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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사진에 담긴 시간의 기억을 작품에 담아 표현하다

신예 작가 발굴 프로젝트…김현지 작가 

기사입력2020-01-12 12:00
김찬용 전시해설가 (art_inside@naver.com) 다른기사보기

‘Rearrangement’, 캔버스에 유채, 45.5×46cm, 2019.
보이는 것보다 보려는 것이 우선하기 때문에 피사체의 선택은 사진가의 눈과 마음이 일치할 때 결정된다.”

 

독일의 심리학자 루돌프 아른하임이 남긴 말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사진첩에 있는 필름 사진들을 넘겨보며 어머니의 젊은 시절 기억들을 공유한 적이 있다. 현대에는 SNS의 발전과 함께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사진첩을 주로 이용하지만, 결국 20세기 카메라가 보급화되기 시작한 이후 사진은 기억의 흔적을 남기는 대표적인 매체로 현재까지 활용되고 있다. 사진에 담긴 시간의 기억을 통해 작품에 활용할 영감을 회상해 표현하는 작가가 있다. 기억을 재료로 공간을 해석하는 작가 김현지를 만나보자.

 

Q.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해달라.

 

저의 작업은 동일한 기억은 없다에서 시작해요. 각자의 기억은 같을 수 없고, 심지어 개인의 기억도 시간의 흐름과 상황에 따라서 변하기 때문에 사실상 동일한 기억을 가지기는 힘들다고 볼 수 있어요. 그 자체가 저에게는 작업을 시작하게 하는 끓는점이에요. 제 작업의 토대가 되는 개념은 회상 기억인데요, 기억과 회상 기억은 저에게 있어서 조금 다른 개념이에요. 기억은 경험에 의해 자동으로 축적되지만, 회상 기억은 과거에서 현시점으로 불러오게 하는 매개체가 필요하거든요.

 

어떠한 매개체가 자극점이 되느냐에 따라서 회상 기억의 이미지는 달라져요. 저에게는 그 매개체가 제가 찍었던 사진 이미지예요. 사진을 대하면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쫓으며 회상 기억의 다면의 이미지를 찾아내는 것을 중점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최근의 작업은 회상 기억 중에서 공간을 집중적으로 탐구했어요. 말하자면 공간에 관련된 기억인데요, 이것을 저는 회상 공간이라고 칭하고 있어요.

 

Q. ‘회상 공간을 작품으로 다루는게 된 계기가 있는가?

 

저에게 있어서 공간이라는 것은 단어 그대로 우주 같아요. 아직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빈 공간에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이 그 공간을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 것도 재밌고, 비어져 있는 공간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허한 울림 같은 것도 좋아요. 올해 저는 밖에서의 생활보다 공간 내에서 하루를 고민하고, 생각에 잠겼던 적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시간을 흘려보냈던 공간, 그 공간을 다시 회상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Q. 자신의 작품세계가 잘 담긴 대표작을 추천해준다면?

 

제 작업은 드로잉-드로잉 해체-페인팅과 설치의 프로세스를 거치는데, 이 과정들은 전부 경험에서 기억, 다시 기억에서 회상 기억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을 시각화하는 방법이에요.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보관소라는 제목의 설치작업인데요, 제 작업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작품이에요. 기억은 회상하는 과정에서도 그 이미지가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설치작품은 제가 찾고자 했던 회상 기억이 비로소 시각적으로 구체화가 된 결과물이란 느낌이 들어요. 이 작업은 손으로 다듬고 변형하는 과정을 거쳐 제작했기 때문에 좀 더 회상 기억에 제 자신이 깊게 관여해 만들어진 작품이라 기억에 남아요.

 

‘보관소’, 복합재료, 45×46×33cm, 2019.
Q. 본인의 작품세계 형성에 영향을 준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저는 동시대에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 작업의 시각적인 면에서 정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최근에 가장 인상 깊게 본 작가는 박경률 작가입니다. 항상 작업을 하다 보면 머릿속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시각적으로 제 머릿속을 환기시켜주는 작업을 보면 막혀있던 곳이 뚫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다시 작업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글을 쓰는 작가로는 보르헤스를 정말 좋아해요. 보르헤스 책은 저의 생각을 뚫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워낙 문체가 특이하기도 하고 한 문장을 읽으면서도 수많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실제로 보르헤스 픽션들에 나오는 흐뢰니르개념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제 작업의 개념을 설명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책을 읽으면서도 굉장히 행복했어요. ‘드디어 찾았다!’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Q. 예술을 통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저는 희열로 생성되는 개인의 역사라고 생각해요. 저는 시각적으로든, 개념적으로든 어떤 작업을 봤을 때 저절로 머릿속이 환기되면서 미소가 지어지는 작품이 있거든요. 이 미소는 깨달음의 미소입니다. 이 순간적인 깨달음은 저의 삶에 작든 크든 영향을 주게 돼요. 그리고 이 영향은 매일 새롭게 쓰이는 저의 개인의 역사가 되는 거죠. 제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는 건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 사람에게 저의 작품이 깨달음의 희열을 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그 희열이 기쁨이든, 슬픔이든, 화남이든, 어떠한 감정도 될 수 있다고 봐요. 저는 제 작품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또렷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또렷한 기억으로 그 사람의 개인의 역사에 일조하고 싶어요.

 

Q. 앞으로 어떤 작품을 준비할 계획인가?

 

회상 기억과 관련해서 이전까지는 공간을 중점으로 작업했다면, 이번에는 시간과 사람에 좀 더 비중을 두고 탐구해보고 싶어요. 최근에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순간적인 표정, 극적인 상황들 같은 장면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하루 동안 겪는 해프닝들 중에서 굉장히 상상을 자극하는 것들이 있거든요. 이 상상들이 엉뚱할 때가 많은데 이 상상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상에서 캐치한 좀더 짧고 강렬한 기억에 대한 작업이 될 것 같아요. 다음 작업은 설치와 영상에 좀 더 비중을 두고 풀어낼 생각입니다.

 

Q. 마지막으로 작가 김현지의 꿈은 무엇인가?

 

저는 제가 작업을 대하는 감각이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평소 작업을 하다가 시각적이든 개념적이든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 이러한 고민을 살면서 계속하고 싶어요. 고민을 해결했을 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요. (중기이코노미 객원=김찬용 전시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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