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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공유, 복리후생 아닌 기업 경영전략이어야

성과공유제 연착륙, 장기적인 안목과 적극적 재정투입은 필수  

기사입력2020-03-06 10:30
양준호 객원 기자 (junho@inu.ac.kr) 다른기사보기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공유자본주의(Shared Capitalism)’라는 개념이 최근 전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사민주의적 경제사회 성격이 강한 유럽뿐만 아니라, 시장주의적 지향이 매우 강한 미국 등에서도 점차 정착되고 있는 패러다임이다. 이 현상은 미국·영국·호주와 같은 시장주의적 경제사회 지향성이 강한, 이른바 앵글로색슨형 자본주의 체제에서도 자본가 또는 소유자가 독점하는 기업경영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일반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세(Common Trend)로서의 공유자본주의

세계적인 정치경제학자 로베르 브와예(Robert Boyer)에 따르면 최근 각국의 영리기업은 단기적 차원의 경영전략을 넘어 중장기적 차원의 경영전략을 강조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들 기업이 자본가 또는 소유자 중심의 기업을 넘어, 노사협조주의·성과공유주의·가족주의 등으로 표현되는 공유자본주의적 경영전략을 채택했다고 설명한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기업들은 가족주의적 경영에 대한 지향성이 매우 강했지만, 기업경영의 성과를 임금 연동을 넘어 노동자소유로까지 연동시키는 데는 인색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기업경영 성과를 노동자소유 및 노동자경영참여로 연결시키는, 이른바 ‘일본형 공유자본주의’를 표방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움직임은 대기업 계열 기업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기업경영의 글로벌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 일부 대기업도 공유자본주의 개념과 맥락을 같이 하는 중장기적 차원의 경영전략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정부 또한 우수한 인재의 중소기업 유치를 담보할 수 있는 정책대안으로 성과공유제를 도입 시행 중이다. 

성과공유제, 복리후생 차원이 아닌 기업경영 전략

결론부터 얘기하면, 우리나라 정부가 중소기업에 적용하는 성과공유제는 노동자 복리후생 차원의 과제라기보다, 중장기적인 차원의 기업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인식해야한다. 국내 기업 또는 정부의 공유자본주의적 경영전략 및 정책기조 강화는, 기업경영에 관한 글로벌 추세와의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 성과를 노사가 공유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 경영에 크게 기여한다는 실증적인 문제의식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중소기업 성과공유제. 모처럼의 귀한 정책적 문제의식이 그 실효성을 높일 수 있었으면 한다. 정책효과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과 적극적인 재정투입은 그 연착륙의 전제조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공유자본주의 전문 연구자들에 의하면, 미국·유럽에서 3차산업군에 속하는 고성과 중소기업들의 30% 이상이 매출·노동생산성·이윤율증대 등 기업성과를 노사가 공유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일본의 부품·소재·장비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도, 메이지 유신 직후부터 지금의 성과공유제와 같은 맥락의 경영전략을 채택해오는 등,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공유자본주의 개념을 토대로 보다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중장기적 차원에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성과에 직결되는 정부정책·기업경영의 초점은 모두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에 맞춰져야한다. 특히 기업경영 성과를 단기적인 기업이윤 차원에서 소유하고 또 활용하는 것을 넘어, 중장기적인 기업경영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노사 간의 성과공유 기조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결국, 기업의 성과공유 노력을 제도화하는 것은 노동자 복리후생 차원의 과제가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유도하고 또 노동자의 근로의욕을 고취함으로써 기업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기업경영 전략의 차원에서 인식돼야한다는 얘기다.

성과공유제의 정책적 효과, 어떻게 평가해야하나?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공유자본주의적 기업경영을 정책적으로 또는 시민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는 주로 정성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기업의 매출·이윤·생산성 등의 성과가 기업내 노동자에게 공유되는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를, 주로 중장기적인 기업경영 지표로 활용한다. 중소기업이 성과공유제 등과 같은 공유자본주의적 경영전략을 도입하면, 단기적으로 기업경영 지표는 다소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Blasi, J.에 의하면, 미국의 3차산업 종사기업 중 생산성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보이는 노동자소유기업 등과 같은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기업들의 단기적인 매출·이윤·생산성은 떨어졌다. 하지만 5년에서 10년 사이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조직내 공동체의식 함양·가족주의적 마인드 고취·노동자 책임의식 증대 등과 같은 조직변화를 거치면서, 매출·이윤·생산성이 급증했다. 유사한 경우로 일본정부 주관하에 일본형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중소기업의 80%도, 도입 초기 2년간은 업적이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나 5년 이상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지원 및 기업의 자구적인 경영노력이 더해지면서, 성과공유제 도입 이후 평균 5.5년이 경과한 시점에는 생산성 평균이 2.1배 증대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첫째,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 중인 중소기업 성과공유제의 정책효과는, 성장성·안전성·건전성 등과 같은 기업경영의 단기적 차원의 지표가 아니라 보다 중장기적인 지표로 평가해야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성과공유제 도입에 관한 정책효과는, 정부정책의 지속적인 집행·적용과 기업의 자구적인 경영노력이 약 5년 정도 이루어진 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성과공유제 성공 열쇠, 정부의 재정지원+기업의 자구노력

둘째,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정부는 성과공유제 도입 중소기업에게 대대적인 재정투입을 하고, 정책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100% 설문조사를 토대로 정성적인 지표를 활용한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특히 일본정부는 적절한 재정지원 없이는 정부 차원의 성과공유제 도입 정책에 중소기업이 적응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그저 성과공유제를 권고했던 1990년대 당시보다, 재정지원을 동반한 현재의 성과공유제의 정책효과가 약 5배나 커진 역사적 경험을 가져서다.

또 일본의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중소기업이 정책효과에 관한 설문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일본정부는 관련 정책지원을 받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확하고 면밀한 평가가 가능했다. 일본정부가 설문조사 등을 통해 확보한 기업경영 지표는 주로 기업내 노동자 자기계발 제도화, 가족주의적 경영패러다임 확산, 기업에 대한 노동자 소유 확대, 기업조직에 대한 노동자 행복감 증대, 기업매출, 이윤, 생산성 등이다. 일본정부는 이들 기업의 성장지표와 해당 기업의 노동자고용·임금·노동시간과 연동해 평가하면서, 성과공유제 도입기업을 관리한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중소기업 성과공유제. 모처럼의 귀한 정책적 문제의식이 그 실효성을 높일 수 있었으면 한다. 정책효과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과 적극적인 재정투입은 그 연착륙의 전제조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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