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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회(door)’ vs ‘다시 보기 힘든 기회(window)’

House Metaphor③ room, door, window 

기사입력2020-02-13 11:32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번 글에서는 집의 구조물 중 방(room), 문(door), 창문(window)과 관련된 표현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방(room)은 집에 거주하는 구성원들의 독립된 사적 공간이다. 영어에서 방은 ‘공간’ 혹은 ‘여유’를 뜻하는 의미로 은유 확장돼 잘 쓰인다. 미국 일상영어에서 자주 사용하는 2가지 표현을 살펴보자. 미국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커피 잔에 커피 이외 크림(cream)과 설탕을 넣을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원하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직원이 손님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Do you need room for cream and sugar?

여기에서 문법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 이 문장에서 ‘room’은 여유 혹은 공간의 뜻인 불가산명사(uncountable noun)이기 때문에, ‘room’ 앞에 부정관사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같은 맥락의 예로 미국사람들은 ‘실수나 실패의 여지가 없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을 지칭할 때, ‘no room for error'라는 굳어진 표현을 널리 쓴다. 예를 들어 회사의 사활이 걸린 일이기에 절대로 실수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We must do this right. There is no room for error.

학술분야 논문 심사평에서 자주 보이는 표현인 ‘room for improvement’도 같은 맥락의 예이다. 대체로 잘 쓴 논문이지만, 여전히 수정보완을 거쳐 개선해야한다는 조언을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This is a relatively well-written paper, but there is still room for improvement. There are some suggestions for correction and improvement below.

‘door(문)’는 방을 드나들게 만들어 놓은 구조물이다. ‘door’가 갖는 상황적 의미가 은유 확장돼, 어떤 기회를 주거나 막는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미국영어에서 ‘open the door(문을 열다)’는 ‘어떤 사람이나 단체에게 기회를 주다 혹은 길을 터주다’의 뜻으로 널리 쓰인다. 반대로 ‘close/shut the door’는 그런 기회를 막았다 혹은 차단했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기회(opportunity)를 의미하는 문(door)과 달리, ‘window’는 일시적이거나 지속적이지 않은 기회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 <이미지=이이지투데이>
최근 한국영화 기생충(Parasite)이 아카데미상을 4개나 받는 대단한 쾌거를 이뤄 세간의 화제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한국인으로서 물론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할리우드영화 중심의 시상식 전통을 깨고, 비영어권 영화의 미국시장 진출을 문을 연 것도 그에 못지않게  의미있는 사건이다. 이 중요한 사실을 영자신문에서 다음과 같은 머리기사 제목으로 보도하고 있다.

‘Parasite’ makes history with Oscar win, opening doors for international films.

동사 ‘leave’는 ‘어떤 상태로 내버려 두다’의 뜻을 나타낸다. 이 동사와 어울려 쓴 ‘leave the door open’이란 표현은 ‘to allow the possibility of change(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다)’의 의미로 널리 쓰인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고 살짝이라도 열어 놓았을 때의 상태를 생각해 보면, 이 은유적 뜻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흔히 정치분야에서 ‘협상의 여지를 남겨 두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다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The ruling party rejected the opposing party's proposal, but left the door open for future negotiations.

같은 맥락의 복합어 표현으로 ‘open door’와 ‘back door’가 있다. ‘open door policy’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의 외교개방정책을 일컫는 용어였는데, 현대 미국영어에서는 조직내 개방적인 문화를 묘사할 때 많이 사용된다. 예컨대 회사 간부들이 자신의 방을 열어 놓고 누구나 들어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면, ‘open door policy’ 조직문화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 중 일부가 건설적 비판과 의견 개진이 아니라 무조건 불평만 늘어놓고 있다면, 이 개탄스러운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할 수 있다.

It is lamentable to see that some employees misunderstand the concept of the open door policy and think it is an opportunity to complain to upper management.  

‘back door’는 말 그대로 정문이 아니라 뒷문 혹은 쪽문을 가리킨다. 이 의미적 특성 때문에 ‘back door’는 정당한 방법이 아닌 은밀한 방법으로 일하는 상황을 묘사할 때 잘 쓴다. 예를 들어 어느 정치인이 정당한 절차를 통하지 않고, 부당하고 은밀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모았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했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The politician is being accused of having raised the campaign money through the backdoor.

창문(window)은 문(door)과는 달리 안팎을 드나드는 것이 아니라, 창문의 유리를 통해 바깥을 엿볼 수 있는 작은 문이다. 그래서 창문은 주로 어떤 현상의 속이나 본질을 들여다보는 상황을 묘사하는 맥락에서 은유 확대돼 사용된다. 예를 들어 학술논문을 쓸 때, 선행연구 고찰 부분에서 ‘give us a window into ~’ 표현을 잘 쓴다. 구체적인 예로 실어증(aphasia)과 관련한 어느 선행연구의 공헌과 한계를 동시에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Her research gave us a window into how aphasia affects the brain, but failed to ....    

위에서 문(door)이 기회(opportunity)의 뜻으로 은유 확대돼 사용되는 예들을 살폈는데, 창문(window) 역시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창문의 크기가 문보다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일시적이거나 지속적이지 않은 기회를 얘기할 때 ‘window’ 표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미국영어에서 널리 쓰는 굳어진 표현인 ‘a window of opportunity’가 대표적인 예다. 이 표현은 ‘a favorable opportunity that must be seized immediately if it is not to be missed(좋은 기회인데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즉시 잡아야 할 기회)’를 뜻한다. 예를 들어 어떤 중요한 협상의 기회를 놓쳤을 때, 다시는 좋은 기회가 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Some fear that we have already missed the window of opportunity to get the deal done.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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