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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무절제한 식탐이 신종코로나 사태 키웠나

BC 5세기에도 공자가 72세까지 장수한 비결…정결한 식습관 

기사입력2020-02-04 11:01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요즘 중국 호북성 무한(武漢)에서 발생한 전염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옮겨졌다고 추정한 연구결과도 있어, 박쥐를 요리해 먹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음식문화가 또다시 주목 받는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배트맨(Batman)이 정의의 사도로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 때문에 배트(bat) 즉, 박쥐를 매우 상서로운 동물로 여기는 경향도 있지만, 실제 서양에선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동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이솝(Aesop) 우화에서는 날아다니는 새도 아니고, 쥐처럼 생긴 포유류인 박쥐가 이익에 휩쓸려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지조 없는 동물로 등장하곤 한다. 그래선지 ‘박쥐 같은 놈’이라하면 흔히 기회주의자라는 의미로 일컫기도 한다. 또 박쥐는 밤에만 활동하는 야행성으로 어둡고 축축한 동굴에 살고, 시커먼 모습에 피를 빨아 먹는 종류도 있어 사악한 동물로 취급받기도 한다. 흡혈 괴물인 드라큘라백작의 외모를 박쥐처럼 귀를 뾰족하게 묘사한 것도 같은 이유인 듯하다. 

하지만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박쥐가 복을 가져다준다 해, 경사와 행운의 이미지를 나타낸다. 그렇게 된 이유는 박쥐라는 뜻의 한자인 복(蝠)자가 복(福)자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이처럼 뜻은 전혀 다르지만 단지 발음이 비슷해, 그러한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것을 해음(諧音)이라 한다. 마치 넉 사(四)자와 죽을 사(死)자의 발음이 같아, 죽음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四)자를 꺼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박쥐 무늬의 백자 연적(硯滴)이다. 우리의 옛 공예품 등의 장식에서 박쥐 문양을 그리거나 새기진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모두 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그리고 중국이나 우리나라에는 특정한 능력을 갖춘 동물을 먹으면, 그 동물의 힘을 자신도 가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전통적인 자연숭배의식이 있다. 이에따라 특이한 야생동물들을 잡아먹거나, 그 동물의 특정 부위를 몸에 지님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가자는 풍습도 있다. 옛날 그림이나 공예품 등의 장식에 박쥐 문양을 그리거나 새기는 것 역시 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외에도 옛날에는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잦았기 때문에 기근이 들어 죽거나 굶주리는 일이 흔해, 먹을 만하다 싶은 것을 닥치는 대로 먹다보니 그것이 별미의 음식문화로 자리잡은 경우도 많다. 특히 중국의 문화적 특성을 일컬어 흔히 식재중국(食在中國)이라 해, “먹는 것이 중국에 모두 있다”는 말처럼, 중국에는 기상천외한 재료로 만든 요리가 무궁무진하다. 중국인의 식습관에 대해 중국의 문명비평가 임어당(林語堂)이 네 발 달린 것은 책상만 빼고, 두 발 달린 것은 아버지만 빼고, 날개 달린 것은 비행기만 빼고, 헤엄치는 것은 잠수함만 빼고 모두 먹는다고 말했을 정도다.   
  
실제 중국에선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원인으로 지목된 박쥐는 물론 상어 지느러미, 제비집, 곰 발바닥, 원숭이 골, 전갈, 바퀴벌레, 지네 등 요리의 재료로 사용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다보니 옛날처럼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시대가 아닌 오늘날에도, 여전히 희귀 동물 요리를 즐기는 일부 중국인의 식습관 때문에 동물의 독특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그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많은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일이 흔히 발생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중국의 전통시장에 가면 고기를 따로 냉장시설에 보관하지 않고 매대에 걸어둔 채 판매하거나, 온갖 희귀한 재료를 이용해 만든 간식 요리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사진=문승용 박사 제공>
2500년 전 공자(孔子)의 식생활 방식은 어떠하였을까? 『논어』 「향당(鄕黨)」 편에는 “밥이 오래되어 상한 것이나 생선이 무르거나 고기가 부패한 것은 먹지 않았고, 음식의 색깔이 이상하게 변한 것은 먹지 않았고, 음식에 악취가 나는 것은 먹지 않았고, 익히지 않은 것은 먹지 않았고, 제철이 아닌 것은 먹지 않았다. 반듯하게 자르지 않은 것은 먹지 않았고, 조미가 되지 않은 것은 먹지 않았다.(食饐而餲, 魚餒而肉敗, 不食. 色惡, 不食. 臭惡, 不食. 失飪, 不食. 不時, 不食. 割不正, 不食. 不得其醬, 不食.)”고 했다. 또 공자는 고기나 술을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았고, 시장과 같이 비위생적인 곳에서 사온 술이나 육포는 먹지 않았고, 나라에서 제사 지내고 남아 받아온 고기는 하룻밤을 넘기지 않았고, 집에서 제사 후 남은 고기는 사흘을 넘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같은 공자의 정결한 식습관을 제대로 지킨다면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보통의 인간수명은 40세가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물며 공자가 살았던 기원전 500년대에는 어린아이 사망률도 높고, 전쟁이나 전염병도 흔했을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평균수명 역시 훨씬 낮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공자가 무려 72세(B.C.551년~B.C.479년)까지 오래 살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의 절제된 식생활이 아니었나 싶다. 

2003년 중국의 광동성(廣東省)에서 사스(SARS)가 발병해 많은 생명을 앗아간 원인 역시, 희귀 동물을 요리해 먹는 식습관 때문에 비롯됐다고 알려졌다. 인간의 무절제한 식탐을 위해 자연생태계까지 어지럽히는 것이 인류생존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되는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을 계기로 다시한번 돌아봤으면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한국외대 중국연구소 문승용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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