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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만 쓰던 시절, 낯선 신용카드 기억하시나요

이젠 모바일 결제 ‘제로페이’…한국간편결제진흥원 윤완수 이사장 

기사입력2020-06-09 09:30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   ©중기이코노미

 

제로페이는 고속도로와 같은 인프라입니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되면서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자동차 산업이 생겨나고, 구미·창원·울산 등에 공단이 조성됐으며, 고속도로 인프라를 이용한 여행·레저 산업 등이 발달하기 시작했죠. 제로페이는 이처럼 간편결제 인프라를 전국에 개통함으로써 이를 이용한 부가가치산업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 사업입니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윤완수 이사장은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제로페이가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 같은 결제서비스가 아닌, 직불결제를 위한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사이버상의 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앞으로 경제활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제로페이민간재단 한국간편결제진흥원으로 사업 이양

 

정부가 소상공인의 비용절감을 위해 201812월에 도입한 제로페이는 은행 앱이나 간편결제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직불결제 수단이다. 소상공인 수수료는 0원이고, 사용자에게는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전국 21개 은행과 24개의 전자금융업체가 사업에 참여했다. ,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모바일상품권서울사랑상품권등 지역화폐 사용 기능을 탑재해 활용성을 높였다.

 

제로페이 이용혜택
<자료=한국간편결제진흥원>

 

제로페이는 이러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관치페이라는 이미지와 소비자에게 낯선 QR코드 결제방식 등으로 이용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장 주도의 모바일 직불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민간사업자가 혁신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국회의 지적과 여론에 따라 지난해 8월 제로페이 전담 운영법인 설립 준비위원회가 생겼고, 11월부터 민간 재단법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출범해 제로페이 운영을 맡게 됐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의 초대 이사장은 국내 핀테크 산업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웹캐시그룹의 윤완수 부회장이 맡았다.

 

지난해 8월 준비위원회가 마련할 즈음만 해도 제로페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상당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다들 제로페이는 망할 사업인데 왜 관심을 갖느냐며 만류했죠. 사업 제안을 받고 고민을 해보니, 제로페이는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성공할 사업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윤 이사장은 80년대 신용카드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와 제로페이 도입당시를 비교해 설명했다. 모두가 지폐를 사용하던 시절, 신용카드 단말기도 없고 사용법도 익숙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통신망도 열악했던 시절, 신용카드는 크게 호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지급수단별 이용금액 중 신용카드가 53.8%, GDP대비 신용카드 사용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간편결제 인프라 확장하지 않으면, 미래시장에서 뒤진다

 

윤 이사장은 신용카드는 40년 넘은 하드웨어이고, 간편결제는 소프트웨어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 간편결제 인프라를 확장하지 않으면, 미래 결제시장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와 같은 페이앱 한두개는 가지고 있는데 정작 이 페이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는 쓸 곳이 없다. 제로페이는 간편결제를 오프라인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가맹점 확보를 통해 망을 깔아주는 역할을 한다.

 

9개 은행·페이 앱 내에서 구매 및 사용이 가능한 지역사랑상품권
<자료=한국간편결제진흥원>

 

스마트폰 기반의 제로페이는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플랫폼이자 인프라이며, 물리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는 카드에 반해 앱은 확장성이 풍부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산업간 융합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윤 이사장은 제로페이와 같은 직불결제 인프라가 확산되면 핀테크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가지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국내 핀테크 기술발전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간편결제 인프라를 확대하는 기간을 3년 정도로 내다봤다. 지난 3월말 기준 제로페이는 출시 13개월만에 가맹점 40만개, 누적 결제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3월 한달 동안만 전국에서 제로페이 가맹신청이 85000여건이 있었는데, 28900여건과 비교해 955% 증가했다. 애초 올해 목표로 정했던 50만 가입자를 올 상반기내 조기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제로페이가 시장에서 연착했다는 신호다.

 

결제문화 변화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제로페이 확산 추세

 

제로페이 가맹점 확대는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 결제방식이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서울시의 모바일 서울사랑상품권 등 각 지자체에서 지역경제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해 발행하고 있는 지역사랑상품권도 가맹점 증가에 일조했다. 이와함께 서울시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30~50만원씩 긴급생활비를 지급하며 모바일 서울사랑상품권을 지급수단에 포함하고, 정부도 5월부터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제로페이 가맹점과 이용금액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중기이코노미

 

20213월까지 가맹점 100만개 달성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 추세로 보면 올해 안에도 100만개 달성을 노려볼 만하다.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300만개 중 100만개 정도만 간편결제망이 깔려도 민간 페이사업자들이 이 망을 활용해 확장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전국 300만 사업장에 간편결제 인프라를 보급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인프라를 이용한 부가가치 사업들은 경제주체들이 창출하되, 소상공인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또 하나의 원칙이다.

 

윤 이사장은 계좌이체를 기반으로 하는 간편결제 문화는 국민들의 소비패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시행하면서 국민들은 현금이 있어도 외상거래인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됐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돈을 계획적으로 쓰는 소비습관과도 멀어지게 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간편결제는 통장에 있는 현금 규모를 파악하고 이에 맞게 사용하게 함으로써 현명한 소비습관을 정착시키고 가계부채를 줄이는 효과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

 

윤 이사장은 궁극적으로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이익을 지향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한다.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국가의 금융인프라를 만드는 것, 나아가 세계 최고의 직불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의 비전이라고 소개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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