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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화가 모네는 정말 거금의 복권에 당첨된 것일까

팩트 체크! 모네가 복권에 당첨됐다고?㊤ 

기사입력2021-01-07 17:06
안진국 객원 기자 (critic.levahn@gmail.com) 다른기사보기

안진국 미술비평가(‘불타는 유토피아’, ‘비평의 조건’ 저자)
생활고에 시달린 모네가 말년에 걸작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20181128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런 문제를 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예인 홍진경과 정형돈은 이 문제의 정답을 맞추기 위해 고민하다가 복권 당첨이 아닐까라는 뜬금 없는 말이 나오고, 큰 기대 없이 복권에 당첨됐다라는 말을 했다.

 

정답입니다.” 제작진은 외쳤다. 모네가 복권에 당첨됐다는 것이다.

 

모네의 복권 당첨 이야기는 조선일보나 한국경제, 이데일리와 같은 종이신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문뿐만 아니라, 2019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몽마르트 파파에서도 모네는 복권 당첨으로 평생을 돈 걱정 없이 그림을 그렸다는 말이 나온다. 공영방송뿐만 아니라, 신문과 영화에서도 모네가 복권에 당첨이 됐다고 말한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수련’, 1906, 캔버스 위에 유화, 87.6×92.7cm.

 

모네는 복권 당첨된 부자 예술가?=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인상주의라는 명칭을 탄생시킨 19세기 프랑스 화가다

 

이 화가가 복권에 당첨되어서 돈 걱정 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말이 요 몇 년 사이에 예능 방송과 신문,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모네 복권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관련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1891년에 모네가 10만 프랑의 복권에 당첨됐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영어 사이트나 온라인 영어 신문에서도 모네의 복권 당첨에 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당첨 연도와 금액까지 모두 일치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인터넷에서도 나오는 걸 보면 진짜 모네가 복권에 당첨된 것이 사실인 듯하다. 그 당시 10만 프랑이면 지금 우리 돈으로 약 4억원으로,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렇게 특별한 일을 모네의 생애를 다룬 책이나 미술 전문서적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모네에 관한 전문정보가 있는 여러 영어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이런 내용이 없다.

 

‘수련 연못’, 1907, 캔버스 위에 유화, 101.5×72cm.
그렇다면 우리는 두 가지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다. 먼저, 모네의 복권 당첨 사실이 최근에 확인된 것이라 전문 미술서적이나 온라인 사이트에 아직 반영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게 아니라면, 모네의 복권 당첨이 잘못 알려진 사실일 가능성이 남아 있다.

 

모네의 복권 당첨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MBC에서 방영하는 신기한 TV서프라이즈때문으로 보인다. 2018415일 방영분에서 프랑스의 세계적인 화가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는데, 그 중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던 모네가 세계적인 화가가 된 사연이 나온다. 그 내용은 바로 189110만 프랑의 복권에 당첨되어 그 돈으로 넓은 정원을 만들고, 그곳에서 수련연작 등을 그리면서 유명해졌다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방송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모네가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방송이나 기사가 없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2018년 즈음에 모네가 복권에 당첨된 것이 처음으로 알려졌고, 그 사실을 신기한 TV 서프라이즈가 찾아서 방송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모네의 복권 당첨을 의심없이 받아들일까? 그건 아마도 그가 1890년 즈음에 집과 주변의 건물 및 토지를 샀고, 수련 연못이 있는 넓은 정원을 만들었기 때문인 듯하다. 한마디로 그가 넓은 정원을 가진 부자 화가인데, 이게 복권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모네는 여러 유명한 작품을 남겼지만, ‘인상, 해돋이수련연작이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인상, 해돋이는 이름 없는 가난했을 때 그린 작품이고, ‘수련연작은 넓은 정원에 수련 연못을 만들 정도로 삶의 여유가 있을 때의 작품이다. 이 둘만 보면, 가난한 화가가 어떻게 이렇게 부유한 화가가 되었을까에 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복권이라도 당첨돼야 수련 연못이 있는 대정원과 집을 살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중기이코노미 객원=안진국 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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