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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 지배구조 개선, 자율방식으론 어렵다

국민연금,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 재벌총수일가 전횡 막아야  

기사입력2020-02-07 09:10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10대 중요 개혁과제
중기이코노미는 출범 3년차인 문재인 정부에서 뚜렷한 추진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재벌개혁과제와 경제민주화와 관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남근 변호사가 제안한 10대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싣는 순서- 
1. 독과점시장에 대한 구조개선 명령제 도입
2. 손자회사 규제 등 지주회사의 경제력집중 억제
3.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배도구 공익재단·금융계열사·자사주 등 규제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재단 탈법행위에 악용 차단 
   <下>재벌기업집단 금융회사의 계열회사에 대한 의결권제한 강화

4.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편법 경영권승계수단 ‘일감몰아주기’ 규제
5. 독립적 이사의 선출을 통한 이사회의 견제기능 강화와 지배구조 개혁
6. 중소기업의 거래조건 개선을 위한 교섭권 강화
7. 하도급과 가맹·대리·유통에서의 ‘갑질’ 불공정행위 근절
8. 소상공인 적합업종과 골목상권 보호 및 소상공인 협업 강화
9. 소비자 구제와 불법행위 견제를 위한 집단소송과 징벌손배 도입
10. 전속고발권 제도 폐지 및 검찰 지자체 등과의 협력행정 강화
 

▲총수일가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회사가 구입하는 물건에 통행세를 받아 사익을 편취하고, 회사조직을 이용해 밀수를 하는가 하면, 회사 돈을 횡령하는 등 불법을 저지른 대한항공 총수일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승계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전직 대통령에게 뇌물을 바친 대가로 얻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개인자금으로 구매한 미술품 38점을 효성 아트펀드에서 비싸게 사도록 해 12억원의 차익을 얻고, 허위 직원을 두고 약 16억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등 횡령을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효성그룹의 조현준 회장. 

 

이들 대기업 총수일가는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기업가치를 크게 떨어뜨려 주주에게도 피해를 입혔다. 그럼에도 이들 총수일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이사회가 개최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최고경영자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6~2017 국가경쟁력평가에 따르면 기업 이사회의 유효성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138개국 중 109위로 하위권이다. 2018년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지만,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 기업의 책임성도 후진적이고, 소수주주의 권리도 사실상 제한했다.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와 독립된 이사회가 필수다. 재벌개혁의 핵심 고리 중 하나로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꼽는 이유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로 재벌총수일가 견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김남근 변호사는 “재벌총수일가의 전횡과 지배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한편, 총수일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이사들이 선임될 수 있도록 소수주주의 대표성을 가지는 주주의 이사회 진출을 위한 집중투표제 등을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변호사는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에 총수일가의 지배를 받지 않는 독립이사가 과반수를 넘도록 지배구조 개선 ▲독립이사 선출을 위한 소수주주의 집중투표제 도입▲노동이사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법령과 정관을 위배해 회사에 손해를 입히고 총수일가에 이익을 준 이사들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들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총수일가 범죄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배임·횡령)을 엄격하게 적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15개 재벌기업집단에 자율적인 지배구조 개선안 제출을 요구했지만, 이사회 구조 개선방안과 주주권 강화방안을 낸 기업은 에스케이와 현대자동차 두 곳 뿐이다. 그마저도 전자투표제 도입과 사외이사 주주추천제의 순차적 도입이 전부다. 재벌기업집단에게 자율적인 방식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주권 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김 변호사는 재벌 대기업의 2,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면, 무리하게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를 올려 제일모직의 주가를 상승시키고, 삼성물산이 인위적으로 수주를 중단하고 대형 해외수주 사실을 숨기는 등 무리한 인수합병 과정은 추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이 재벌그룹 계열사의 경영권 승계나 지배구조 변동에 관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의결권 행사 외에 불법적인 경영으로 발생한 회사의 손해에 대해서도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4일 민변, 참여연대,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등 시민단체들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이 삼성에 손배소를 제기해야 하며, 문제 기업들에 대해 3월 주총에서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국민연금, 다른 기관투자자에 대한 설득과 연대 병행해야 

 

그러나 국민연금은 투자대상 기업에서 2위 또는 3위 정도의 지분을 가져, 국민연금 지분만으로는 목표한 성과를 얻기가 어렵다. 김 변호사는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주주권 행사를 제대로 하고자 한다면, 다른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거나 연대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연기금 등 해외 공적자금은 의결권 행사방향을 미리 공표해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한다. 직접 다른 기관투자자들을 방문해 지지나 지원을 요청하는 활동도 한다. 따라서 국민연금도 다른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권고나 설득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김 변호사의 견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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