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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부도덕한 상인의 농단을 경계해야

맹자, 세상이 어지러운 것을 기회 삼아 이익을 불리려 해선 안 돼 

기사입력2020-02-18 18:12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장 가까운 이웃인 우리나라 역시 방역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경제분야에서도 중국과 관련한 수출과 수입이 원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관광객이 뚝 끊겨 관광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또 웬만하면 사람들이 집 밖으로 다니지 않다 보니,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연 예술분야 행사가 취소되고,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길거리에서 간단한 먹거리 장사를 하는 이들까지도 요즘 장사가 통 안 된다고 가는 곳마다 시름이 깊다.

 

그런데, 소독제나 마스크 같은 위생용품은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수요가 많으면 물건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하면서, 이런 와중에도 폭리를 취하려고 마스크를 사재기하는 이가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맹자 공손추(公孫丑下)’ 하편에는, 시장에서 요리조리 시세를 잘 살펴서 이익을 독점하는 이들과, 그들에게 세금을 징수하기 시작하게 된 유래에 대해서 언급한 대목이 나온다.

 

옛날에는 시장에서 교역하는 이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으로 자기에게 없는 물건과 바꾸기만 하면 관리는 따로 세금을 거두지 않고 시장을 관리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어떤 천한 사내가 매번 농단(壟斷)이라는 언덕에 올라가서 좌우를 두루 살펴보고 나서 시장의 이익을 독차지하자 사람들은 모두 그를 천하게 여겼다. 그래서 관리가 그 사람에게 쫓아가서 세금을 징수하였으니, 상인에게 세금을 거두는 것은 이 천한 사내로부터 시작되었다(古之爲市者, 以其所有, 易其所無者, 有司者治之耳. 有賤丈夫焉, 必求龍斷而登之, 以左右望而罔市利. 人皆以爲賤, 故從而征之, 征商自此賤丈夫始矣).” 

 

중국의 거리에는 농단(壟斷)과 같은 편법이 아닌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강조하는 포스터가 많이 걸려 있다. 포스터 오른쪽에는 열심히 일하고(勤勞), 공부해서(讀書) 함께 조화롭게(圓) 살자는 문구가 쓰여 있다.<사진 제공=문승용 박사>
여기에서 맹자가 말하는 옛날 시장이란, 자신에게 쓸모없거나 남는 물건을 가지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으로 바꾸는 교환의 장소였던 것으로 보인다. 아주 먼 옛날 구석기 시대에 수렵과 채집으로 먹고살던 인류가 신석기 시대가 돼서야 비로소 일정한 장소에 터전을 마련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이때까지는 농업생산량이 그다지 많지 않았을 터이니 물물교환을 할 만한 시장 역시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월이 한참 지난 철기 시대에 이르고 나서야 철기 농기구를 만들어 농사에 활용하면서 농업생산량도 많아지고 남는 물건도 생기게 됐을 것이다. 그제야 서로의 물건을 교환하는 시장도 열리고, 이곳을 다스리는 관리도 생겨났을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누군가가 이익을 독차지하려고 하는 자가 생겨나 농단(壟斷)이라는 언덕에 올라가 시장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물건을 사 모아 비싸게 팔아서 이익을 독점하는 일도 생기게 됐다는 것이다.

 

맹자는 이처럼 이익을 독차지하려는 이가 비천하다고 해 천한 장부 즉, ‘천장부(賤丈夫)’라고 불렀다. 이 비천한 사내가 올라갔다는 농단은 깎아 세운 듯한 높은 언덕이라는 의미인데, 여기에 올라 시장의 동향을 살펴서 이윤을 사사로이 챙겼다는 것이다.

 

농단(壟斷)을 글자 뜻대로 풀어보면, 언덕이라는 뜻의 롱()자와 판단한다는 뜻인 단()자가 합해진 것이다. 오늘날 경제학에서 사재기를 통해서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을 흐트러뜨려 자신의 이익을 챙긴다거나 정치적인 권리를 독차지한다는 의미로도 쓰고 있다.

 

맹자의 첫 장인 양혜왕(梁惠王)’ 상편 첫 구절에서, 어찌하면 나라가 부유하게 되고 강한 군대를 가질 수 있는지를 묻는 양혜왕에게 맹자가 왕께서는 어째서 반드시 이익만을 말씀하십니까? 역시 어질고 정의로운 정치가 있을 따름입니다(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라고 말했던 것에서 보듯이, 맹자는 이익을 다투는 일에 대해서는 본디 높은 평가를 하지 않았다. 더욱이 세상이 어지러운 것을 기회로 삼아서 자신의 이익을 불리려고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보았다.

 

맹자가 말한 대로, 예나 지금이나 장사를 하든 기업을 하든 최소한의 세금만 내고 돈벌이를 하고 싶을 것이다. 수레 팻말에는 ‘겨울 대추(冬棗) 10위안(元, 1700원)에 3근(斤)’이라 적혀 있다. 중국에서는 모든 물품을 근(斤)으로 파는데, 1근은 500g이다.<사진 제공=문승용 박사>

 

그렇다고 해서 맹자가 자유로운 상거래 자체까지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 맹자는 역시 공손추상편에서 시장에서는 자릿세만 받고 세금은 따로 징수하지 않거나 법대로 처리하기만 하고 자릿세도 받지 않으면 세상의 상인들이 모두 기뻐하며 그 시장에 화물을 보관하기를 바랄 것이다(, 廛而不征, 法而不廛, 則天下之商, 皆悅而願藏於其市矣)”라고 했다.

 

또 나라 밖으로 장사꾼들이 드나드는 국경의 관문에서는 관리들이 엄중히 살펴보기만 하고 세금을 따로 징수하지 않는다. 그러면 세상을 돌아다니며 장사하는 무리가 모두 기뻐하여 이 길로 나다니기를 바랄 것이다(, 譏而不征, 則天下之旅, 皆悅而願出於其路矣)”라고 했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규정을 잘 지키는 상인들에게는 자릿세도 받지 않고 국경의 세관에서는 어떠한 관세도 따로 매기지 말 것을 맹자가 주장했다고 해서, 모든 백성들에게까지 농사를 그만두게 하고 상업을 권장했다거나 나라 안에서는 자유로운 시장경제 체제를 보장하도록 하고 외국과의 무역에서는 각 개인에게 자유롭게 맡기는 자유무역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맹자는 농사를 짓는 백성들과 마찬가지로 물건을 사고 팔아 이윤을 남겨 생계를 유지하는 상인들에게도 먹고살 수 있는 터전을 보장해 주자는 취지에서, 가능하면 세금을 걷지 않고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렇게 말했을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코로나19가 세계 각지로 마구 퍼져나가는 위급한 상황에서, 비싸게 팔 목적으로 마스크와 같은 위생용품의 재고를 쌓아놓고도 품절이라고 속인다거나 사재기하는 등 농단을 부려 자신의 잇속을 챙기겠다는 이들이 활개를 치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것은 마치 남의 집에 불이 난 틈을 타서 도둑질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아무쪼록 일부 부도덕한 업자들은 상업활동에서 지켜야 할 도의를 거듭 되새겨야 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한국외대 중국연구소 문승용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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