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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 였는가

위정자는 국민이 “고르지 못하면 우는(不平則鳴)” 이유 살펴야 

기사입력2021-05-07 15:52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지난달 재보궐선거에서 정부·여당이 참패하게 된 여러 가지 원인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20~30대 대부분이 여당으로부터 등을 돌려 야당에게 표를 몰아주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제껏 우리나라 선거에서 20~30대는 흔히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어찌된 일인지 보수적인 성향의 야당에 표를 몰아주었다고 해서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30대들은 이제 겨우 사회에 발을 내디딜 준비를 하거나 사회로 갓 나온 초년생이다. 안정된 직장을 잡는 것은 물론 얼마간의 저축을 해서 버젓이 제집을 마련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진 현실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또 이번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했던 여러 공약이 도무지 실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도리어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 가운데 기득권을 이용해 제 배만 불리려는 이들이 속속 드러나게 되자, 20~30대들이 이번 선거에서 정부·여당에 대해 심판의 칼을 든 것이라고 보는 평가가 많다.

 

이번 정부 출범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고 해, 많은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이 말은 지금 아무리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누구에게나 균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그런데 이제 대통령 임기가 1년가량 남은 시점에서 20~30대들은 정부가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 사회가 여전히 기회가 균등하지도, 과정이 공정하지도, 결과가 정의롭지도 않다고 느끼는 것이 이번 선거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20~30대들은 그들이 처한 사회 현실이 ‘불평’하다고 해, 표를 야당에 몰아주는 것으로 세상에 불평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정자들은 불평하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세상 사람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듣고 살펴야 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렇다면 사람들 모두에게 차별이 없이 고르게 두루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기회의 균등은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옛날 왕조시대와 같이 계급의 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던 시대에는 누구에게나 고른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왕조시대에는 동서양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람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배와 피지배계급으로 나누어져, 신분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평생토록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타고나는 신분의 차별이 어지간해서는 바꿀 수 없었던 사회로부터 이른바 근대사회로 발전해 오면서, 세상 사람들 누구에게나 고른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싹트게 됐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우리 사회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여전히 버거운 발걸움을 내딛고 있다.

 

계급의 차별을 숙명처럼 타고났던 과거 왕조시대에는 왕이나 특정한 세력이 권력을 독점해 다스리는 전제(專制)정치를 했고, 보통의 백성과 천민들이 평생토록 신분의 허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아야만 했다. 하지만,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국가의 이념으로 받들어졌던 유가(儒家)에서도 표면적으로는 누구나 고르게 잘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다스릴 치(治)’자의 ‘물 수(氵= 水)’자는 이 글자의 의미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레 흘러내려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는 뜻을 나타내는 것 이외에도 물은 어느 때나 고르게 있으려고 하는 특성을 지녔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자료제공=문승용 박사, 漢字通, 중국 東方出版中心 참조>
예기(禮記) 예운(禮運)편에서 유가가 지향하는 이상사회를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라고 해서 대동(大同)사회라고 하는데, 이때 대동이란 모든 사람이 권력이나 재물을 함께 공적으로 소유한다고 해서 공유(公有)라고도 하고, 세상은 모든 이가 공적으로 가지는 것이라고 해 천하위공(天下爲公)’이라 했다.

 

대학에서 선비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일컬어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하는데, 이 말은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네 가지 요소를 결합한 것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닦은 다음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나라를 다스리며, 세상을 고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몸을 잘 닦은 다음의 과정인 제가(齊家)가지런히 할 제()’, 치국(治國)다스릴 치()’, 평천하(平天下)평평할 평()’자 모두 두루 고르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다스릴 치()’자에 들어있는 물 수(= )’자는 이 글자의 의미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물은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레 흘러내려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는 뜻을 나타내는 것 이외에도 물은 어느 때나 고르게 있으려고 하는 특성을 지녔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 물이 들어있는 컵을 옆으로 아무리 기울여도 물은 언제나 고르게 있으려고 하는 성질에 착안해 다스린다는 것 역시 세상을 고르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이는 것이다

 

‘울 명(鳴)’자는 ‘입 구(口)’자와 ‘새 조(鳥)’자가 어우러진 글자로서 새나 사람이나 자신의 요구나 바람이 있을 때 우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자료제공=문승용 박사, 漢字通, 중국 東方出版中心 참조>
치국과 평천하를 통해서 세상을 다스린다는 것은 나라로부터 온 세상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하는 것이 최상의 목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마음에 들지 아니하여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을 불평(不平)’이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는 고르지 않은 것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나라 때 한유(韓愈)맹동야에게 보내는 글(送孟東野序)’에서 고르지 않으면 운다(不平則鳴)”라고 했다. 이 말 역시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뭔가 평안하지 못한 것이 있거나 불합리한 사회적 지위 또는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을 때 이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글로 쓰고 말로 표현한다고 했는데, 이것을 운다[]’고 했던 것이다.

 

20~30대들은 그들이 처한 사회 현실이 불평하다고 해, 표를 야당에 몰아주는 것으로 세상에 불평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위정자들은 그처럼 부조리한 사회 현실의 고르지 못한 정황에 대해 불평하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세상 사람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듣고 살펴야 한다. 이것이 바른 정치를 실천하는 도리라는 점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한국외대 중국연구소 문승용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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