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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량·무상할당비율 감축 피할 수 없어

EU, 배출권거래제 등 탄소국경조정제도 적용 제외…韓 탄소중립은 

기사입력2021-09-08 15:46

EU가 지난 7월 탄소국경세 도입 방침을 발표하자, 전세계의 대응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 역시 현재 시행중인 배출권 거래제를 EU에 충분히 설명하는 등 탄소국경세의 영향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탄소중립 정책을 공식적으로 확정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85‘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했다.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 뒤, 대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10월에는 정부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들은 에너지 전환, 산업, 수송, 건물 등 10가지 부문에서 새로운 기술 도입과 효율화, 연료 전환 등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한다는 내용이다. 1안은 2050년 탄소순배출량을 2018년보다 96.3% 줄인다는 계획이다. 2안은 97.3% 감축안이며, 3안은 100%를 줄여 넷제로를 이룬다는 방안이다. 넷제로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황을 말한다.

 

3가지 시나리오, 부문별 탄소배출량 저감 목표도 달라

 

순배출량 전체 목표치와 마찬가지로 부문별 시나리오에서도 1안이 가장 느슨한 시나리오라면, 3안이 가장 수위높고 강력한 목표롤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의 경우, 1안은 2050년 시점에서 수명이 다하지 않은 석탄발전소 7기만을 유지하고,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로 순배출을 제로화 한다는 안이다. 2안은 여기서 더 나아가, 수명이 다하지 않은 7기까지 포함해 석탄발전소 운영을 모두 중단하고, LNG발전만 남기되 마찬가지로 CCUS 기술을 적용해 순배출을 제로화하겠다는 계획이다. 3안은 석탄발전과 LNG발전을 모두 중단하고, 산단이나 가정 열 공급용 LNG만 유지한다는 시나리오다.

 

목표에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어떤 시나리오를 선택해도 탄소비용을 가격에 반영해 에너지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을 가속화한다는 원칙은 달라지지 않는다.

 

위원회는 배출권 거래제의 유상할당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언했다. 또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 및 수용성 강화,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공급 체계의 안정성 확보, R&D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비용 감축 및 미래기술 상용화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산업 부문에서는 주요 감축수단을 함께 제시했다. 철강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100% 도입해 코크스 생산용 유연탄을 수소로 대체하고, 기존 고로는 모두 전기로로 전환해 2050년 탄소배출량을 2018년보다 95% 감축할 수 있다고 봤다.

 

시멘트는 폐플라스틱이나 수소열원 활용을 통한 연료 전환, 석회석 원료 및 혼합재 사용을 통한 원료 전환으로 탄소배출량 55% 감축을 전망했다.

 

석유화학과 정유산업은 전기가열로 도입, 바이오매스 보일러 교체 등 연료 전환, 바이오·수소 원료 활용을 통한 납사원료 전환 등으로 73% 감축을 제시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연·원료 전환 등도 감축수단으로 내놓았다.

 

탄소중립 시나리오 중 어떤 안이 최종 채택되더라도 탄소배출권 제도의 강화와 배출량 억제, 무상할당 비율 감축 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산업분야 배출량 관련 정책으로는, 탄소중립 핵심분야 소재, 부품, 장비 등 산업생태계 육성·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탄소중립 산업 지원 로드맵을 마련하고 산··R&D 및 상용화를 지원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와 제로에너지 건물 등을 예로 들었다.

 

또 탄소중립 기술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고, ··소기업 동반성장울 추진하며, 탄소중립 해외진출 촉진을 위한 기술·금융·산업 연계 수출패키지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핵심 감축기술의 실증화와 상용화 추진, 산업공정 에너지효율 대폭 개선을 위한 설비 투자 지원(저리융자, 재정지원, 세금감면 등) 확대, 공장·산업단지의 스마트화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배출권 거래제, 녹색금융 등 시장 주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배출권 거래제의 총 배출허용량을 엄격 관리해 탄소중립 달성을 유도하되, 유상할당 수익금을 기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배출권 거래제 강화탄소국경세 적용 관건될 전망

 

위원회의 정책 제언을 보면, 1안부터 3안 중 어떤 시나리오가 최종 선택되더라도 배출권 거래제의 관리 강화, 유상할당 비율 상향 등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탄소중립을 위한 배출량 감축 수단으로 유력하다는 의미다.

 

다양한 배경이 있겠지만, EU의 탄소국경세 도입도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탄소국경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탄소배출권 제도가 제시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EU 집행위원회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형식적으로 보면 탄소국경세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EU에 수출되는 제품가격에 탄소배출량에 따른 비용이 반영되는 제도다. 결과적으로 수입업자는 비용을 추가로 물게 되고, 수출기업은 가격상승 부담을 지게 돼 탄소국경세와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EU가 내세운 명분은 배출권 거래제다. 현재 EU지역 내 제조업들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며 배출량에 따른 비용을 물고 있다. 자연히 배출량이 많은 산업이 EU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는데, 총 탄소배출량은 그대로인 채로 배출 국가만 바뀐 탄소유출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EU는 수입업자에게도 수입품의 생산시 발생한 탄소만큼 배출권을 구매토록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우선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의 5개 업종에 대해 2023년부터 적용하고,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EU로 수출된 철강은 15억달러, 알루미늄은 18600만달러 규모다.

 

전경련은 최근 3년간 철강산업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과 EU 상대 수출량을 토대로, EU 탄소배출권(72주 가격 기준)을 구매하는데 약 339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역시 지난 1월 보고서에서 국내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할 탄소국경세를 3900억원대로 예상했다. EU가 탄소국경제도를 발표하기 전이었는데, 보고서는 EU가 탄소국경세를 톤당 75달러로 부과한다는 전제 하에서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배출권 구매가격을 감면받을 경우 부담은 줄어들 수도 있다. EU는 배출권 거래제 등 EU와 유사하게 탄소가격을 적용 중인 국가에 탄소국경제도 적용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 중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점에 주목해 한국의 배출권 거래제와 탄소중립 정책을 EU에 설명하는 등 외교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배출허용량 대비 배출권 무상할당 비중은 한국이 90%인 반면 EU43% 수준이다. 그린피스는 과다하게 할당된 무상할당 배출권으로 인해 수출 시 EU에 지급해야 할 추가 비용을 피할 수 없어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 때문에, 탄소중립 시나리오 중 어떤 안이 최종 채택되더라도 탄소배출권 제도의 강화와 배출량 억제, 무상할당 비율 감축 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기업의 대응 역시 여기에 초점을 둘 필요성이 높아지는 시기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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