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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 경제구조 변화시킬 모멘텀”

혁신 위험 부담할 ‘공공벤처펀드’ 필요…중소기업연구원 이병헌 원장 

기사입력2020-08-10 00:00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경제가 공급과잉, 유효수요 감소, 자원배분 불균형 등으로 장기적인 저성장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중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눈앞에 닥친 급한 불을 끄는 정책과, 전체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지난 3, 중소기업연구원장에 취임한 이병헌 원장은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경제에 변화를 가져올 모멘텀이 코로나19라는 형태로 왔고,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 경제·사회가 감내해야 할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소기업연구원의 역할이고, 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병헌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우리경제의 변화를 가져올 모멘텀이 코로나19라는 형태로 왔고, 앞으로 우리 경제·사회가 감내해야 할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소기업연구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의 성공여부는 코로나19 이후 성장을 이끌 혁신적인 중소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혁신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투자 확대와 더불어 정부의 지원 방식 및 대상도 혁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벤처기업 지원은 보조금 지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민간 벤처캐피털이 선정한 성공 가능성이 있는 창업 벤처기업에 정부자금을 매칭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하버드 입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과 같이, 선별적으로 사업성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은 정부가 해야 할 영역이 아닌 민간에 맡겨야 할 영역이죠. 정부의 역할은 아직은 사업성이 없더라도 신산업의 싹이 틀 밭을 넓히고 많은 종자를 뿌리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혁신성장에 내재된 위험 부담하는 공공벤처펀드필요

 

성공한 유니콘 기업이 만들어지기까지 최소한 서너 번의 실패를 경험하듯 혁신은 실패의 결과이며, 우리 사회가 혁신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이 원장은 말한다. 정부의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성과에 대해서만 평가하고 손실에 대해 국회 등의 질타가 이어지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보조금 위주의 지원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창업기업이 창업을 준비하고 실패를 거쳐 성장하는 단계까지 정부의 충분한 투자가 선행될 때, 경제 전반의 혁신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얘기다.

 

그래서 혁신성장을 위한 정부의 선제적 투자를 위해, 혁신성장에 내재된 위험을 정부가 먼저 부담하는 공공벤처펀드를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보조금 출연 방식의 지원을 투자펀드로 전환하고, 적절한 수준의 정부예산 손실을 감수하며, 혁신형 초기기업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시장에서 소외된 영역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법이다. 초기 투자 이후는 민간의 후속투자를 이끌어 유니콘 기업으로의 스케일 업을 이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회수된 투자금은 재투자로 이어져 투자 선순환 생태계 조성도 가능하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중소기업연구원.   ©중기이코노미
이와 함께 신산업을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정부지원 연구기관의 성과물을 중소기업에 우선 이전하는 베이돌 법(Bay-Dole Act)을 제정하는 등 혁신 창업을 위한 법체계를 조기 구축해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또 이 원장은 규제를 무조건 완화해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혁신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은 혁신에 대해 잘못 이해한 관점이라고 설명한다. 자율주행차의 시장 진입을 위해 새로운 규격과 제도를 만들면 이에 맞는 새로운 산업과 시장이 만들어지듯 새로운 제도가 혁신을 촉진할 수도 있다며, 규제는 무조건 없애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어떤 규제는 없애고, 어떤 규제는 새롭게 만들어 가는 규제 혁신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개방, 혁신, 균형포스트 코로나를 이끌 새로운 연구원 될 것

 

중소기업연구원의 역할 또한 개방과 혁신, 균형된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소기업연구원은 디지털 전환 추진, 포스트 코로나 대응 등 정부정책 수요 증가로 환경변화에 따른 현안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연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협업체계를 강화했다.

 

우선 기존 ‘3본부 138센터 15에서 ‘838센터 7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업무 특성에 부합되는 조직체계를 갖춰, 업무성과를 극대화하고 정부정책의 주요 이슈에 11 대응이 가능하도록 바꾼 것이다.

 

이 원장은 연구원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창조적 긴장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다른 조직원·기관과의 개방과 연결을 통한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길에 과감히 도전하는 선도자 역할을 우리나라가 담당하기 위해, 중소기업연구원은 산업발전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창조에 버금가는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연구원은 박사 40명을 포함해 10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중소기업 정책을 연구해야 할 분야가 광범위한데,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연구 책임기관으로는 규모가 작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 위상이 높아지고 관련 예산규모도 늘어나는 만큼 그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활용하기 위한 정책연구도 더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주요 사업
<자료=중소기업연구원>   ©중기이코노미

 

한편 중소기업연구원은 국내외 중소기업과 관련된 현안을 종합적으로 조사·연구해 국가의 정책 수립을 돕고, 이를 널리 활용하게 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건전한 발전과 경쟁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1993년 설립된 정책연구기관이다. 1960년 당시 상공부에 중소기업과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소기업 정책은 올해로 60년을 맞는데, 경제발전기에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KIET) 등의 정책연구기관이 주력산업을 일으키는 역할을 했듯이 중소기업 중심경제로 전환하는 이 시기에 중소기업연구원이 나서서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이병헌 원장은 기술경영경제학회 학회장, 광운대학교 경영대학장, 한국전략경영학회 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 혁신의 시간’, ‘퍼펙트 체인지등을 통해 기술혁신 정책을 강조해 왔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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