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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임대료 요구도 권리금 회수 방해일 수 있다

대법원, 권리금 상당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 제시 

기사입력2020-03-09 05:00
김남주 객원 기자 (knj.lawyer@gmail.com) 다른기사보기

2019 상가임대차법 대법원 판례 해설

대법원은 2019년 들어 상가임대차법에 관한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상가임차인과 공인중개사 등 관련자라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이다. 법무법인 도담 김남주 대표 변호사의 대법원 판례 해설을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싣는 순서-

1. 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이 지난 임대인에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 적용

2. 권리금 보호의 요건

3. 목적물 반환과 권리금 손해배상 의무와 관계

 

법무법인 도담 김남주 대표변호사
문: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임차인이 반드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주선해야 하는가?

답: 원칙적으로는 그렇지만,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표시한 경우는 그렇지 않다.


대법원(2018다284226 판결)은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표시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권리금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 이전 하급심 법원들은 대부분,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표현한 경우에도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다면 권리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해왔다.

앞선 대법원 판결의 대상이 된 2심 판결도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권리금 상당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상가임대차법은 임대인이 “다음 각호의 하나의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면서, 금지행위 중 하나로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를 들고 있다.

이 규정만 보면 하급심 법원의 판단과 같이 권리금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계약을 주선해야 하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칙적으로는 그렇지만,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임대인이 신규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표현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법원 “아주 특별한 사정” 필요성 명시=“원칙적으로는” 신규임차인 주선을 해야 하기에, 예외는 아주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임대차계약이 끝날 무렵에 신규임차인의 주선과 관련해서 임대인이 보인 언행과 태도, 이를 둘러싼 구체적 사정 등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 사건의 경우,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1년 전에 상가건물을 인도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임대차기간이 끝나면 인도해 줄 것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표시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권리금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사진=뉴시스>
임대인은 판결이 선고된 이후,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전에 임차인에게 상가를 더 이상 임대하지 않고 아들이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 말하고, 또 내용증명 우편으로 직접 사용할 계획을 알려왔다.

임차인은 임대인의 이런 의사를 전달받고 더 이상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고, 임대인은 계약기간이 끝난 뒤 실제로 커피전문점을 개업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이렇게 자기가 사용할 의사를 밝히고 새로운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히 표시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2심 판결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는 이유로 깨고 다시 재판할 것을 결정했다.

◇높은 임대료 요구도 권리금 회수 방해=다른 사건(대법원 2018다239608)의 판결을 보면, 대법원은 반드시 신규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해야만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권리금 회수 방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는 법 규정이 “권리금계약에 따라”라고 돼 있긴 하지만, 그 문언 자체만으로 권리금 계약 체결을 전제한다고 보기에 명확하지 않으며,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의 유형을 열거한 규정들을 보면 권리금 계약을 전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었다.

또한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하는 규정은 임대인이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를 포함해 다양하게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려는 취지에서 입법된 점, 임대인이 현저히 높은 금액으로 임대료를 요구하거나 더 이상 임대하지 않겠다고 하는 방법으로 임대차계약 체결 자체를 거절하는 태도를 보이는 행위도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도 이유로 제시했다.

몇 년 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족발집 사장인 임차인이 임대인을 망치로 다치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의 배경에는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 인상 요구가 있었다. 당시 임차인 주장에 따르면 임대인은 약 2.5배로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고, 임차인은 그 임대료를 올려줄 수 없자 임대차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하면서 권리금을 회수하려고 새로운 임차인을 찾았다.

하지만 임차인은 임대인이 요구하는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현저히 높아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권리금을 회수할 수 없었다고 했다. 임대인은 자신이 올려달라고 요구한 임대료가 주변 시세에 맞다고 주장했다. 임대인의 신청으로 법원이 실시한 감정평가 결과, 기존에 내던 임대료가 시세와 거의 비슷했다.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 인상 요구는 대법원이 위 판결에서 언급한 “임대인이 현저히 높은 금액으로 임대료를 요구하거나 더 이상 임대하지 않겠다고 하는 방법으로 임대차계약 체결 자체를 거절하는 태도를 보이는 행위”로서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법무법인 도담 김남주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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