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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결정 두고 반복되는 갈등, 해법 없나?

국회와 노사정 모두, 수용도 높이기 위한 대안 마련해야  

기사입력2020-07-22 09:26

한국노총 이동호 사무총장 등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이 지난 14일 새벽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리는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1.5% 인상안에 반발, 최임위원 사퇴와 집단퇴장을 발표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2021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인상된다. IMF 때보다도 낮은 사상 최저 인상률이다. 노사 양측 모두 불만을 표한다. 최저임금 결정과정에 참여했음에도,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노사 모두에서 엿보인다.

 

2000년 이후 노사합의 최저임금 결정…2008년·2009년 두 차례뿐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와 사용자 대표,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 각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 양측이 각각 안을 내놓고, 이를 두고 줄다리기가 벌어진다. 올해는 삭감을 요구하는 사용자측에 반발해 노동자위원 모두가 회의 중 퇴장했다. 공익위원이 노사 양측에 현실적인 수정안 제출을 촉구하며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노사 양측의 요구로 공익위원이 1.5%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동자위원 모두와 사용자위원 일부가 퇴장했다. 전체 27명 위원 중 16명만이 표결에 참여했다.

이와 같은 극한 대립 속에서 공익위원 주도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사례는 종전에도 비일비재했다. 2000년 이후 3자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2009년 두 차례뿐이다.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지 이미 수년이상이 흘렀다. 관련 법안들도 수차례 국회에 제출됐지만 제대로 된 협의는 한번도 없었다. 지난해에도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방식 개편안을 냈으나 논의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각국의 최저임금 결정주체…정부 또는 국회, 단체협약 등 다양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바꾸려면 ‘누가’ 결정할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아닌 국회 또는 정부가 결정하거나, 노사가 단체협약으로 정하는 등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018년 9월 국회입법조사처의 ‘최저임금 결정방식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결정은 ▲국회가 승인 또는 의결(미국·브라질)하는 방식 ▲행정부가 결정하되 노사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방식(그리스·네덜란드) ▲별도 위원회 심의 후 이를 참고해 행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스페인·프랑스) ▲노사단체 등이 참여하는 별도 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방식(독일·영국)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하다. 

이전 국회에는 최저임금을 국회가 결정하는 법안이 수차례 제출됐다. 고용노동부장관이 최저임금 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에서 심의 의결하는 방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국회에서 정할 경우 “사회적 파트너 간의 충분한 협의와 참여를 보장하고 적시에 최저임금 결정이 가능한 의사절차”가 필요하고 “국회내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독립된 전문가 및 통계지원 조직 확충”을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최저임금안 제안을 위한 사회적 파트너 간의 ‘충분한 협의와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국회 내에 노·사·전문가와 정치권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설치하고, 여기에서 논의된 최저임금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미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시 여야 및 관련 이해단체와 합의해 국회내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한 경험이 있으므로, 이를 참고해 최저임금안 제안을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정치적 대립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관 상임위원회는 사회적 대화기구가 제안한 최저임금 안을 존중”하도록 하고, 다른 내용으로 의결하고자 할 때에는 사회적 대화기구에 재의결을 요청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최저임금위 제도개선 TF 권고안…구간설정·결정 위원회로 이원화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최저임금 결정방식 개편안은, 결정권한을 지금과 마찬가지로 별도 위원회에 두면서 결정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이다. 최저임금 최소치와 최대치 구간을 전문가들이 먼저 정하고, 노사 대표와 공익위원이 정해진 구간 안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이원화가 핵심이다.

최저임금 구간설정위원회는 현행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과 마찬가지로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최저임금 구간설정은 이들 전문가가 노동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중 상시 모니터링해, 그 결과를 근거로 다음해 최저임금 구간을 설정한다. 최저임금 결정위원회는 현행 최저임금위원회와 유사하지만, 정부 추천 이외 국회 추천 공익위원을 추가한다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2017년 최저임금위 제도개선 TF가 마련한 권고안에 ILO 최저임금 협약 등을 감안해 초안을 만들고, 전문가토론회와 대국민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밟았다. 하지만 이 안이 20대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현행 최저임금위가 2021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싸고 반복되는 논란이 최저임금위 구성과 결정방법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최저임금 결정에 따른 노사 양측의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결정방식을 바꿔보자는 발상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21대국회와 노사정 모두 대안마련을 통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공론화를 거친 기존 방안이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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