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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대폭 증액 없으면, 소상공인 모두 고사한다

20대국회 마지막 선물, 절망에 빠진 소상공인에게 희망의 씨앗을 

기사입력2020-03-14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서울 중구의 인구 유동량은 지난달 9일 930만명에서 같은 달 29일 200만명으로 80% 줄었다. 대구 수성구도 같은 시기 10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85%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유동인구가 줄면서, 이들 지역 소상공인 매출도 80% 정도 감소했다.

 

각종 행사·모임 자제 분위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까지 확대되면서, 업종과 지역을 불문하고 오프라인 중심의 소상공인 모두가 매출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소상공인연합회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상공인 긴급구호 생계비 지원 ▲부가세 인하 및 세제감면 등 직접지원을 정부에 촉구한 이유다.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경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같은 날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도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비용 국고지원 등 현금성 지원대책을 호소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전시상황을 방불케 한다”며 “이미 포항지진 등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사례가 있는 만큼, 정부의 직접적인 소득보전을 비롯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 매출 대부분이 거리 상권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이들 단체의 ‘전시상황’이란 진단은 엄살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이번 추경은, 규모나 시급성 측면에서 예년과 달리 편성해야한다. 그럼에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에 따르면 긴급경영자금 대출 등 소상공인지원 예산은 2조4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는 중소기업 지원예산도 포함돼, 추가예산 대폭 증액과 함께 소상상공인 몫도 한껏 키워야한다.

 

무엇보다 소상공인 매출과 직접 관련된 민생고용지원(3조원)·지역경제지원(8000억원) 예산의 대규모 증액은 불가피하다. 민생고용지원 예산에서 2조3000억원은 이른바 ‘현금성’ 소비쿠폰(온누리상품권, 지역사랑상품권 등) 발행에 사용된다. 수혜자가 소비쿠폰을 사용하는 즉시, 소상공인 호주머니에 현금이 직접 들어가는 구조다. 소비쿠폰은 또 백화점·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할 수 없다. 소비쿠폰 사용지역의 전통시장,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응급처치 효과도 있다는 말이다.

 

대구·경북 중소기업·소상공인 긴급경영자금 지원과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사용되는 지역경제지원 예산도 대폭 늘려야한다.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전국 소상공인 대다수가 벼랑 끝에 선 지금, 지역경제지원 예산 수혜지역을 대구·경북으로 제한할 이유는 없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포항지역 재난지원금 지급 사례까지 거론하며, 소상공인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보전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역시 정치권이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소상공인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하는 극우·보수 야당. ‘총선용 현금살포’ 주장에 포퓰리즘 논란까지 부추기며 발목을 잡는다. 그러면서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마스크 예산을 집중적으로 증액할 필요가 있다”며 객쩍은 소리를 한다. 지난해 9월 국회 예산안과 8월 추경안 심의 당시, 저소득층 마스크 예산을 대폭 삭감한 당사자가 할 얘기는 아니다.

 

게다가 제1야당 대표가 한가로이 흘러간 유행가나 불러댄다. “무엇보다 기업을 살려야 한다”면서 “법인세율 인하 구간 단순화, 세금폭탄 제거에 따른 소비 진작, 최저임금 인하와 업종별 차등 적용 등 시장의 활기를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시장만능주의자가 앵무새처럼 외치는 구호, 그 실효성 여부는 차치하자.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알지 못하는 황교안 대표의 정치적 무감각은 놀랍기까지 하다. 이쯤되면 대권을 꿈꾸는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대미문의 사태이기도 하지만, 지금 당장 수혈하지 않으면 소상공인을 시작으로 중소기업 결국은 대기업 모두 줄줄이 고사하고 만다. 재정건전성 논란 역시 당면한 위기를 최단기간에 극복하지 못한다면, 의미없는 논쟁일 뿐이다. 이 국면에서 살아남아야, 야당 역시 정치공간을 가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미래통합당과 황교안 대표.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 추경안 대폭 증액에 동의해 줄 것을 간곡하게 당부한다. 주어진 시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이달 17일 임시국회 회기를 넘기면, 총선일정 때문에 언제 또 국회 문을 열지 기약하지 못한다. 지금 당장 정부·여당과 꼼꼼한 협의를 거쳐,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예산을 확보해 주길 기대한다. 20대국회가 주는 마지막 선물이, 절망에 빠진 소상공인 모두에게 희망의 씨앗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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