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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억제 최상책, 부동산 시세차익을 국민에게

불로소득, 토지·건물주가 독점하는 세상에서 ‘정의’란 없다 

기사입력2020-07-04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2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6·17 부동산대책’ 보완방안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다주택자의 세 부담 강화, 실수요자와 전월세 거주자의 부담 완화, 공급확대 방안 등도 함께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토부와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예상치 못했던 호출이다. 부동산정책 최고책임자인 김현미 장관 본인도 그렇겠지만, 주택·토지 수요자인 국민의 눈에도 파격이었다. 그만큼 주택시장이 요동치고, 그에 따른 민심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문재인 대통령 인식이 반영된 자리였다는 분석이다.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급박한 사정이 만든 자리였음에도, 거기서 오간 말들은 교과서 수준을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집값을 잡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만큼은 김현미 장관에게 제대로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이날 청와대 참모진에게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을 21대국회 최우선 입법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20대국회 막바지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 강화를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20대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 반대로 기획재정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절반만 사실이다. 민주당에도 종부세 강화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의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15 총선 당시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원장은 1가구 1주택 실소유자의 종부세 완화 입장을 밝히면서, “당 지도부에서 협의했다. 그렇게 조정이 됐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강남3구와 성남 분당구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10명은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서겠다”며 공동기자회견까지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장관을 향해 “의지가 중요하다”고 당부를 한 이유도, 이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종부세 강화 개정안을 포함 문재인 대통령이 지목한 6·17 부동산대책 보완방안과 관련된 정부·여당의 세세한 입장과 그 실효성에 대한 언급은 생략한다. 다만 보유세 부과 등 조세를 통해 부동산투기를 근절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동산거래에 따른 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한다는 점만은 짚어야겠다. 실거래가 절반 수준을 오가는 공시가를 대폭 상향하지 않으면 불로소득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럼에도 이를 개선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집값을 잡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를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공시가 현실화는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한다. 

공시가 정상화를 포함 부동산투기 방지대책의 최종 목표 중 하나는 불로소득 근절이다. 무엇보다 부동산투기 만연에 따른 극심한 자산양극화는 ‘땀’보다 ‘땅’을 우대하는 시류를 만들면서, 우리 공동체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한다. 사정이 이 지경인데, 부동산 투기·거래에 따른 불로소득 규모를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천문학적 수준의 불로소득과 애어른 모두의 꿈이 ‘갓물주’인 현실을 정부가 외면하는 이유.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 자체가 빈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추정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값(중위가격)이 한 채당 3억원, 52% 폭등, 서울에서 발생한 불로소득만 490조원에 달한다. 서울 부동산 전체로 보면 1000조원, 전국의 땅값 상승에 의한 불로소득 규모가 2000조원 이상이다. 올해 정부 본예산 512조원의 약 4배에 달하는 불로소득이 땅과 건물에서 생겼다. 

국토교통부는 경실련이 추정한 불로소득 규모가 가격상승분을 과잉 해석한 것이라며, ‘한국감정원 주택가격동향조사’를 인용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상승률이 14.2%라고 반박했다. 경실련 주장의 근거자료는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인데, 양자의 주장 중 어느 쪽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국토부 주장이 맞는다고 해도, 경실련 수식에 따라 추정한 불로소득 규모가 546조원에 달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촉구한다. 경실련과 공개토론회를 통해 불로소득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그 실태를 국민과 공유해라. 국민 대다수가 잠재적인 부동산투기꾼이 된 지금, 부동산투기가 얼마나 반사회적인 행태인지 자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정부가 아파트값 인상률과 불로소득 규모를 과소 추산해, 부동산투기 방지대책이 물렁물렁해진 것은 아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공동체가 부동산투기병으로 얼마만큼 망가졌는지 정확히 진단해야, 건강한 공동체로 회생할 수 있는 투기방지책을 만들 것 아닌가. 

부동산거래에 따른 시세차익에는 도로·편의시설 등 생활인프라와 같은 공동체 자산이 녹아있다. 땀과 노동 없이 그 차익을 토지·건물주만이 독점하는 세상에는 정의와 공정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우리 사회가 함께 일군 자산을 구성원 모두가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부동산투기 방지대책은 전면 조정돼야한다.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수준을 넘어 “집값은 잡아야한다”는 당위를 실천하는 것, 국가의 존재 이유임을 되새겨야 할 때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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