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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소정근로 ‘15시간’ 안되는 경우 퇴직금은

헌법재판소, 초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퇴직급여 적용제외 합헌 

기사입력2022-01-10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입사일을 기준으로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재직일수 365일에 대해 30일분의 1일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법 단서조항에 따라 ‘4주간을 평균해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게는 퇴직금 지급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일반적으로 초단시간 근로자라 한다. 사용자는 이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거나 연차휴가 및 유급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근로시간이 매우 짧고, 임시적으로 일을 하는 만큼 장기근속에 대한 보상차원으로 지급하는 각종 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게 되면 사용자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노사간에는 초단시간 근로자를 배제하는 퇴직급여보장법의 단서조항 등을 두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초단시간 근로자가 대부분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근로자이고 정규 근로자에 비해 열악한 근로현실에 놓여져 있는데, 이들에 대해 근로시간으로 차별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문제제기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211125일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이러한 초단시간 근로자를 퇴직금 지급의무 적용대상에서 제외한 퇴직급여보장법의 단서조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헌법재판소 2021.11.25. 선고 2015헌바334, 2018헌바 42(병합)결정].

 

사건의 경위와 쟁점=청구인들은 모두 4주간을 평균해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다. 청구인 A씨는 한국마사회의 경마개최 업무보조 시간제 경마직 직원으로 퇴직 후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 청구 소를 제기했으나, 초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퇴직급여보장법 적용제외 단서조항에 따라 청구가 기각됐다.

 

청구인 B씨는 학교법인 ○○학원에서 설립 운영하는 교육기관에서 철학 담당 시간강사로 근무했다. 퇴직 후 해당 학교법인을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으나, 위 청구인의 1주당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에 미달해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퇴직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둘은 모두 소의 기각의 이유가 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 중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이하 심판대상조항)는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됐고, 이에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했다.

 

사건의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근로조건의 기준을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정한 헌법 제32조 제3항에 위반되는지 여부와, 통상 근로자에 비해 초단시간 근로자를 차별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다.

 

헌재의 판단=다수 재판관은 사용자로 하여금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급여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한 부담이라며,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32조 제3항에 위배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수의견은 사업장의 전속성이나 기여도가 낮은 일부 근로자를 한정해 그 지급대상에서 배제한 것을 두고 명백히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한 판단이라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소정근로시간이 짧은 초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그 고용관계가 단기간 지속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한 전속성이나 기여도를 판단하도록 규정한 것이 합리성을 상실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해석이다.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일반적으로 ‘초단시간 근로자’라 하는데, 사용자는 이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거나 연차휴가 및 유급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때문에 노사간에는 이를 두고 논쟁이 있었지만, 헌법재판소는 초단시간 근로자를 퇴직금 지급의무 적용대상에서 제외한 ‘퇴직급여보장법’의 단서조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노동현장에서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이른바 일자리 쪼개기 계약 등 소정근로시간이 115시간 미만인 경우 퇴직금 지급 적용이 제외된다는 점을 악용한 사용자의 탈법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진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다수의견은 이에 대해 강행법규를 잠탈하는 사용자의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이 부정되기 때문에 심판대상조항의 규율 자체가 합리성을 상실한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다수의견은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심판대상조항이 퇴직급여제도의 설정에 있어 초단시간 근로자를 그 적용대상에서 배제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인데, 다수의견은 앞서 현실에서 사용자로 하여금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급여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한 부담이 될 수 있어 근로자의 노후 생계보장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한 채 사용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부담만을 가중시켜 오히려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수의견은 퇴직급여법이 원칙적으로 퇴직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입법자가 법적 가치의 상향적 구현을 단계적으로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와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그 나름의 합리적 이유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를 입법재량을 벗어난 자의적인 재량권 행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대의견=3명의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심판대상조항이 초단시간 근로자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반대의견은 사업에 대한 공로의 유무나 다과에 관계없이 지급되고 퇴직자가 안정된 수입원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닌 퇴직급여의 성격을 전제로 동일한 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의 성격을 갖는 퇴직급여의 지급대상에서 이들을 배제하는 것은 퇴직급여제도를 마련한 입법취지에 반해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판단했다.

 

반대의견은 사용자주도성이 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퇴직금 지급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퇴직금 지급기준이 1년 이상의 계속근로라는 점을 고려하면, 산업현장에서 이뤄지는 초단시간 근로가 임시적이거나 일시적이어서 해당 사업장에서의 기여도가 일률적으로 적거나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입법정책적 측면에서도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성격의 퇴직급여의 성격을 상기시키며 초단시간 근로자를 퇴직급여제도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발생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반대의견은 평등원칙위배의 여부와 관련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통상 근로자와 단시간 근로자간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는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나 단시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비례 보호의 원칙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18조 제1항을 근거로 소정근로시간만을 기준으로 아예 초단시간 근로자를 퇴직급여제도의 적용대상에서 배제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했다.

 

평가=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이 초단시간 근로자의 근로조건 형성에 관한 규율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헌재는 2011년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해 퇴직금 지급 적용을 제외하는 근로기준법 제34조에 관한 위헌여부에 관해 합헌이라 결정했다. 당시에 퇴직급여가 1년 이상 장기근속 근로자에 대한 공로보상이라는 성격, 퇴직급여 이외에도 국민연금제도나 실업급여제도가 근로자 퇴직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을 들어 1년 미만 근속자를 퇴직급여 지급에서 적용제외 하는 것이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장기 근속자에 대한 후불적 성격의 임금이라 해 놓고 1년 이상 근속하는 초단시간 근로자에 대해서는 또다시 적용제외 하는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퇴직금 지급 적용제외의 근거는 사용자의 부담만 남았다. 비례의 원칙에 따라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사용자의 부담 때문에 명확하게 근로자의 권리로 남아 있는 후불적 성격의 퇴직금을 초단시간 근로자라 해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가 참으로 어색하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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