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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성공, 원래 하려던 것 초점 맞추면 빠르다”

군더더기 빼고 원칙 지킬 것 주문…㈜프라이머 권도균 대표 

기사입력2016-12-19 15:43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멘토중 한명이다.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11년간 컴퓨터분야 엔지니어와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독립, 5개 기업을 창업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1997년과 1998년 각각 창업한 이니텍과 이니시스는 보안·전자지불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그가 일군 기업들의 가치는 4000억원 규모다. 권 대표는 2008년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모든 경영권을 매각한다. 그리고 2010년 벤처1세대 창업가들과 프라이머를 설립했다. 대한민국 창업환경에 적합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다. 권 대표를 중심으로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사장, 이택경 사장 등이 참여했다.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는 원래 하려 했던 일에 초점을 맞추고, 반드시 원칙을 지킬 것을 예비창업자에게 당부했다.   ©중기이코노미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가 만든 환경 창업하기 좋은 기회

 

현재 국내외 경제상황은 어렵고 미래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권 대표는 좋은 창업가는 항상 있다고 확신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들은 잠을 자고, 음식을 먹고, 휴대폰을 사용하며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창업의 과정이 조금 더 힘드냐, 덜 힘드냐의 차이는 있어도 창업기회는 늘 존재한다는 얘기다.

 

권 대표는 이니시스를 창업했던 시기와 지금은 기술환경 자체가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가 혁신의 영역 자체를 바꿔놓았다고 했다. 모바일폰이 사람과 함께 움직이며, 그동안 혁신이 어려웠던 오프라인 분야를 혁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혁신이 더뎠던 미용실, 세탁소, 택시 등의 오프라인 사업영역이 온라인과 결합한 O2O서비스를 통해 서비스 품질에서 혁신을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프라이머가 투자한 세탁수거서비스 세탁특공대와 동네슈퍼 배달앱 슈퍼맨’, 원룸이사 서비스 이사크루등을 예로 들었다. 또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마케팅 효율이 커진 점도 요즘 창업팀에는 창업비용을 줄이고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했다.

 

프라이머, TIPS 전담 멘토 배정하고 글로벌 진출 돕는다

 

프라이머가 투자한 찾아가는 세탁물 수거 서비스 ‘세탁특공대’ 안내 화면<자료=프라이머>
프라이머는 중소기업청의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시작부터 함께 한 운영사다. 프라이머는 선정된 TIPS팀을 대상으로 창업교육에서 인큐베이팅, 후속 투자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또 팀별 전담멘토를 배정하고, 성장단계에 따라 1주에서 1개월 주기로 멘토링 세션을 진행한다. 멘토링 세션에서는 비즈니스모델 개발, 기획·마케팅, 후속 투자 유치시기 및 방법 등은 물론 스타트업 경영전반에 걸쳐 폭넓게 조언을 한다.

 

프라이머의 창업기업 지원프로그램인 엔턴십은 창업가(Entrepreneur)와 인턴십(Internship)을 결합한 창업교육 프로그램으로 1년에 두 번 진행한다. 8단계의 온·오프라인 커리큘럼을 2개월 동안 교육하며 이 과정 동안 비즈니스모델을 정교하게 다듬고, 체계적인 사업으로 구체화한다. 엔턴십 프로그램에서 만든 비즈니스모델은 데모데이에서 발표하고, 투자자와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창업의 선순환 고리인 셈이다.

 

프라이머는 특히 창업팀이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투자연계와 지원 역량도 갖추고 있다. 프라이머의 파트너인 이기하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운영중인 ‘SAZZE Partners’를 통해 실리콘밸리로 진출하고자하는 창업팀에 창업공간을 지원하고, 미주를 중심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전략을 코칭한다. 또 프라이머는 미국의 한국계 벤처캐피털 ‘Strong Ventures’와 함께 글로벌 진출역량이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미국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인 ‘Y-Combinator’, ‘500startup’ 등에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큐픽스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을 입력하면, 3D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자료=프라이머>
2013년 7월부터 프라이머가 운영해 온 창업팀은 큐픽스, 체크멀, 라프텔, 스파코사, 앤벗, 아이오 등 11개 팀이다. 프라이머가 운영하는 TIPS팀들은 한양대학교 창업보육센터와 올해 3월 문을 연 경기도 성남시 판교의 ‘Primer TIPS BI’에 입주해 지원을 받는다.

