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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와 방송 진행자를 닻(anchor)이라 하는 이유

Travel Metaphor ⑤boat, overhaul, loom large, know which way the wind blows 

기사입력2020-06-25 15:23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배를 영어로 ‘boat’라고 한다.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배를 탈 때는, 그 안에 탄 모든 사람이 함께 항해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중간 기착지 없이 끝까지 목적지로 향하는 목표와 처지가 같다는 일체성이 있다. 이 상황적 뜻이 은유 확대되어서 미국영어에서 ‘in the same boat’‘in the same predicament(같은 곤경에 처해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 한국어의 한 배를 타다와 거의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회사에서 동료끼리 대화 중 상사가 일감을 주었는데, 마감기한이 같은 것을 알게 됐다면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A: When is the deadline the boss gave to you?

B: By next Friday. Same here. We are all in the same boat.

 

한국어에서는 버스는 이미 떠났다라고 흔히 말하는 반면 미국영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즉 어떤 좋은 기회를 놓쳤을 때 ‘boat’를 써서 ‘miss the boat’라고 흔히 말한다.

 

예를 들어서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는데 세일이 있는 줄 모르고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살 기회를 놓쳤을 때 이 은유 표현을 쓸 수 있다.

 

The sale ended yesterday and I just missed the boat.

 

사실 현대생활에서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배는 버스나 기차와 달리 자주 타게 되지 않는다. 미국영어에서 배와 관련된 은유 확대 표현은 사실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하기 전, 배가 중요했던 시절에 생긴 표현들이 굳어져 내려 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때문에 미국인들조차 그것이 배에서 파생한 은유 표현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쓰는 것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동사 ‘overhaul’이다. ‘overhaul’은 본래 배가 정박한 후 선원들이 로프(rope)와 체인(chain) 등을 이용해 점검하고 수리할 부품이나 설치물들을 반대 방향으로 끌어당기는(haul) 대규모 정비작업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이것이 다른 영역과 분야로 의미 확대되어 ‘to completely change a system so that it works more effectively(더욱 효과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하여 어떤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다)’의 뜻을 나타내게 됐다.

 

예를 들어서 대학의 어느 학과가 학생들의 수요를 적극 반영해 교육과정(curriculum)을 대폭 변경했다는 말을 이 표현을 써서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The department has recently overhauled its curriculum to meet the needs of the students.

 

야구경기에서 1루수는 자신에게 오는 타구 수비도 중요하지만, 1루로 오는 모든 송구와 투수 견제구 등을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그래서 배를 안정적으로 고정시키는 닻(anchor)은 야구에서 1루수를 가리킨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 닻(anchor)을 물속에 내려서 배를 안정적으로 고정시킨다. 이 기능적 뜻을 확대해 ‘anchor'는 명사로서 육상경기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를 뜻하고, 야구에서는 1루수를 가리킨다. 야구경기에서 1루수는 자신에게 오는 타구 수비도 중요하지만, 1루로 오는 모든 송구와 투수 견제구 등을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닻을 내리지 않아서 제대로 고정이 안 되고 흔들리는 배의 모습을 떠올리면, 왜 매우 안정적인 수비를 해야 하는 1루수를 닻(anchor)에 은유하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다. TV 방송프로그램의 진행자를 ‘anchor’라고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양한 뉴스와 화제를 시청자들에게 안정적인 자세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닻의 기능에 비유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anchor’를 동사로 쓴 굳어진 표현으로 ‘be anchored in ~’은 안정적으로 닻을 내리고 고정된 상황적 뜻이 은유확대 되어 ‘be based on ~(~에 기초해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서 어느 다국적 회사에서 한국시장 진출 관련 회의를 했는데, 한국계 미국인(Korean-American) 직원이 매우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상상해 보자. 회의가 끝난 후 간부들끼리 그녀가 그런 능력을 보인 이유가 한국인으로서의 뿌리 때문일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칭찬을 이어갈 것이다.

 

Her creative ideas seem to be anchored in her Korean heritage.

 

미국사람들이 그것이 항해 관련 표현인줄 모르고 널리 쓰는 표현이 있다. ‘loom large(on the horizon)’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이 표현은 과거에 범선을 타고 항해할 때 전망대 위에 올라가서 정찰을 하다가, 멀리 수평선 위로 다른 배가 보일 때 쓰던 표현이다. 멀리 보이는 배가 더 가까이 보이면서 해적선이나 적선으로 보일 때의 긴박함을 상상해 보면, 왜 이 표현이 ‘to appear imminent in a threatening manner(위협하는 식으로 가까이 다가오다)’의 뜻으로 은유 확대되어 쓰이게 되었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어느 나라에서 지역 간 내분이 일어나서 갈등이 심화되어 오다가, 거의 내전의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할 수 있다.

 

The possibility of civil war is looming large on the horizon.

 

범선(돛단배)은 바람의 힘으로 가는 배다. 그래서 바람의 방향을 예측하고 돛의 방향을 잘 잡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나온 표현이 ‘to know which way the wind blows’이다. 이 표현은 말 그대로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부는지를 알다라는 뜻인데, 그 뜻이 은유 확대되어 ‘to be able to anticipate how a certain course or situation is likely to develop(어떤 과정이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의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서 회사 사장의 업무방식이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실히 예측할 수 있기 전까지는 결단을 내리지 못해서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표현을 활용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I find the president too conservative. He rarely makes a decision before he knows which way the wind blows.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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