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1/12/02(목) 17:24 편집
스마트복지포털

주요메뉴

스마트CFO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라운지중국을 읽다

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옳은지 그른지에 달렸다

공화(共和) 정치의 의미와 상생의 협치를 되새겨야 

기사입력2020-12-16 11:46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아마도 대체로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민주주의란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 또는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을 기본원리로 하는데, 흔히 우리는 사회주의 국가가 민주주의를 부정한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민주주의는 근대 이후 자유와 평등을 바탕으로 하는 정치사상으로서, 왕조시대의 군주가 국가 권력을 장악해 민의나 법률에 제약을 받지 않고 실시하는 전제정치(專制政治)나 민주적인 절차를 부정하고 통치자의 독단으로 행하는 독재정치(獨裁政治)와 상반되는 개념이라고 보아야 하지, 사회주의가 곧 민주주의의 반대 개념은 아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1장 총강 제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해 공화국임을 첫 조항에 밝히고 있는 것처럼, 중국이 나라 이름을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公和國, People's Republic of China)이라고 한 것만 보더라도, 중국 역시 공화정치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화(共和)함께[] 어우른다[]’는 의미이니 공화정치는 주권이 모든 국민에게 있으며 입법, 행정, 사법 등으로 권력이 나누어져 있는 정치체제라는 뜻이다.

 

실제로 중국 헌법 제1장 총강 제2조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의 모든 권력은 인민에 속해 있다(中华人民共和国的一切权力属于人民)’라고 돼 있는 것처럼, 중국 역시 헌법에서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공화정치를 채택하고 있으니,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날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지향하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이라는 제목의 포스터다. 두 번째에 ‘민주’라는 항목이 있듯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도 그들 나름대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제공=문승용 박사>

 

민주주의 정치체제라고 인정할 수 있는 여러 요건 가운데 국민 11표의 보통선거권을 통해 나라의 최고책임자를 선택하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 역시 나라 이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朝鮮民主主義人民共和國,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 해 민주주의와 공화를 국호에 표기하고 있지만, 중국이나 북한에서는 인민의 보통선거가 치러지지도 않고 국가 권력이 공산당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다.

 

민주주의(democracy)라는 말은 그리스어의 데모크라티아(demokratia)’에서 나왔는데, ‘demo(민중)’‘kratos(지배)’ 두 낱말을 합친 것으로서 민중의 지배를 의미한다. 이것을 한자어로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의미에서 민주(民主)’라고 옮긴 것이다.

 

서구의 민주주의와 비길만한 고대 중국의 정치사상으로 민본(民本)사상을 들 수 있다. 맹자(孟子)가 그의 책 진심하(盡心下)’ 편에서 백성이 귀하고, 나라 조정이 그 다음이고, 군주는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라고 해, 군주는 백성들에게 어진 정치를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 건국의 일등공신이었던 정도전(鄭道傳) 역시 맹자의 민본주의를 통치이념으로 삼고자 했던 것을 두고 조선에서도 서구의 민주주의와 유사한 정치사상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민주가 국민이 주인이다라는 의미로서 이 주체가 되는 것에 반해 민본은 나라의 주체인 왕이 백성을 근본으로 여긴다는 의미로서 은 객체일 뿐이라는 점에서 민주와 민본은 다르다. 그러므로 민본주의는 고대 왕정시대 국왕의 통치에 있어서 백성은 그저 객체일 뿐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수의 민중이 통치한다는 취지의 민주주의는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까?

 

중국 산동성(山東省) 등주시(滕州市) 묵자(墨子) 기념관에 전시된 묵자와 그의 제자들이 토론하는 모습이다. 묵자는 모두가 두루 사랑하라는 겸애(兼愛) 사상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 논변하는 방법으로서 묵변(墨辯)을 제시했다. <제공=문승용 박사>
현대 민주주의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올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이 67%나 돼 매우 높았다고 하지만, 예년 같으면 전체 투표자의 50% 약간 넘는 이가 투표에 참여해서 그 가운데 50% 약간 넘는 득표율을 얻어 대통령이 되곤 한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전체 투표자의 25% 약간 넘는 투표자의 표를 얻어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가 선거에서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몽니를 부린다든지, 각 진영의 극렬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폭동을 일으킬 분위기가 있다고 해서 거리 상점마다 진열장을 나무판으로 덧대어 막는 등 선거를 치르느라 국민들이 서로 갈등하고 나라 전체가 선거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것을 두고 중국에서는 민본주의에 바탕을 둔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식 민주주의가 거추장스러운 미국식 민주주의보다 낫다고 비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4월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른바 범여권이 확고하게 다수 의석을 차지해 이제껏 여당에서 숙원사업처럼 여기던 공수처법 등 여러 안건을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야당에서는 자신들과 협의 없이 여당이 독단적으로 안건을 처리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을 하고 있고, 이에 대해 여당은 야당이 사사건건 발목잡기만 하고 있어서 국민이 자신들에게 부여해준 절대다수의 권한으로 처리하는 것이니, 이것이 오히려 다수결에 따르는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 것이라며 맞대응하고 있다.

 

그렇지만, 단지 숫자가 많다는 것이 모든 논리 주장의 타당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춘추전국 시대에 겸애(兼愛) 사상으로 잘 알려진 묵자(墨子)는 어떻게 논리적으로 논변을 벌여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묵자 경하(經下)’ 편에서 논쟁의 옳고 그름은 주장하는 이가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그 논리가 옳은지 그른지에 달린 것이다(誹之可否, 不以衆寡, 說在可非)”라고 해 다수의 일방적인 결정을 경계했다.

 

마치 새가 좌우 두 날개로 날듯이 오늘날 우리 정치 현실에서 보수와 진보가 서로 협치하는 지혜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정치체제에 있어서 정치를 함께 어우른다는 공화(共和)의 기본 이념을 좀 더 확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한국외대 중국연구소 문승용 박사)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스마트에듀센터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상생법률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상가법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부동산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예술별자리
  • 개인회생
  • 무역물류
  • 스마트공장
  • 민생희망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노동법
  • 신경제
  • CSR·ESG
  • 정치경제학
  • 빌딩이야기
  • 글로벌탐험
  • 가맹거래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