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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유족 특별채용’ 단체협약 조항 유효

대법 소수의견, 단협규정이 산재 책임져야 할 기업에 ‘면죄부’ 지적 

기사입력2020-10-10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산재유족 특별채용 단체협약 조항은 유효]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근로자의 직계가족을 특별채용하기로 정한 단체협약 조항과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은 원심과 달랐다.

 

대법원 판결=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단체협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쟁점이 된 단체협약이 사용자의 채용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정도에 이르거나, 채용기회의 공정성을 현저히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이다.

 

전합의 다수의견은 판결문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유나 경위 그와 같은 단체협약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과 수단의 적합성 채용대상자가 갖추어야 할 요건의 유무와 내용 사업장 내 동종 취업규칙 유무 단체협약의 유지기간과 그 준수 여부 단체협약이 규정한 채용의 형태와, 단체협약에 따라 채용되는 근로자의 수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용자의 일반채용에 미치는 영향과 구직희망자들에게 미치는 불이익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한다고 했다.

 

다수의견은 산재유족 특별채용의 단협안 목적이 근로자의 희생에 대한 보상이나 유족보호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특별채용이 이러한 목적달성에 적합하고 기업의 채용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법에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근로기회 우선 보장 명시

 

다수의견은 또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근로기회 우선 보장을 명시한 헌법 제32조 제6항을 근거로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의 적법성을 인정했다. 헌법 제32조 제6항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특별한 희생을 한 국가유공자’, ‘상이군경’, ‘전몰군경 유가족이 우선적으로 근로의 기회를 부여받는다고 명시했다.

 

다수의견은 헌법 제32조 제6항에 따라 특정한 범위의 사람에게 보상과 보호의 목적으로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법질서가 예정하고 있는 수단에 해당한다,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단체협약의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은 민법이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효력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사진은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숨진 故 김용균 씨 1주기인 지난해 12월10일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열린 추모제.<사진=뉴시스>

 

또 이 사건 단협 조항이 사용자에게 전면적·일률적·무조건적으로 특별채용 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사용자의 채용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수의견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사용자가 어떤 조건에서’, ‘누구를채용할 것인지에 관하여 미리 정하는 자기구속적인 약속을 한 것으로, 국가가 사용자에게 누군가를 채용할 것을 강제하여 헌법상 보장된 채용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과 성격이 전혀 달라 양자를 동일시할 수 없다고 배척했다.

 

아울러 다수의견은 피고 사업장에서 1990년 이래 노사가 오랜 기간 이 사건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시행해 왔던 점을 들어, 이 사건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에 따른 채용이 피고들에 대한 구직희망자들의 채용기회를 제약한다는 주장 역시 기각했다.

 

실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기아차가 신규 채용한 근로자 수 5281명 중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에 따른 채용인원은 5(0.094%), 현대차의 경우 신규채용 18000명 중 11(0.061%)에 불과했다. 이를 근거로 다수의견은 이 사건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이 피고들에 대한 구직희망자들의 채용기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판결의 의의=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근로자의 가족이 유족급여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노사자치로 마련된 추가적 보호대책의 필요성을 다시 환기한데 그 의의가 있다.

 

다만 이번 전합 판결에도 불구하고 소수의견 지적과 같이 단협 규정이 산재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기업에게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의문은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했다

 

산재 사망사고 발생시 채용 혜택의 반대급부로 회사의 민·형사책임 면제 합의, 형사처벌원서 등을 제출하는 관행을 본다면, 결과적으로 회사는 산재를 막아야 할 방재조치에는 소홀해지고, 장래 누군가가 향후 재해를 입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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