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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가짜 고기’에서 환경·건강식 인식 변화

식품업계, 기술개발·투자 집중…세계시장 7조원 규모로 성장 

기사입력2022-01-07 10:56

환경과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먹거리부터 패션·뷰티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군에 걸쳐 비건 관련 제품이 하게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비건과 경제의 합성어인 비거노믹스(Veganomics)’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비건 인구의 증가세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우리네 식탁이다. 그만큼 비건은 이제는 소수의 문화가 아닌 대중을 선도하는 경제 키워드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환경·가치소비에 대한 관심…기존 육류시장 규모 넘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전 세계 비건 시장규모는 2018년 약 127억 달러(15조원)에서 2025년에는 약 241억 달러(286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채식 인구 또한 급증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은 200815만명에 불과했던 한국의 채식 인구가 2019년 기준 150만명으로 약 10배 증가했고, 올해는 250만여명으로 늘 것이라 추산했다.

 

비건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산업 분야는 대체육시장이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가짜 고기’, ‘맛이 없다는 편견 속에 찾아보기 힘들었던 대체육이 코로나19 이후 프랜차이즈부터 대형마트, 비건 전문식당 등 우리 일상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품목이 됐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한 ‘2020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인용된 글로벌마켓데이터(Global Market Data)’가 추산한 세계 대체육 시장규모는 2019504800만 달러에서 작년에는 536400만 달러(637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오는 2023년에는 603600만 달러(72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세에 따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30년에는 대체육이 전 세계 육류시장의 30%, 2040년에는 60%를 차지해 기존 육류 시장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의 전망도 밝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대체육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115억원에서 2021155억원으로 증가했다.

 

정부의 대체육 R&D 투자 역시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EP)에 따르면, 투자 규모는 2016128000만원에서 202045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진행과제 종류 또한 식용곤충에서 식물성 고기, 배양육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비건 인구와 대체육의 성장 배경에는 환경에 대한 이슈와 동물복지를 중시하는 가치소비가 자리하고 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위기는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반발로 육류보다는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먹거리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가축농장의 환경오염 문제는 심각하다. 가축농장에서 소가 트림과 방귀로 내뿜는 메탄가스로 인한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의 15%에 해당하며 온실효과 역시 이산화탄소의 80배나 될 정도로 강력하다. 이러한 이유로 아일랜드는 소 한 마리당 18달러, 덴마크는 110달러의 방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외 낙농국가에서도 소 방귀세 도입을 활발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바람직한 먹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축산농장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육 시장의 상승곡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 강력한 비건까지는 아니더라도 채식을 우선시하는 인구의 증가와 대체육 시장의 성장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볼 수 있다.

 

환경을 위해 육류보다는 채식을 선호하는 현상은 유럽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유럽소비자단체연합(BEUC)이 그리스,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를 비롯한 11개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0%의 응답자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육류 소비를 이미 중단했거나 줄였다. 국내의 경우에는 간헐적 채식주의자가 느는 추세다. 간헐적 채식주의자란 주 2~3회 혹은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채식하는 사람을 뜻한다.

 

대체육이란 완두, 대두, 코코넛 오일 등의 식물에서 추출하거나 동물의 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고기를 제조해 실제 고기와 비슷한 맛과 영양성분을 제공하는 식품을 말한다. 식품업계에서는 ‘진짜’ 같은 고기 맛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식품업계, ‘진짜같은 고기 맛 구현…기술개발·투자 집중

 

대체육이란 완두, 대두, 코코넛 오일 등의 식물에서 추출하거나 동물의 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고기를 제조해 실제 고기와 비슷한 맛과 영양성분을 제공하는 식품을 말한다.

