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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속적 산업구조 바뀔 때까지 ‘갑질’ 규율해야

시행령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남용 구성요건 법에 규정을 

기사입력2020-03-05 09:50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10대 중요 개혁과제
중기이코노미는 출범 3년차인 문재인 정부에서 뚜렷한 추진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재벌개혁과제와 경제민주화와 관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남근 변호사가 제안한 10대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싣는 순서- 
1. 독과점시장에 대한 구조개선 명령제 도입
2. 손자회사 규제 등 지주회사의 경제력집중 억제
3.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배도구 공익재단·금융계열사·자사주 등 규제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재단 탈법행위에 악용 차단 
   <下>재벌기업집단 금융회사의 계열회사에 대한 의결권제한 강화

4.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편법 경영권승계수단 ‘일감몰아주기’ 규제
5. 독립적 이사의 선출을 통한 이사회의 견제기능 강화와 지배구조 개혁
6. 중소기업의 거래조건 개선을 위한 교섭권 강화
   <上>가맹점·대리점 단체 교섭권 현실화 
    <下>이익공유제의 실현
7. 하도급과 가맹·대리·유통에서의 ‘갑질’ 불공정행위 근절
    <上>전속거래구조탈피·공동협업
    <下>거래상지위남용 행위 근절
8. 소상공인 적합업종과 골목상권 보호 및 소상공인 협업 강화
9. 소비자 구제와 불법행위 견제를 위한 집단소송과 징벌손배 도입
10. 전속고발권 제도 폐지 및 검찰 지자체 등과의 협력행정 강화

 

일반적으로 갑질이라고 하는 거래상 지위의 남용행위는 사업자가 자기의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한다. 거래상 지위는 시장지배적 지위와 같은 정도의 강한 지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상대방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다.

 

대리점에 매월 판매목표를 일방적으로 설정해 통보하고 일정기간 내에 이를 판매하도록 강요한 후,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리점에는 정해진 인센티브를 주지 않거나, 대리점의 교체·합병·지역분할·공동판매 등의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고 이를 실행한 행위는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에 해당한다.

 

중기 역할 큰 독일·일본, 거래상 지위 남용 규율

 

독일은 2000년대 이후 여러 차례 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독과점과 같이 절대적으로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 경우와 상대적으로 거래 상대방 보다 우월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로 우월한 지위를 구분하고, 그러한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를 시장지배자적 우월행위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구분하고 있다. 일본도 1953년 공정거래법 개정에서 거래지위상 남용 행위를 포함해 규율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산업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큰 독일과 일본이 이러한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에 대한 규율을 진화시켜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 중 하도급거래, 가맹거래, 대리점거래, 대형유통업 입점 및 납품거래에 대해서는 각각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가맹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리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형유통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특별법이 제정돼 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는 지난해 9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또다시 밀어내기와 장부조작 등 갑질실태가 드러난 남양유업에 대한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 문재인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거래환경개선국과 하도급·유통(가맹, 대리, 대형유통점거래) 2개국으로 나눠 갑을관계에 따른 불공정행위를 없애는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에따라 대기업들의 하도급, 가맹점, 대리점, 대형유통점 거래에서 불공정행위가 일부 개선되기도 했다.

 

정책기관입장 고수하는 공정위의 행정 개선 필요

 

하지만 민변 김남근 변호사는 여전히 이 분야의 공정위 조사기간이 1년이 넘고, 피해를 본 중소기업들이나 자영업자들을 신고인으로서 절차에 참여시키기 보다는 단순 민원인으로 취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공정위는 정책기관으로 피해민원을 일일이 조사하는 구제기관이 아니라는 입장을 여전히 취하고 있고, 공정위가 무혐의 처분한 사건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통해 직접 피해구제를 받으려고 하는 경우에도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자료제공 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여전히 적지 않은 행정개혁 과제들이 남아 있다.

    

특히 공정위가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민사적 피해구제 절차를 통해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어, 불공정행위 조사와 처벌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견해다.

 

전속적 관계로 불공정 빈발…갑질, 법에서 규정을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 환경은 다른 나라와 달리 전속적 거래관계에 있어 불공정행위가 빈발하고 있다. 이같은 산업구조가 개선되지 못하고, 중소기업이 대등한 입장에서 대기업과 거래하는 제도나 거래문화가 정착되지 않고서는 불공정행위 관행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변호사는 이러한 전속적이고 불공정한 산업구조가 개혁되고, 법원도 불공정거래 행위 관련 손해배상이나 금지청구 소송에서 충분한 경험과 법리를 축적해 민사소송을 통해 불공정행위의 피해자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올 때 까지는, 공정거래법에서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에 대해 계속적으로 규율하고 공정위의 적극적 행위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상 우월적 지위의 남용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이어서, 어떤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명확하지 않아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는 거래상 우월적 지위 남용 행위를 구입 강제 이익제공 강요 판매목표 강제 불이익 제공 경영 간섭 등으로 구체화하고, ‘강요’, ‘강제’, ‘불이익제공’, ‘간섭관련 사실이 입증된다면 사회적 비난 가능성과 가벌성이 큰 행위로 특정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시행령에 있는 구성요건을 법률에 규정해, 구성요건의 법적 명확성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려면 가해 사업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얘기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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