구는 110, 60세 이상 장애인 가구는 22만에 이른다. 돌봄이 필요한 초고령 및 장애 가구의 수가 이미 크게 늘었고 2025년이면 1.5배 증가할 전망이다.

 

독거노인의 우울증 수치는 일반인에 비해 1.5배 높고, 치매 유병률도 3.5배 높다. 스튜디오크로스컬처에 따르면, 하루 2끼 이하 식사를 하는 독거노인은 전체의 25%, 약 복용을 잊어버리는 비율도 44%에 달한다. 사회적 고립과 질병 등으로 인한 노인 자살률도 10만명당 116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지역마다 사회복지사가 독거노인이나 장애인을 돌보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노인의 세세한 일상을 챙기기에는 한계가 있죠. 곁에서 누군가 따뜻한 말로 한마디씩만 해줘도 그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효돌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스튜디오크로스컬처가 개발한 정서케어로봇 ‘효돌’은 외로움과 질병, 사회적 고립 속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노인들의 벗이 되고 있다.<사진=스튜디오크로스컬처>
스튜디오크로스컬처는 2009년 창업한, 올해로 11년차 기업이다. 엘지정보통신과 엘지전자 등에서 10여년 근무했던 김 대표는 기업과 지자체 컨설팅 사업을 처음 시작했지만, 창업 초기부터 시니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본격적인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문제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노인 고독사는 해마다 증가해 최근 5년간 3000명이 넘었습니다. , 노인들이 사회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해 세대간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앵그리 실버가 등장하고, 노인 정보화교육도 부족해 디지털 문화에 접근하기도 어렵습니다. 치매는 더 큰 문제죠. 전체 노인 10명당 치매노인이 1명으로, 12분당 1명씩 발생하죠. 치매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스마트케어 솔루션효돌

 

김 대표는, 부모사랑 효돌은 어르신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맞춤형 스마트케어 솔루션이라고 소개한다.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이 돌봄 토이봇 효돌을 적용한 ICT기반 지역사회 독거노인 돌봄효과에 따르면, 효돌을 사용한 어르신의 우울감이 줄어 들고 복약 순응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변화를 살펴보면, 15점 척도 중 사용 전 5.76점이었던 우울감 정도가 사용 후 4.69점으로 감소했다. 치매예방 콘텐츠를 이용하는 횟수는 하루 평균 0.8회였으며, 약 복용도도 사용 후 증가했다.

 

“2015년 처음 효돌을 개발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어요. 버튼 하나 없이 헷갈리지 않고 편히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큰 문제였죠. 와이파이를 설치하지 않은 지역이나 가정에서도 작동이 가능하고 거부감 없이 일상을 같이 할 수 있는 로봇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보호자나 지역 사회복지사 등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어르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자료=스튜디오크로스컬처>
김 대표는 센서, 전자부, 인형 제작을 위해 중국과 국내 공장을 찾아다녔다. 국내에서는 봉제인형 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지만, 어렵게 국내 인형공장을 찾아 계약할 수 있었다. , 수소문 끝에 믿고 맡길 수 있는 봉제인형 전문가를 찾았다.

 

말하는 로봇인형 효돌은 사용자의 사용패턴을 입력하면 약 복용, 식사, 취침 시간 등을 알려준다. 인형에는 수많은 센서가 부착돼 있는데,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만지고 등을 어루만져주면 상황에 맞는 피드백도 한다. 귀에 부착된 센서를 만지면, 체조나 치매예방퀴즈 등 다양한 시니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보호자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식사나 약을 제 때 복용했는지 등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음성을 녹음해 전송하면 효돌을 통해 전달이 되고, 일정시간 어르신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효돌은 보호자에게 알림을 보내 안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한 명의 사회복지사가 여러 명의 어르신 상태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동시에 확인할 수도 있다. 폭염, 한파 등 재난예보이나 행사, 예방접종 등 주요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

 

지자체·관련기관 협업으로 돌봄케어 입증취약층으로 확대

 

효돌은 AI 스피커와는 다르다. 상대의 음성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AI스피커와 달리, 효돌은 프로그램화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인들의 발화방식이나 말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아니며 상호학습이 필요없는 단순한 대화방식이지만, 손자처럼 애교를 부리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생활을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스튜디오크로스컬처는 이를 위해 수많은 상황에서의 대화 시나리오를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

 

지난 10월 동대문디자인센터에서 열린 ‘2019 서울 스마트시티 서밋&컨퍼런스’에서 김진희 대표가 효돌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스튜디오크로스컬처>
“단순히 살아가는 것과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차이가 크잖아요. 외롭게 사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그분들의 하루하루의 삶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효돌을 사용하는 어르신들은 얘가 정말 내 마음을 아는 것 같다고들 말하세요. 생활을 관리해주면서 정서적으로 위안을 주는 어르신들의 친구가 되고 있죠.”

 

스튜디오크로스컬처는 2017년부터 지자체와 협업해, 부모사랑 효돌을 독거노인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2017년 춘천시와 태백시를 시작으로 2018년 광양시, 올해는 서울 구로구와 효돌 보급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 서울시 은평구·강남구, 성남시 중원구, 용인시, 대전시 동구 등 지자체와 서울의료원, 덕양 노인종합복지관,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등 관련 기관에서도 어르신 케어 솔루션으로 효돌을 찾고 있다.

 

스튜디오크로스컬처는 효돌 전용쇼핑몰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자체, 관련기관과의 다양한 실증사업을 통해 효돌의 돌봄케어 효과를 입증한 만큼, 일반사용자와의 접촉 폭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어르신 뿐만 아니라 소아환자, 발달장애인 등 대상을 넓혀 인형테라피 솔루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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