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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침해 징벌손배 적용, 핵심은 ‘고의성’ 여부

특허침해에 따른 3배 배상제…㊤고의적 판단 기준과 사례 

기사입력2020-01-22 17:22
2019년 7월부터 고의적으로 특허를 침해하면,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는 ‘3배 배상제도’가 시행됐다. 하지만 시행 초기단계여서 고의적인 침해에 대한 법원의 판례나 명확한 판단기준이 없다. 지식재산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달라진 손해배상제에 맞춰 특허분쟁을 예방하고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3배 배상제 적용요건의 핵심, ‘고의성’ 여부

이에 특허청은 고의적 침해 판단기준에 관한 작년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지난 14일 ‘중소기업 특허침해 예방 가이드’를 발간했다. 

3배 배상제 적용요건의 핵심은 ‘고의성’ 여부다. 가이드는 “향후, 특허침해사건의 3배 배상을 결정함에 있어서 침해자의 행위가 고의적인지에 대한 판단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3배 배상은 민사, 형사소송인 특허침해죄와 절차 달라 

특허침해죄 처벌과 3배 배상청구는 절차가 다르다는 점을 우선 이해해야 한다. 특허침해죄로 형사소송을 제기하면 침해자에게 징역이나 벌금 등 처벌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서는 별도로 민사소송을 내야한다. 이때 배상액을 피해자의 손해액보다 더 높게 정할 수 있다는 게 3배 배상제도다. 

개정된 특허법은 “타인의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행위가 고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가이드에 따르면 법원은 침해자의 우월적 지위 여부, 손해발생의 우려 정도 인식, 침해의 기간과 횟수, 침해행위로 얻은 이익, 피해구제 노력, 특허권자의 피해규모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결정한다. 

외국 사례를 보면, 미국과 캐나다·호주·대만 등이 특허권 침해에 징벌적 배상제를 시행한다.

특허침해죄 사례로 본 고의성 요건은?

타인의 특허권 또는 영업비밀을 고의로 침해했을 때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시행을 앞두고 특허청 목성호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이 2019년 7월 4일 정부대전청사서 해당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특허청/뉴시스>
지난해 7월 시행됐기 때문에, 3배 배상제도 적용사례는 아직 없다. 가이드는 이에 따라 형사소송인 특허침해죄에 적용된 기준을 참고해 고의성 요건을 설명했다. 

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형사재판에서, 경고장을 받은 이후 시점에 발생한 특허침해행위에 고의가 있다고 인정한 사례가 있다. 대만의 민사소송에서도 고소장을 받은 이후 발생한 특허침해행위에 고의성을 긍정했다. 

대만 법원은 또 라이선스계약이 해지된 이후 발생한 특허침해에 고의성을 인정했다. 당시 법원은 “피고가 특허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을 고의성 인정이유로 제시했다. 

이외 특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어 고의성을 인정한 해외판례도 있다. 특허권자의 회사에 근무한 직원이 퇴사 후, 다른 회사에서 특허권을 침해한 경우 고의성을 긍정한 대만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는, 특허권자와 실시권 협상을 진행했던 기업의 특허권 침해에 3배의 손해배상을 판정했다. 

특허침해를 피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실제로 이것이 고의성을 부정하는 근거로 활용되기도 한다. 

2010년 대법원은 “피고인이 변리사에게 문의해 특허발명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들은 점”을 고의성 부정의 근거로 판시했다. 또 1982년 대법원은 변리사에 의뢰해 전문적인 감정을 받고, 직접 의장등록을 받은 사례에 특허침해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단, 가이드는 “우리나라 판례는 전문가의 의견을 신뢰했더라도 고의를 항상 부정한 것은 아니므로, 사안에 따라 침해여부의 판단과 대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1995년 대법원 판례는 변리사에게 자문과 감정을 받아 의장등록을 한 사례에서 상표법 위반을 인정했다. 

가이드는 “특허침해죄의 고의 판단기준이 3배 배상의 고의적 침해판단에 그대로 적용될 것인지는 앞으로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다만, 경고장을 수령하는 등 타인의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의 실시행위는, 민사소송에서도 고의적인 것으로 인정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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