 

큐픽스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을 입력하면, 3D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큐픽스의 배석훈 대표는 이전에 창업을 두 번해 모두 미국 기업에 회사를 매각한 경험이 있다. 큐픽스는 프라이머와 TIPS프로그램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부동산·호텔·팬션 등의 분야를 공략하고 있으며, 대표와 마케팅 담당자가 미국을 오가며 공간정보를 필요로 하는 B2C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체크멀은 보안 소프트웨어 기술회사다. 자체 개발한 상황인식 기반 랜섬웨어 탐지 엔진으로 악성프로그램인 랜섬웨어를 사전에 탐지하고 차단이 가능하다. 랜섬웨어가 아닌 악의적인 파일훼손도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다. 올해 6월 법인설립을 마친 체크멀은 안티랜섬웨어 ‘AppCheck’를 출시, 국내 B2B시장에서 6개월만에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일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외 기업들의 도입·파트너십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라프텔은 연세대학교 창업동아리 팀들이 모여 만들었다. 컴퓨터공학·문헌정보·빅데이터 등의 전공자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웹툰시장에서 독자의 취향에 맞게 콘텐츠를 정리하고 추천해주는 라프텔 어플리케이션은 현재 다운로드 2만건 돌파, 페이스북 누적팬 13만명, 구글플레이스토어 평가 4.3(5점 만점) 등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라프텔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애니매이션 영화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자료=프라이머>
정부 지원사업이지만, 민간과 역할 나눈 것 장점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는 “TIPS 프로그램은 정부 지원사업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정부지원과 마찬가지로 인위적인 부양책이라는 태생적인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TIPS 프로그램이 시도한 가장 큰 장점은 정부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의 한계를 직시하고 민간과 역할을 나눠 수행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기술평가·투자·인큐베이팅 등은 공무원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그러한 부분을 전문가에게 맡겨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일은 좋은 시도라는 것이다.

 

권 대표는 창업팀 투자결정을 할때 TIPS팀과 일반팀을 구분해 선발하지는 않는다대신 TIPS 지원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투자할 만한 팀인가를 먼저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혹도 있다. 조금 부족하긴한데 정부지원을 받으면 될 것 같은 팀들이다. 하지만 결국 정부지원이 아니더라도 프라이머가 투자할 만한 팀인가를 기준으로 창업팀을 선정한다고 했다.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사업 아이디어를 제품이나 서비스로 완성해야만 가능성을 검증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번듯한 문서, 개념, 시장조사, 사업계획서를 완성시킬 필요도 없다. 불필요한 작업 때문에 사업화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머의 인큐베이팅 신청서만 신중하게 작성하면 된다. 권 대표는 사업을 할 의사와 팀 그리고 사업방향을 잡았다면, 먼저 인큐베이팅 신청을 해서 검증을 먼저 받으라고 조언한다.

 

창업 경험만으로도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올해 3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문을 연 ‘Primer TIPS BI’<사진=프라이머>

 

권 대표는 창업을 경험과 배움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전공에 상관없이 대학에서 한 학기는 의무적으로 정규프로그램으로 창업을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IT가 아니더라도 포장마차든, 구두닦이든 사업의 A부터 Z까지 스스로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주변을 보면 내가 제2의 스티브 잡스일지 모르는데 여기서 이런 대접을 받는다며 불만족스런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일 젊은 시절 내가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창업은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대박을 노리고 하는 창업은 도박이지만, 내가 누구인지 배우려 하는 창업은 어떤 식으로도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창업을 경험해 보는 것만으로도 기업가로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빚을 지지 말 것도 당부했다. 도박하는 마음으로 창업하는 것이 아니라면 빚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예비 창업가들에게 창업은 포커싱이라고 조언한다. 군더더기를 다 빼고 원래 자기가 하려고 했던 일에 초점을 맞추는 일(포커싱)을 하면 빨리 갈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빨리만 가려고 하면 느려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권 대표는 반드시 원칙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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