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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관전 미술가라는 명암…괴로워 눈감은 초상화

과감한 색상 그리고 화면구성 능력…이인성의 힘㊦ 

기사입력2020-01-28 10:30
김태현 미술평론가 (elizabeth0711@gmail.com) 다른기사보기

이인성은 꾸준히 한국과 일본의 각종 전람회에 출품해 수상을 했으며, 이는 그에게 관전 미술가 혹은 친일파와 같은 이름을 남기게 하기도 했다. 대회에 출품한 그의 그림의 소재가 여성, 꽃을 비롯해 가난하고 원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시 일본은 한국에 대한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향토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한국은 가난하고 원시적인 국가라는 이미지 정체성을 심어주고자 한 것이었다.

 

이인성은 대구에서 경북여자고등학교의 교장이었던 일본인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그림을 배울 수 있었고, 일본에서는 오오사마 상회에 입사해 작업실을 제공받았으며, 일본의 전람회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을 거듭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러한 그의 이력과 이인성의 출중한 그림 실력은 당시 일본인들의 식민지 정책에 효과적으로 활용됐을 것이다.

 

‘카이유’ 1932, 종이에 수채, 72.5×53.5cm.<출처=국립현대미술관>
그러나 해방 이후 이런 그의 이력은 다소 비판적으로 읽히기도 했다. 이인성에게 관전 미술가라는 타이틀은 부정할 수 없지만, 당시 그에게 미술가로서 다수의 수상경력은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내·외부적으로 큰 역할을 했으며, 이를 통해 이루어진 그림의 거래는 화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인성은 해방 이후 이화여고와 이화여대에서 잠시 그림을 가르치기도 했으나, 38년의 짧은 생애를 살다간 대부분의 시간은 창작활동에 전념했다고 볼 수 있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미술가로 살아가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집념을 가지고 전개한 미술가들의 활동들은 오늘날 한국미술사를 기술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인성 역시 그러한 미술가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그의 그림은 형태적인 소묘력과 과감한 색상 그리고 화면의 구성능력까지 여러 가지 조형적 측면에서 훌륭한 그림을 그렸다. 1944년 조선미전에 출품한 해당화를 살펴보면, 우선 2미터가 넘는 높이의 커다란 화폭에 가장 아래 부분의 흙과 풀의 묘사에서 여자아이들과 해당화 꽃 그리고 저 뒤의 동물들과 바다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조화롭고 안정감 있는 화면 구성이 특징적이다.

 

또한 한 번의 수상이나 기회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전람회에 출품해 새로운 미술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인성은 향토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만은 아니다. 그는 자신의 고향과 한국의 전통요소들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그의 딸 이름을 애향으로 지을 만큼 이인성의 고향에 대한 애착은 강했다.

 

그의 자화상을 비롯한 초상화는 눈을 감고 있는 것들이 많다. 이것은 첫 번째 부인의 사망 후 그가 느낀 심리적인 괴로움의 표상이기도 하며, 당시 괴로운 조국의 현실 때문에 이를 응시하지 못하고 눈을 감고 있는 인물들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또한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서 아름답고 예쁘게 묘사하기보다 그만의 느낌과 감정을 담아 표현했다.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보아 이인성은 단순히 기교가 좋은, 새로운 문물을 배워 온 미술가에서 나아가 자신의 내면을 적극 그림으로 표현한 미술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인성의 미술은 이러한 여러 이유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며, 이러한 힘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2000년부터 이인성 미술상을 제정해 회화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술가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기도 하다.

 

2020, 이인성 미술상의 20회를 맞이해 대구미술관에서 현재 이인성의 미술을 직접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광장전시에도 그의 그림이 포함돼 있다. 오늘날 다양한 형태의 미술이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들에게 건재한 위상을 가지고 있는 이인성의 그림을 되짚어 보면 회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찰하게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김태현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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