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1/03/08(월) 18:42 편집

주요메뉴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오피니언칼럼

긴급·재난 붙지 않는 기본소득 제도 필요하다

‘긴급재난’에서 ‘기본소득’으로…정기적으로, 수령분은 소득 과세 

기사입력2020-05-05 08:00
양준호 객원 기자 (junho@inu.ac.kr) 다른기사보기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도 코로나 경제위기에 대한 대책으로 전국 2171만 가구에 가구당 최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안을 내놓았다. 재원 등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도 많고 또 필자 역시 비판적으로 보는 부분들이 있으나, 그 대책의 취지와 목적에 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 필자는 코로나 경제대책은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기본소득내지 기본소득과 맥락을 같이 하는 정책일 필요가 있음을 이 글을 통해 강조하고자 한다.

 

영국 우파 정치세력의 수장이라 볼 수 있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대책으로 제기된 기본소득에 대해 꼭 고려해야 할 정책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강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기본소득 제도에 관한 관심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물론 시장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한 영국이, 경제위기에 직면했다는 이유로 금세 기본소득을 제도화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집단면역의 구축을 운운한 바로 얼마 후에 자기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되어버렸던 존슨 총리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보수 우파가 정권을 잡은 영국에서조차 기본소득이 도입될지도 모른다는 기대 또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가 각국의 관광업, 서비스업, 소매업, 요식업 등과 같은 업종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점에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의 경기후퇴로 연결돼 제조업에 충격을 주었던 2008년의 리먼 쇼크 때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경제위기를 발현시키고 있다. 더구나 당연한 것이지만, 수요가 침체되자마자 해고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프리랜서가 경제적으로 취약한 입장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 하에서의 경기에 대한 대책 이전에, 이와 같은 갑자기 경제적 약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른바 긴급재난지원으로 불리는 일시적인 생활보호 차원의 정책지원이 선행돼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 정부도 이번 대책을 내놓았을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은 긴급재난에 대한 경제대책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신속해야 하고 둘째, 공평해야 하며 셋째, 충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일시적인 생활보호 차원의 기능을 발휘하고 또 동시에 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대책은 기본소득형 정책이어야 한다고 본다.

 

기본소득이라 함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무조건으로 또 정기적으로 일정액의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직감적으로 무슨 이런 뚱딴지 같은 소리가 다 있나?’라며 이상하게 볼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잘 생각해보니 합리적이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장점을 지닌, 사회보장과 함께 재분배의 기능도 갖춘 정책이 바로 기본소득 제도다. 그럼 기본소득의 장점을 확인해보자.

 

기본소득은 첫째, 미리 예상할 수 있는 수입이기 때문에 국민 각자의 생활 설계를 쉽게 해주고 둘째, 사용처는 개인이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셋째, 공평하게 지급되고 넷째, 지급 대상자를 선별하거나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 없으며 다섯째, 수급자를 부끄럽지 않게 하고 여섯째, 정액이기 때문에 액수가 지나치게 많지 않다면 개인의 노동의욕을 저해하지 않으며 일곱째, 여타 사회보장제도에 비해 행정업무가 간단하고 또 저비용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거나 위화감을 가지는 것은 부자들에게도 현금을 지급하는 부분 때문이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기본소득 하나만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고 과세와 세트로 묶어 그 재분배 효과를 봐야 한다. ‘고소득자 또는 고액의 자산보유자에게 고부담을이라는 슬로건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소득제한 등의 조건을 붙여 수급대상을 일일이 조정하고 또 이와 더불어 고소득자에게는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이중의 조정방식은 피하는 것이 옳다. 그런 방식보다도, 누진적인 소득세와 자산보유세 등으로 조정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며 또 투명성이 높기 때문이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TF단장)이 지난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정부합동브리핑룸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행정안전부, 뉴시스>

 

덧붙여 얘기하자면, ‘재원이 없지 않느냐라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기본소득으로 국민에게 현금이 지급되면, 과세할 수 있는 대상 즉 과표는 더 많아지게 되면서 세금 부담능력은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세제를 소득재분배 제도로서 공평하게 설계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지급과 징세 양자 모두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우책(愚策)이다.

