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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전쟁, 공권력…메시지 작품 선보이다

글자가 작품이 될 때…개념미술과 제니 홀저㊦ 

기사입력2020-01-19 10:00
안진국 객원 기자 (critic.levahn@gmail.com) 다른기사보기

안진국 미술평론가(디지털문화정책학)
시각예술에서 글자가 개념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은 단순히 미학적 반응을 환기하려는 목적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서 글자를 이용한 개념미술 작품은 미술만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는 말이다.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예술가가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관해서 발언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왔다. 작가들은 환경오염이나 전쟁, 폭력, 핵무기 확산, 성차별, 인종차별 등에 관한 작업에서 글자(언어)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러면서 여러 작가가 자신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거리 포스터나, 옥외 광고판, 대량 유통되는 신문 및 잡지의 광고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제니 홀저다. 그는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성 불평등, 전쟁, 공권력 남용 등 사회적 문제를 압축한 메시지를 작품으로 선보였다. 그는 1970년대 이후로 포스터나 TV광고, 돌 조각, 명패 등에 메시지를 새겨 넣었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 빔프로젝트, LED 등 빛을 활용한 작업으로 바꾸었다. 전통매체에서 현대매체로 표현공간을 확장한 것이다. 그의 진정성 있는 짧은 문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성찰하게 한다.

 

제니 홀저, 2008년 구겐하임 미술관 전시 모습<출처=guggenheim.org>

 

내 욕망으로부터 나를 지켜줘

 

제니 홀저의 작업 중 그를 주목하게 했던 작업은 단연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있는 커다란 전광판에 권력의 남용은 놀란 일이 아니다(ABUSE OF POWER COMES AS NO SURPRISE).”, “남자는 엄마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없다(A MAN CAN'T KNOW WHAT IT'S LIKE TO BE A MOTHER).” 등을 통해 사회적 부조리를 세상에 드러냈다.

 

특히, 1985년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선보인 내 욕망으로부터 나를 지켜줘(PROTECT ME FROM WHAT I WANT).”는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문구가 물질문명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했던 것이다. 이후 내 욕망으로부터 나를 지켜줘라는 문구는 도시 건축물뿐만 아니라 티셔츠, 운동화, 자동차 등 다양한 곳에 프린트되어 퍼져 나갔다.

 

흥미로운 것은 소유욕을 자극하는 물건 중 하나인 자동차에도 이 문구가 새겨졌다는 사실이다. 1999년 제니 홀저는 ‘BMW 아트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때 그는 르망 24에서 우승한 BMW V12 LMR(스포츠카)의 겉면에 내 욕망으로 부터 나를 지켜줘라는 문구를 새겨 넣었다. 이 행위는 자동차가 내재한 소유욕이 욕망(I want)’이라는 문구와, 스포츠카가 지닌 위험성이 지켜줘(Protect me)’라는 문구와 호응하면서 제니 홀저의 메시지가 지닌 의미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제니 홀저, BMW 아트카 프로젝트 ‘BMW V12 LMR’, 1999<출처=bmwartcarcollection.com>

 

현재 제니 홀저는 포스터나 전광판과 같은 한정된 공간을 넘어섰다. 그는 빔프로젝터 기술을 활용해 그의 작업공간을 무한대로 넓혔다. 이제 그의 메시지는 인공적인 건축물뿐만 아니라 강이나 바다, 밤하늘까지 어디든 등장한다. 또한, LED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여러 문구를 움직이게 했을 뿐만 아니라, 낮에도 볼 수 있게 했다. 그의 촌철살인 메시지는 끊임없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으며 현대인의 곁에서 자신을 뒤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7월까지는 제니 홀저의 작업을 볼 수 있다. ‘당신을 위하여:제니 홀저전시가 7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울박스, 로비)과 과천관(야외 공간)의 공용 공간에서 진행된다. 홀저의 작업세계를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그곳을 찾아가 보길 권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안진국 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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