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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규제한 ‘공익’이 파견허용시 사익보다 크다

헌재, 파견 확대하면 결과적으로 제조업 성장 가로막게 될 것㊦ 

기사입력2018-03-11 17: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파견근로자 사용이 금지됐음에도 이를 위반, 벌칙규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은 법인대표 등이 제기한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5조제1, 5조제5, 43조제12(이하 심판대상조항)’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한 근로자파견의 허용범위나 방식, 기간 등을 규제하는 대신 근로자파견 자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보다 강력한 규제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전문성 있는 근로자파견의 사회적 여건 미비=헌재는 우리 노동시장을 전문적이고 안정된 근로자파견의 사회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으로 인식했다.

 

따라서 제조업 핵심업무인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근로자파견을 허용하면, 제조업 전반으로 간접고용이 확대되어 수많은 근로자들이 열악한 근로조건과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이로 인해 인력난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초래되어 결국 제조업의 적정한 운영 자체가 어렵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헌재는 또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으로 파견을 확대하면 결과적으로 제조업 성장을 가로막게 될 것이란 지적도 했다. “미숙련 파견근로자 투입시 사고발생이나 작업의 안정성·효율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으며, 근로자의 잦은 변동이 전문인력의 양성 및 노하우(know-how)의 집적을 어렵게 만들어 기술의 첨단화를 통해 미래산업동력을 창출하여야 할 제조업의 성장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헌재는 제조업 직접생공정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도록 한 파견법상 예외규정을 근거로 심판대상조항은 사용자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했다고 판단했다. 파견법 제5조제2항 및 제6조제4항에 따르면,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사용사업주는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에 일정기간동안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중소제조업체 인력난은 양질의 일자리로 해결=심판대상조항으로 중소제조업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불법파견이 양산된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해, 헌재는 불법파견 형태로 일하고 있던 근로자들이 합법적인 파견근로자로 채용됨으로써 명목상의 고용률 및 해당근로자들의 법적지위가 다소 향상되는 정도를 넘어 제조업체 인력난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조업체의 인력난은 무엇보다도 근로자들이 상시적,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해결하여야 할 문제라며 청구인들의 주장을 배척했다.

 

직접고용 증진, 적정임금 보장이 목적=청구인들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근로자파견을 허용하되 파견기간을 제한하고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면 파견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에 대해 획일적으로 파견근로자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기업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란 것이다.

 

헌재는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의 적정한 운영, 해당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직접고용 증진 및 적정임금 보장이라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고 강조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러나 헌재는 심판대상조항과 파견법 제6조의2(2년이상 사용한 파견근로자에 대한 직접고용의무 조항)는 입법목적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파견법 제6조의2는 파견근로의 장기화를 예방하고 사용사업주가 상용근로자를 파견근로자로 대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 심판대상조항처럼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직접고용을 증진하고 적정임금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파견법 제6조의2(고용의무)를 위반한 사용자에게 파견법(46조제2)300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제재이며 처벌규정이 아니다. 헌재는 “(과태료와 같은) 금전적 부담의 부과만으로 직접고용의무 이행의 실효성이 충분히 확보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청구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외에도 헌재는 파견법 제21조제1(정규직과의 차별적 처우금지 조항)과 이를 위반한 경우 차별시정을 요구하도록 한 동법 제21조제2항은 4인이하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차별시정절차는 파견근로자의 권리구제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덧붙여 설명했다.

 

심판대상조항 위반에 따른 처벌이 과하지 않다=청구인들은 파견법 제5조제1항을 위반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사용사업주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동법 제43조제12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과태료나 이행강제금 등의 행정상 간접적인 제재수단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 근로자파견 금지)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심판대상조항 중 처벌조항에 관한 부분에서 징역형 외에 벌금형을 선택적으로 규정하면서, 그 법정형을 3년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원이하의 벌금형으로 규정하여 법관의 양형선택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과도한 형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제조업 적정 운영, 직접고용 증진은 공익법익의 균형성 충족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의 적정한 운영, 해당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직접고용 증진 및 적정임금 보장이라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고, 이러한 공익이 사용사업주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지 못함으로써 받게 되는 직업수행의 자유 제한에 비하여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헌법 제32조제1항은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했고, 헌법 제32조제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제조업으로 파견제도 확대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서 헌법상 노동권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간접고용 인정범위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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