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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움 표현하다

빛으로 수놓은 자연…이대원㊤ 

기사입력2020-11-18 17:30
김태현 미술평론가 (elizabeth0711@gmail.com) 다른기사보기

‘감나무’, 캔버스에 유채, 91×60.5cm, 1963,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파주 문산읍 농원에는 이대원의 탄생을 기념해, 그의 아버지가 심은 사과나무가 있다. 그 사과나무와 함께 자연에서 자라난 이대원은 지속적으로 그의 농원에서 그림을 그리며 예술 세계를 키워나갔다.

 

이대원의 우주, 농원=그는 동시대 미술가들에 비해 큰 고난 없이 평탄한 삶을 살았기에, 그가 그려온 농원의 다채롭고 풍요로운 감성은 미술가의 삶 그 자체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대원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전 고향인 황해도로 가신 후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한다.

 

이대원이 마지막까지 파주를 지킨 것은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과 더불어 생사를 알 수 없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역시 그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마도 파주의 자연은 이대원의 모든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을 것이다.

 

한국적인 서양화=파아란 색의 하늘 아래, 화려한 색상으로 물든 과일나무와 들판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풍족하게 해 준다. 이대원은 당시 우리 주변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다.

 

혹자는 프랑스의 인상파, 점묘 화가들과 그의 그림을 비교하고는 하는데, 이는 표피적인 해석으로 기법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그 표현이 매우 다르다. 이대원의 그림에서는 당시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자신이 체득한 그대로 표현하려고 치밀한 연구를 거듭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농원’, 캔버스에 유채, 112×162cm, 1983,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우선 그의 그림을 보면, 벽 혹은 담이 등장해 화면을 가로지르며 공간을 평면적으로 보이게 의도하고 있다. 그림 뒷부분의 산이나 나무들 역시 구성에서 깊은 공간감을 유도하지 않고 평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평면성은 사물의 형태에 강조돼 표현되는 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색상의 점들로 채색되어 있는데, 이는 동양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자연을 묘사하기 위한 준법 중 하나다. 이 점들은 빛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색상들을 흩뿌려 놓은듯 해 풍요로운 이미지를 더해준다.

 

이대원의 그림이 유달리 화사해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그림자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림자의 빛깔까지 사물에 선과 점으로 표현된 그의 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공감각적인 심상을 불러일으킨다. 이대원은 유화를 도구로 그림을 그리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동양화의 기법이다. 이 때문에 청전 이상범은 이대원의 그림을 서양 물감으로 그린 동양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960년대 한국 미술계에는 앵포르멜과 같은 추상미술의 형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원은 스스로 한국적인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고찰을 지속했으며, 1965년 노수현에게 사군자를 배워 체득한 그의 화풍은 정착돼 선과 점으로 강조되는 자신만의 시각적 서사 방식이 구축될 수 있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김태현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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