 

또 위에서 언급한 기본소득의 일곱째 장점과 관련해서는, 생활보호, 고용보험, 연금 등은 순차적으로 기본소득으로 치환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을 전액 국고부담으로 지급한다고 상상해보자. 이러한 조치에는 연금가입자 1인당 1개월에 20만원 정도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효과가 있다. 특히 이는 소득이 낮은 경우가 많은 청년에게는 효과가 클 것이며, 샐러리맨 가구의 전업주부에 대한 연금의 상대적인 우대조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여성의 노동 참여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연금 없이 사는 노인도 줄 것이며, 국민연금 보험료의 징수 작업도 필요 없게 된다. 그 대신에, 고소득자와 고액자산가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이와 같이 효과가 전 방위적으로 나타나는 정책은 코로나19가 수습됐다 하더라도 실행돼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정부의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은 일시적으로 현금성으로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소득이 아니라는 점에서 물론 기본소득과는 다르다. ,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기본소득과 닮은 정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금번 정책은 위에서 언급한 기본소득의 장점들을 일부 누릴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그 재원을 기존 예산의 감액과 조정으로 마련하는데 초과분은 고소득자의 기부로 확보하겠다고 한다. 이는 그야말로 단 한번의 일시적인 현금성 지급임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적어도 2~3개월 후에 한 번 더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옳으며, 경기회복기에 소비를 진작시켜 내기 위해서도 국민연금 보험료의 무료화나 영세 자영업자의 부가가치세 인하에 지원금이 투입되는 것도 바람직하다.

 

당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장래에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경우에는 분배또는 재분배의 관점에서 타당하다고 간주되는 대상에 대한 증세를 통해 재원이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경제대책은 긴급하게 시행돼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지만, 장래의 증세에 관해서는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장래의 세제에 관해 숙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본인과 부양가족이 지급받은 현금은 소득으로 합산해 사후에 소득세나 주민세의 대상으로 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샐러리맨들은 연말정산으로 과세액을 조정하면 되고, 프리랜서 등과 같은 소득 확정신고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그 신고에 반영시키면 된다. 국민 일률 지급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얼마 지급되었는지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허위 신고 등의 여지는 전혀 없다. 물론, 그래도 부족한 재원에 관해서는 어쩔 수 없이 국채를 발행해서 금융완화의 일환으로 한국은행이 국채 매입액을 늘리는 것 역시 취할 수 있는 대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되레, 코로나가 수습된 이후에 경제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와 같은 전망 하에서 이번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경제대책은 수시로 또 정기적으로 취해져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금 지급형 정책과 관련해, 다시는 지급 대상자를 선별해야 한다또는 필요한 사람에게만 지급해야 한다등의 비생산적인 논의가 제기되어서는 안 된다. 소득이건 간에, 업종 또는 사업(근로) 방식이건 간에, 정부 지원금 지급 대상자를 구분하고 분류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며 또 긴급을 요하는 상황 하에서는 절대 피해야 할 작업이다.

 

코로나 국면 하에서 경제대책의 신속한 결정과 실행을 위해서는, 또 무엇보다도 수급자의 편리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정 계층 또는 특정 업계에 대한 지원책을 코로나 경제대책으로 설정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정부에 의해 지급되는 현금 수령분을 소득으로 계산해 과세하면 된다는 발상은 이제부터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견지돼야 할 필요가 있다.

 

금번 긴급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의 형태로 지급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또 그런 형태의 현금 지원이 당분간 지속될 코로나 국면 하에서 수시로 또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물론, 이와 같은 현금 지원을 통해 기본소득 제도의 비교우위가 입증돼 코로나 이후의 우리 사회에 긴급또는 재난이라는 용어가 붙지 않는 평시의 기본소득이 제도화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희망사항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상생법률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상가법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알쓸신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예술뒷담화
  • 시민경제
  • 무역물류
  • 스마트공장
  • 가맹거래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노동법
  • 신경제
  • CSR
  • 정치경제학
  • 빌딩이야기
  • 민생희망
  • 지적재산권
  • 개인회생
  • 글로벌탐험
  • 경제읽기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