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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파는 물건과 서비스 필수재 돼야

오프라인 기반 산업구조 급변할 것…밀키트와 소비패턴의 변화 

기사입력2020-05-18 00:00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협회 이사
요즘 히트상품으로 밀키트(Meal Kit)라는 것이 있다. ‘Meal(식사)+Kit(세트)’ 라는 뜻인데,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가 손질돼 포장되어 있고, 해당 요리에 필요한 정확한 양의 양념과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는 제품이다.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레토르트 파우치에 담겨 있어 데워먹는 즉석식품과는 구별된다. 밀키트에는 다양한 요리가 있는데, 요즘 유행하는 마라탕, 밀푀유나베부터 샤부샤부, 불고기 같은 전통적인 요리까지 1~2인분 용량으로 포장돼 있다.

 

지금 인터넷 쇼핑몰에는 여러 회사의 밀키트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밀키트를 보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 오프라인 기반의 산업은 구조가 급격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필자는 집에서 저녁을 거의 먹지 못했다. 각종 약속이나 야근 때문이다. 필자가 매일 집에 일찍 들어오자, 아내는 처음에는 좋아했지만 점점 저녁식사 준비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 우리 집에 등장한 것이 이 밀키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같은 제품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잘 팔리지는 않았다.

 

밀키트의 인기비결을 몇 가지 말해보자면, 밀키트는 꼭 필요한 재료를 필요한 양만 담았다. 예를 들어 샤부샤부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각종 야채와 고기, 국수, 양념장을 사고, 육수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재료 중에 상당량은 다시 냉장고에 들어가야 하고, 높은 확률로 버려지게 된다. 밀키트는 이런 버려지는 재료가 없다.

 

그리고 재료를 미리 손질해 놓아서, 대략 10분 내외의 시간에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아무리 빠른 곳에 배달 주문을 하더라도 10분 이내로 집에 도착하기에는 무리다.

 

거기다 밀키트는 이미 유명하거나 검증된 레시피를 사용하기 때문에 맛도 괜찮다. 최근 여러 차례 만들어 보았는데, 감히 필자가 만든 감바스는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맛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여러 회사의 밀키트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를 보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 오프라인 기반의 산업은 구조가 급격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밀키트에, 개인의 기호에 따라 재료나 양념을 추가하면 진짜 가정요리로 탄생할 수 있다. 싸고, 빠르고, 맛있는 데다 조리하는 즐거움까지 가질 수 있다. 많이 팔리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품이다. 더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뜨는 시기도 딱 맞아 떨어졌다. 이 밀키트는 앞으로 다가올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 우리 소비패턴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단서가 된다.

 

밖으로 나가 식당에 가보자. 물론 사람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예전에 잘되던 식당에만 사람이 몰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기회가 줄어들자 사람들의 선택지가 오히려 좁아졌다. 자주 외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게 돼 검증된 곳, 확실히 괜찮은 곳만을 선호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배달이 되지 않던 식당들이 각종 앱을 통해 배달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굳이 외식을 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제 특별한 음식이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한 경우가 아니면, 굳이 외식에 돈을 써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간다. 그리고 외식에 쓸 수 있는 여유자금 자체가 줄어들었다.

 

처음에는 금방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필자에게는 예전의 메르스’, ‘사스같은 것들도 솔직히 남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경기불황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대학교 졸업당시 IMF 구제금융 사태가 시작됐다. 그때의 기억 때문에, 최근의 경기침체는 불황이라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새로운 사업 환경의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기업, 사업자들이 긴축재정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필수적이지 않은 서비스나 물품의 구매를 줄이거나 종료하는 추세다. 그동안 받아오던 서비스가 없어도 회사를 운영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을, 재택근무를 시켜보니 인력을 감축해도 회사의 운영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을 곧 많은 회사들이 깨달을 것이다.

 

앞으로는 가능하면 필수적인 상품,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 필수가 아니라면 최소한 잘 되는 식당이나 밀키트에 비할 만한 대안 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부분의 가정이 법률보험을 가입하고 이를 통해서 변호사에게 쉽게 접근하는 독일 같은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변호사의 서비스가 필수 서비스가 아니다. 법원에서 소장을 받아도, 경찰서의 출두요청을 받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법률서비스는 필수가 아니다. 사람들은 무료로 정보를 얻기를 원하지 굳이 돈을 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필자를 비롯해서 많은 기업, 사업자들은 판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팔아야할 물건과 서비스가 가급적이면 필수재가 될 수 있도록, 그렇지 못하다면 가장 처음에 생각나는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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