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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유연 vs 건강권 침해·실질임금 감소

노동시간 단축 흐름에 역행…中企입법과제⓹ 노동시간 보완입법 

기사입력2020-03-09 09:54

근로시간 단축은 최저임금과 더불어 중소기업 경영계가 특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슈다. 중소기업 경영계는 1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시행에 따라 탄력적근로시간제, 선택적근로시간제 등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보완입법을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계는 현행 법제 하에서도 노동자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노동시간유연제 확대가 실질임금을 감소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서는 지난 2018년 7월1일부터 1주 52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은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근로자 50~299인 사업장과 5~49인 사업장은 올해 1월1일과 7월1일부터 각각 1주 52시간 노동상한제가 적용됐다.

 

그러나 어려운 경제상황과 기업의 준비부족 등을 이유로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50∼299인 기업의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한 보완대책’을 발표하고, 50~299인 사업장에 대해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이 보완대책은 지난해 2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경영계, 탄력적근로시간제·선택적근로시간제 등 제도개선 요구

 

중소기업중앙회는 정부의 현재 보완대책만으로는 중소기업 대표를 범죄자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며 보완입법을 요구한다. 노동시간을 1주 52시간으로 제한하면, 생산라인 가동 제한으로 납기일 준수 불가 등 부작용이 속출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계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2주 이내 혹은 3개월 이내’인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6개월’까지 확대할 것을 주장한다. 이와함께 탄력근로제 시행을 위해 취업규칙을 개정하기위해서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필요한데, ‘해당 직무 근로자대표와 협의’로 완화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선택적근로시간제 개선도 주장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한 달 단위’로 미리 정한 총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출근·퇴근 시각을 정하는 선택적근로시간제 시행을 위해서는 ‘근로자대표’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경영계는 선택적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하고, ‘근로자대표와의 협의’ 요건을 ‘개별근로자 동의’로 바꿔줄 것을 요구한다. 

 

이외에도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 완화, 8시가간 추가연장근로 적용 사업장 확대 및 유예 등도 주장한다. 

 

노동계, 노동시간 단축 흐름에 역행

 

그러나 노동계는 정부와 경영계의 이와같은 움직임이 노동시간 단축 흐름을 역행한다며 반발한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경사노위의의 탄력근로제 합의는 단위기간의 확대뿐 아니라 노동시간을 사용자가 주도할 수 있는 유연성을 대폭 늘린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더 심각한 것은 해당직무 근로자대표와의 협의만으로도 도입이 가능해져, 90%의 미조직노동자·중소영세사업장노동자·비정규직노동자가 무방비상태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도 탄력적근로시간제는 본질적으로 사용자 필요에 따라 설계되는 제도로서, 현행 제도만으로도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건강권 침해와 함께 실질임금 감소 등을 초래한다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탄력적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마저 확대된다면 세계 1·2위를 다투는 장시간노동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것임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경영계가 주장하는 노동시간 연장을 위한 각종 대책은 3년 전 여야합의로 52시간제 노동시간 단축을 통과시킨 사실을 사실상 무력화 하는 것”이라며 “52시간 근무제도는 세계 최고수준의 장시간노동을 하는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에게 쉼이 있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한 조치임에도 정부와 기업계는 이를 거꾸로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제조기업에서는 노동자들이 추가노동으로 마스크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그 이익은 기업대표와 중간에서 매점매석하는 유통업자들이 가져간다”며 “마스크 제조는 시급한 일이고 동시에 기업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기업은 근로자에게 더 일을 시키려고 할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더 고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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