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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큰 도시 속 작은 집에 산다는 것에 대한 부조리

신예 작가 발굴 프로젝트…최황 작가 

기사입력2019-12-03 16:07
김찬용 전시해설가 (art_inside@naver.com) 다른기사보기

시대를 알아보는 눈을 타고난 사람은 얼마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이는 그보다 더 적다.”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가 남긴 말이다.

 

시각예술 분야에서 세상의 어떤 모습을 바라보며 예술로 표현할 것인가는 철저히 작가 개인의 선택을 통해 이뤄진다. 그 선택에 의해 아름다움을 쫓은 이도, 감정을 쫓는 이도, 혹은 시대를 쫓을 이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청년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시대에 던져진 청년으로서 현재의 우리 사회, 도시의 자화상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해석하는 작가가 있다. 공간을 통해 시대를, 시대를 통해 우리를 바라보는 작가 최황을 만나보자.

 

‘반지하를 위한 토템’,11×6×6cm, 시멘트, 2019.

 

Q.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해달라.

 

저는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상이나 설치 위주로 작업을 이어왔어요. 이유는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조각을 할 수 있는 작업실을 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공간 사정에 맞춰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야 했던 거죠. 지금도 작업실이 없어 방에서 작업하는 상황이다 보니, 작은 방에서도 제작할 수 있는 조각을 시도하게 돼서 작은 캐스팅 조각을 실험적으로 개인전에 활용해보고 있어요. 이를 통해 서울 부동산 문제, 5(16.5) 행복주택 논란 등 사회적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작업을 하고 싶었죠. 1(3.3)이 엄청난 가치인 도시 속에서 대다수의 청년세대는 원룸에 살고 있거나 옥탑, 반지하에 살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 큰 도시 속 작은집에 산다는 것에 대한 부조리함을 이야기해보고 싶어서 작은 방에서 조각을 하는 형태를 활용하고 있는 거죠.

 

Q. 최근 마친 행복이 가득한 방이라는 전시를 통해 동시대 청년의 현실을 표현했는데, 사회적인 주제를 작품의 모티브로 삼는 이유가 있는지?

 

저는 일단 사회가 없으면 예술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예술가는 물론 행동가가 아니고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 벌어진 모든 이슈나 사건·사고들이 저와 전혀 관계가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맥락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주제인 거죠. 결국 저도 예술가이기 이전에 사회의 일원이라는 생각에 의해 나온 주제 같아요.

 

Q. 행동가가 될 수 없다 했지만, 사실 최근에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 조각에 대한 퍼포먼스 행위가 이슈가 됐었는데, 어떠한 작업이었으며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얘기해 줄 수 있는지?

 

저는 이게 작업이라고 주장한 적은 없어요. 아직 그것으로 작업을 한 적이 없거든요. 누군가의 동상이라는 것이 21세기에 과연 어떻게 해석되고 받아들여져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어서, 현재 그것은 어떠한 의도나 결과를 말할 순 없는 진행 중인 과정에 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감상자는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끼길 원하는가?

 

전시를 통해 미술작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감상 이후 각자 질문을 하나씩 안고 돌아가도록 만드는 게 가장 커다란 목적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요. 저도 관객으로서 전시를 보면 거기서 확장된 질문을 머금고 돌아가길 원하거든요. 물론 작가로서 무언가를 강요할 순 없겠죠. 의도하고 계산해서 전달한다기보단, 관객을 믿고 작업을 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굳이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는 작가가 되고 싶진 않은 거죠.

 

‘행복이 가득한 방’ 전시 전경

 

Q. 꼭 미술로 지칭되는 장르 외 글과 같은 다양한 예술방식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형태는 무엇인가?

 

미술 형식을 가장 좋아해요. 다만, 각각의 난이도는 다른 것 같아요. 글로 표현하는 게 사실 저에겐 더 쉬운 것 같아요. 조각은 저에겐 너무 어려운 방식이지만, 그래서 좋아하고 매력적이어서 활용하고 싶고요. 글로써 문학적인 걸 쓰지 않는 이유는 깜냥의 문제를 벗어나 매력을 못 느끼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각자에게 어울리는 방식이 다르겠죠. 저에겐 미술이 더 무거운 것 같고, 그래서 좋아요.

 

Q. 결국 좋은 예술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좋은 예술은 두 가지 층에서 따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상자에게 좋은 감상과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 있고, 미술사에 남는 가치 있는 것이 있겠죠. 다만, 역사에 남는 좋은 예술은 많은 것들을 타고나야 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재능이 아니라 시대, 장소, 동료 등 여러 환경들을 복합적으로 기막히게 타고나야만 역사에 남을 좋은 예술이 나오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작품을 준비할 계획인가?

 

요즘 작업실을 구하고 있어요. 서울에서 층고도 높고 넓은 공간을 구하고 싶지만 자본이 없어 거의 불가능하죠. 이런 현실의 고민들을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서울을 벗어나라고들 조언하지만, 저는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은 서울에서의 작품을 이어가고 싶어요. 베를린에서 작품을 하는 사람은 그 지역의 영감을, 뉴욕은 뉴욕의 영감을, 그럼 서울은 서울의 영감이 있겠죠. 앞으로도 서울의 미학 혹은 미술담론, 나아가 한국의 미술담론에 대한 작업을 하게 될 것입니다.

 

Q. 청년 작가로서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제 나이면 청년작가라는 말 자체가 곧 잃어버릴 타이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신진작가라고 분류될 수 없는 나이가 코앞에 있는, 과도기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40대 작가로서의 모습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고 그 시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10년을 잘 해야겠죠.

 

Q. 마지막으로 작가 최황의 꿈은 무엇인가?

 

작가로서의 목표라고 한다면, 여러 가지가 있겠죠. 향후 5년 동안은 1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하는 게 목표이고, 훗날 이 시대를 돌아봤을 때 이 시대의 상징으로 기록될 만한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포부도 있고요. 한 명의 인간으로서는 대화가 가능한 어른이 되는 게 장기적인 목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중기이코노미 객원=김찬용 전시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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