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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인↑ 사업장 내년부터 ‘관공서 휴일 유급화’

상시근로자 따라 단계별 시행…‘빨간 날’을 연차휴가와 대체 못해 

기사입력2019-12-26 00:00
김우탁 객원 기자 (labecono@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김우탁 대표 노무사
휴일은 근로제공의무가 없는 날로, 법정휴일과 약정휴일로 나뉜다. 법정휴일은 말 그대로 법에서 정해진 휴일이며, 약정휴일은 노사간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 휴일로 지정한 날이다. 약정휴일은 회사마다 정하는 바에 따른다. 예를 들어 회사 창립기념일이나 노조 창립기념일 등을 취업규칙에 약정휴일로 규정해 쉬는 경우가 많다.

 

현재 법정휴일은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1주 소정 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는 주휴일 제도와,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51일이 유일하다.

 

3·1,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11, 설날 전날, 설날, 설날 다음날, 부처님 오신 날, 어린이날, 현충일, 추석 전날, 추석, 추석 다음날, 크리스마스, 선거일, 기타 정부에서 수시 지정하는 날 등 흔히 말하는 빨간 날은 관공서 휴일로 공무원들이 쉬는 날이다. 일반 민간기업 근로자들은 관공서 휴일에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며, 휴무하더라도 무급휴일이었다.

 

다만, 관공서 휴일에는 관공서들이 업무를 하지 않기에 민간기업에서도 업무진행에 지장이 있고, 대다수의 기업이 관공서 휴일에 휴무를 하므로 관행적으로 빨간 날은 쉬는 날이라는 인식이 있어 왔다.

 

지난 2018320일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정으로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민간기업 근로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게 함에 따라 민간기업 근로자도 202011일부터 유급휴일로 보장받게 된다.

 

그러나 민간기업이 관공서 휴일을 유급휴일로 준비함에 있어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다양한 노무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춰야 된다는 점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관공서 휴일 유급화를 시행한다. 300인 이상 기업은 202011, 3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은 202111일부터, 5 인 이상 30인 미만 기업은 202211일부터 이를 시행한다.

 

따라서 내년 1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관공서 휴일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주휴일 제도와 같이 1일치의 임금을 받게 된다.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하나, 관공서 휴일 유급화는 노동시간 단축과 더불어 근로자에게 일을 하지 않아도 유급으로 휴일을 보장해 줘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노동과 삶의 조화를 이루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민간기업도 관공서 휴일 유급화가 되기 이전까지는 많은 사업장에서 빨간 날(관공서 휴일)에 쉬게 하는 대신 연차유급 휴가 대체를 통해 연차휴가를 소진하는 형식을 취했다.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만 한다면,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키는 대신 휴무한 일수만큼 연차휴가를 소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특정한 근로일이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휴일이나 휴가로 정해진 날이 아닌 근로일이어야 하며, 통상적으로 원래 근로의무가 없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의 경우 연차휴가 대체를 할 수 없다.

 

연차유급휴가의 취지가 근로일에 근로자를 쉬게 해 근로자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고, 연차유급휴가는 근로제공의무가 있는 날에 근로자가 출근하지 않아도 출근한 것으로 간주하며, 그에 대한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날이므로 본래 근로제공의무가 없는 날은 연차유급휴가와 대체할 수 없다.

 

따라서 300인 이상 사업장들은 202011일부터 관공서 휴일(빨간 날)을 연차휴가와 대체할 수 없으며 관공서 휴일 약 15일과 연차휴가 약 15일을 모두 각각 유급으로 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관공서 휴일이 유급화 되면, 주휴일과 동일한 방식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에도 1일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만약 유급휴일에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라면,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는 유급휴일 임금과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받을 수 있다.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은 근로기준법 제56조 제2항 제1호 및 제2호에 따라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을 가산하고,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100을 가산한 수당을 지급받게 된다.

 

비록 1년간의 계도기간이 부여되긴 했지만 202011일부터 50인 이상 300인미만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적용과, 3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도 2021년부터 관공서 휴일 유급화가 적용됨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자본과 인력의 폭이 넓은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주 52시간제 및 관공서 휴일 유급화에 대비할 충분한 여력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이전에 관공서 휴일을 연차휴가 대체로 소진해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지급의무를 면하는 등의 인건비 절감효과와 152시간제를 통해 노동력으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불가능해질 예정이다.

 

152시간제와 관공서 휴일 유급화는 노동시간 단축과 더불어 근로자에게 일을 하지 않아도 유급으로 휴일을 보장해 줘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노동과 삶의 조화를 이루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반면에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상 근로시간 및 노동력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왔던 중소기업에는 타격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 역시 존재한다.

 

관공서 휴일 유급화는, 과거 근로시간으로 고도성장을 이뤘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성장 뿐만 아니라 성장을 어떻게 유지하며 분배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시행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근로시간이 가장 긴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고 현재도 과로사로 죽어가는 근로자들이 발생하고 있으니, 152시간제와 더불어 관공서 휴일 유급화는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비록 노동력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인건비 지출과 생산성 유지 어려움이라는 우려도 분명 존재하지만, 이는 근로시간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중소기업 육성 및 성장 정책이라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통해 개선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김우탁 대표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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