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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회수 보호한다며 예외 많아 타당성 결여

최대 5년 임차기간도 짧아…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과 프랜차이즈 

기사입력2017-03-29 10:02
황민호 객원 기자 (hylaw@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덕민 황민호 변호사,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
최근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구도심이 번성해 사람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서울의 홍대, 이태원, 경리단길, 성수동 등 도심 곳곳에서 높은 임대료 때문에 기존 상가들이 밀려나는 사회적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언론에서는 높은 임대료때문에 해당상권을 발전시킨 장본인인 상가임차인들이 쫓겨난다고 언급하는 것이 보통인데, 좀 더 근본적으로 보면 권리금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높은 임대료 외에 권리금 문제도 얽혀

 

주요 상권일수록 시설권리금이나 영업권리금보다 바닥권리금비중이 높게 설정돼 있다. 바닥권리금은 임차인 개인의 노력으로도 형성될 수 있지만, 상권 프리미엄으로 형성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임차인이 모두 가져가는 것도 부당한 측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러한 현상이 빚어지는 이유는 임대인의 무권리화 전략 때문이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어차피 권리금은 자신이 수취할 것이 아니어서 임대료와 보증금에만 관심이 있고, 자본력이 있는 임차인은 회수가 불투명한 권리금을 영업초기에 지급하느니 회수가능한 보증금을 올리고 임대료를 조금 더 납부하는 편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점포가 권리금 1, 보증금 4000만원, 월세 350만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이를 권리금 0, 보증금 8000만원, 월세 700만원으로 변경한다고 할 경우는 어떠한가. 보증금과 임대료는 높지만 권리금이 아예 없기 때문에 들어오려는 임차인은 여전히 있을 수 있다. 대규모 자본을 가진 대형 프랜차이즈 직영점이 그것이다.

 

주변상가 보증금, 임대료뿐 아니라 권리금도 고려해야

 

한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 1항 제3호에서는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임대인의 권리금회수 방해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판단기준은 상가건물에 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인데, 실제로는 감정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입법론적으로는 이미 주변상가의 보증금, 임대료만을 비교할 것이 아니라, 주변의 권리금형성 여건도 함께 고려함이 타당하다고 본다.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다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장을 위한 임대인의 방해행위 금지기간이 임대차기간 만료 3개월 전부터 보호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권리금을 전제로 한 영업양도양수는 임대차기간과 상관없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임차인측은 되도록 미리 적극적으로 임대인측에 재계약 체결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근본적으로는 아예 최소 임차기간을 보장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즉 현행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합해서(그것도 매우 제한적인) 5년을 넘지 못하므로, 본인 스스로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절대시간이 부족하다. 미국, 일본(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하려면 임대인측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돼야 함), 독일 등과 같이 10년 이상의 장기간 임대차기간을 보장한다면, 권리금 수수 관행 자체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임차인 입장에서 언제 쫒겨날지 불안하다보니, 최대한 뒷사람한테 권리금을 많이 뜯어내려는 측면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앞으로 재개정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사전에 임대인을 포함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부분이다.

 

젠트리피케이션, 즉 높은 ‘임대료’ 때문에 해당상권을 발전시킨 장본인인 상가임차인들이 쫓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좀 더 근본적으로 보면 ‘권리금’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사진은 서울 이태원 우사단길 모습,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사진=서울시>

 

더불어 작성을 권장하고 있는 표준 권리금계약서가 분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권리금이 과세관청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 세법상 권리금은 기타소득으로 과세대상이 됨은 분명하다. 참고로 최초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현행처럼 권리금계약서가 권장사항이 아니라, 작성의무를 부과하고 임대인에게는 통지의무를, 임차인은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었다. 개정법에서 권장사항으로 바뀌었지만, 언제든지 작성의무조항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갱신거절사유 ‘3기 차임연체 사실권리금 회수 자체 봉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에 대한 방대한 예외사유 인정도 타당성이 결여됐다고 본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에서는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방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먼저 법 10조 제11호부터 8호까지의 계약갱신거절 사유와 법 10조의 4 21호부터 4호까지 자체적으로 정한 정당한 사유 4가지가 그것이다. 합계 총 12가지나 되는데, 사적자치의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

 

직접적인 문제는 권리금 회수 방해금지에 대한 예외사유로서 부적절한 사항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기존 임차인에 대한 계약갱신 거절사유를 굳이 권리금 회수 방해금지에 대한 예외로 인정할 필요가 있을까? ‘보복의 의미외에는 논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본다. ‘기존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 계약 갱신 문제기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문제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갱신거절사유 중 임차인의 3기 차임연체 사실의 경우 당사자의 착오나 기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데, 권리금 회수 기회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매우 의문이 든다. 상가건물을 1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의 의미가 불분명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 법안심사 위원회 회의록에 의하면 입법취지가 임대인이 더 이상 임차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할 목적으로 신규임차인과 계약체결을 거절하는 경우라고 하는데, 16개월 동안 실제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함을 기다려야 하는 등 문제점이 있고, 임대인이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다(공실, 교회 등).

 

업종변경의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존 임차인이 기존 업종과 다른 업종을 영업할 신규임차인을 주선했을 경우,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경우가 정당한 사유인지는 개별사안마다 구체적으로 판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커피전문점유흥주점).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존업종과 동일한 업종을 영업할 신규임차인을 주선했다고 하더라도 때에 따라서는 임대인의 거절이 정당하다고 판단될 수도 있다(유흥주점커피전문점).

 

마지막으로 하급심 판결(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권리금 보호규정의 배제사유로, 계약갱신거절 사유 외에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즉 계약기간을 이미 5년 초과한 경우까지 포함해 해석하는 판결을 한 바 있는데, 이는 명문의 규정에 반하는 매우 잘못된 해석이라고 본다. 위 판결에 의하면, 계약기간 5년 초과시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개정법의 권리금 보호규정의 적용범위를 대폭 축소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입법을 주도한 법무부 해석에도 반하는 것으로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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