 

대체육 시장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비욘드미트(Beyond Meat, BYND)를 꼽을 수 있다. 2009년 미국에서 설립된 비욘드미트는 완두콩, 녹두, 현미를 기반으로 패티의 단백질을 구성한다. 마블링은 코코넛오일과 코코아버터를 통해 구현하며 육즙은 비트 주스로 모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욘드미트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019년 나스닥에 상장한 이 회사의 2020년 매출은 전년대비 36.6% 증가한 4680만 달러를 달성했다. 20212분기 매출 역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비욘드미트 제품은 전 세계 80개국 약 122000개의 소매점과 식품 서비스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프랜차이즈와의 아이템 판매 확대를 통한 판로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뒤를 맹추격하는 브랜드는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체육류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회사는 대형 레스토랑 체인 매장 4만여 곳과 미국 슈퍼마켓 체인 점포 2만여 곳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즈니 테마파크, 스타벅스, 버거킹 등 7000여개 브랜드의 7000여 곳에 임파서블버거를 판매 중이고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채널을 통해서도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대두를 주성분으로 식감을 위해 밀과 감자 단백질을 첨가하고 코코넛 오일로 육즙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024년까지는 기존 고기 버거 수준의 가격을 달성해 2035년까지 모든 육류를 대체하는 것을 기업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대체육 시장도 활발하다. 국내 대표 식품기업들이 앞다퉈 대체육 브랜드를 론칭해 덮밥 패티 떡갈비 완자 만두 햄 등의 제품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진짜같은 고기 맛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풀무원은 고품질 식물성 대체육을 목표로 글로벌 식품 소재 전문기업 인그리디언 코리아 유한회사와 식물성조직단백(TVP) 품질 구현 및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TVP는 식물성 대체육의 소재로, 고품질의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TVP의 품질 개선을 위한 식품 소재 활용과 기술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풀무원은 이번 업무 협약으로 인그리디언의 식물성 단백, 전분 텍스처라이저 등 혁신적인 식품 소재들과 소재 활용 기술, 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뛰어난 식감과 품질을 가진 풀무원표 대체육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은 신동원 회장이 2022년 신년사를 통해 대체육과 같은 신규 사업을 세밀하게 다듬어 성장 모멘텀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할 만큼 대체육 브랜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심은 작년부터 자사 대체육 브랜드인 베지가든(Veggie Garden)’을 선보였다. 농심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해 내놓은 베지가든은 대체육은 물론 조리 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 총 18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4월에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제공하는 비건 레스토랑 운영에도 나선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할 예정인 이 레스토랑은 농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라고 농심 측은 밝혔다. 농심은 이 레스토랑을 통해 회사가 개발한 애피타이저와 플래터, 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사이드메뉴, 디저트 등 총 20여 개의 메뉴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20207월 독자기술을 통해 개발한 대체육 브랜드 배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하고 콜드컷 햄을 선보인 바 있다. 론칭과 함께 출시한 스타벅스의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일 평균 2000여 개씩 팔려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푸드 측은 해당 제품은 일 2000여 개씩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4월 노브랜드 버거에서 선보였던 대체육 너겟도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개를 돌파했다. 이외에도 신세계푸드는 웨스틴조선 서울과 손잡고 베러미트 콜드컷으로 만든 베지테리안 샌드위치도 출시했고, 작년 12월부터는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 구내식당에 베러미트의 콜드컷 슬라이스햄을 활용한 샌드위치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기업도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농업 분야 어벤져스라는 의미의 A-벤처스,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투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된 위미트(WEMEET)가 눈에 띈다.

 

작년 4월 창업한 위미트는 자체 개발한 고수분 대체육 제조방식(HMMA)으로 국내산 버섯을 활용해 100% 식물성 닭고기 대체 식품을 개발했다. HMMA는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물과 혼합하고 압출기 내에서 가열·압출한 후 냉각하는 대체육 제조기술이다. 이를 통해 대체육의 식감은 더욱 밀도 높게, 기존의 특이한 냄새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위미트는 창업 1개월 만에 크라우드펀딩에서 1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3년 설립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인테이크 역시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인테이크는 최근 월 매출 15억원을 돌파했고 2021년 기준 연 매출은 130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으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를 포함해 인테이크가 지금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액은 83억원이다. 인테이크는 투자를 통해 식물성 대체육을 비롯해 대체유, 대체 계란까지 소재를 넓혀갈 계획이고, 올 상반기 안에는 식물성 식품 제조 플랫폼 PLANT-V를 구축해 상용화 속도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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