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0/09/27(일) 11:33 편집

주요메뉴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경영정보정책법률

법인회생 전 채무·채권자 자율구조조정 어떨까

포괄적 금지명령 내리고, DIP금융 허가…지원 프로그램 시범실시 

기사입력2020-03-19 10:00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협회 이사
요즘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렵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다. 마스크 제작 회사가 흥하고 있다. 작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흥하는 사업이 있으면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기업은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는 외부환경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만약 회사가 어떤 이유로 인해서 유동성 위기가 오거나 재무상태가 악화되었다면,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 융통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2금융권이나 때에 따라 높은 금리의 사채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긴급한 자금 융통으로 당장은 숨통이 트이겠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많은 회사의 대표들은 이렇게 빌려온 돈으로, 일단 급한 채무를 갚고 본다. 물론 그 이후 회사가 정상화 되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온갖 자금을 다 끌어와서, 더는 자금의 융통이 어려워질 때까지도 회사가 정상화 되지 않으면, 결국 그때까지 도움을 주던 주변 사람과 임금을 못 받은 회사의 근로자들이 등을 돌리게 된다.

 

이렇게 되기 전에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사적인 구조조정 중 대표적인 것이 워크아웃이다.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른 것인데, 이 법은 201871일 폐지됐다. 그럼 지금 시점에서 선택 가능한 것은 법인회생이다. 쉽게 말하면, 법원을 통해 회사의 빚을 줄이고, 나누어 갚으며 경영을 정상화하는 제도다.

 

예전과는 달리 법인회생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줄었고, 적절한 시기에 법인회생 절차를 시작하면 경영권도 지킬 수 있다.

 

그런데 법인회생은 사실 은밀하게 진행된다. 왜냐하면, 채권자가 법인이 회생절차를 신청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본인들의 채권을 최대한 회수하려는 절차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생을 하려는 회사는 금융권 채권자들과는 협의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외의 채권자들에게는 가급적 알리지 않고 회생절차 신청에 들어간다.

 

현재 서울회생법원은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시범실시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있기 전에, 채무자와 채권자들이 자율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법원이 도와준다는 것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회생절차 신청에 들어가면, 일단 회사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법원에서 결정하는 포괄적 금지명령과 보전처분이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회생절차 신청 이후에 회생절차 개시 전까지 회사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금지하는 명령이다. 즉 회사는 더 이상 적어도 법률상으로는 빚 독촉을 받지 않는 상태가 된다. 채권자 대부분은 이 시점에서 채무자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갔음을 알게 된다.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음은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회생절차는 미국과 달리 회생신청만으로는 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회생절차개시결정을 해야 회생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그러면 회생신청과 회생절차개시결정 사이의 기간에 채권자들과 채무자 회사가 협의해서 구조조정을 할 수는 없을까?

 

현재 서울회생법원은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시범실시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있기 전에, 채무자와 채권자들이 자율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법원이 도와준다는 것이다. 사실 이 시기에 구조조정 합의가 가능하면, 채권자와 채무자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제도다.

 

법원은 구조조정을 돕기 위해서, 1개월 동안(최대 3개월까지)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이 기간 동안 채권자들이 채무자 회사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없도록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고, 채무자 회사가 운영자금을 대출받게 될 수 있도록 대출 등 DIP 금융(신규자금 공급)에 대해 허가를 해준다. 경우에 따라 채권자와 채무자 회사가 협상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조정위원을 선임해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채권자와 채무자 회사가 자율 구조조정안에 합의를 하면, 채무자 회사는 회생신청을 취하하게 된다. 이러한 협의과정은 채권자와 채무자 회사 간에 자율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법원의 주도로 진행하는 법인회생 절차와 달리, 채권자와 채무자 간 감정의 앙금이 적게 남는다.

 

현재 이 제도는 공식적으로는 서울회생법원에서만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법원에서도 당사자들간의 자율적인 조정에 대해서 배타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따라서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적극적으로 법원에 개시결정 연기를 요청하고 최대한 빨리 협상을 진행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상생법률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상가법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알쓸신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현대미술
  • 시민경제
  • 무역물류
  • 이웃사람
  • 가맹거래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easy부동산
  • 신경제
  • 다른 세상
  • 정치경제학
  • 번지는 행복
  • 민생희망
  • 지적재산권
  • 개인회생
  • 공동체
  • 빌딩이야기
  • 노동법
  • 스마트공장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